비필수 여행 입국금지 1년 6개월만에…내달 7일 국제 여행객에 적용

 

 

캐나다가 9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모든 미국인에 비필수 여행 금지 조치를 해제, 국경을 다시 개방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날 0시 1분을 기해 코로나19 백신의 권장 접종 기준을 충족한 미국 국적자와 영주권자에게는 여행 규제 조치를 적용하지 않고 입국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3월부터 관광과 쇼핑을 포함한 비필수 목적의 여행 금지 등 국경 봉쇄 및 의무 격리 조치가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1년 6개월 만에 해제됐다.

 

미국 측은 아직 캐나다 국적자를 상대로 상응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

 

새 조치에 따른 입국을 위해서는 캐나다 정부가 승인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최소 입국일 2주일 전 완료하고, 접종 증명서를 포함한 관련 정보를 입국 72시간 전 정부 앱이나 온라인 사이트에 등록해야 한다.

 

이와 함께 육로 입국일이나 항공편 출발 3일 전 기준 코로나19 유전자 증폭 검사(PCR) 음성 확인서도 제출토록 했다.

 

이들에게는 도착 직후 코로나19 추가 검사와 3일간 지정 호텔 대기 조치를 없애고 2주일간 의무 격리도 면제된다.

 

캐나다 정부는 내달 7일부터 모든 국제 여행객을 대상으로 같은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다.

 

다만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의 4차 유행 추이를 주시하며 일부 변경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 한미 연합훈련에 "엄청난 안보위기" 엄포

● COREA 2021. 8. 12. 02:0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가능성…SLBM 등 고강도 도발 직행은 쉽지 않아

북, '화해무드' 조성 뒤 예고된 연합훈련에 돌변…'대내 결집' 의도도 관측

 

                  왼쪽부터 김영철 부장과 김정은 위원장, 김여정 부부장.

 

북한이 11일 '엄청난 안보 위기'를 언급하며 남측을 향해 엄포를 놓으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은 담화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전날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담화를 낸 것과 궤를 같이한다.

 

북한은 이미 김여정 부부장 담화에 맞춰 전날 오후부터 2주 전 복원됐던 남북 연락채널에 무응답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연락채널을 복원하며 밝혔던 '화해 도모'가 더는 유효하지 않고 '대결 구도'로 나아갈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아직 특이 동향은 포착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이 '안보 위협'과 '안보 위기'를 경고했다는 점에서 한미연합훈련의 대응 성격으로 대규모 화력 훈련 등 무력시위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선 북한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 확장을 위한 시험 발사에 나설 수 있다.

 

탄도미사일은 사거리와 무관하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지만, '단거리'의 경우 미국 및 유엔에서도 추가 제재 등 직접적인 대응은 대체로 자제해왔다. 북한 입장에선 '부담이 덜한' 수단에 해당하는 셈이다.

 

9·19 군사합의로 중단된 해안포 사격 훈련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당장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고강도' 무력 도발로 직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안 그래도 내치에 치중하는 상황에서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는 군사행동 시 추가 대북제재 등 북한 스스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탄도 미사일 발사는 바이든 행정부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숙고를 할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 파기 역시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다시 몰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대응수위를 고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교역 중단과 그에 따른 식량난 심화를 겪는 데다 최근 함경남도 지역의 수해 피해도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연합훈련을 구실로 긴장 수위를 높이는 데는 내부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대내 결속 효과를 노리려는 측면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연락채널 복원 사실은 주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반면, 남측과 미국을 싸잡아 비난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대내용 매체를 통해 보도한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한편에선 북한이 애초 2주 전 남북 연락채널 복원에 나선 게 '도발의 명분'을 쌓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반드시 짚고 넘어갈 수밖에 없는 한미연합훈련이 예고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려고 했는데 한미가 연합훈련을 감행해 우리도 어쩔 수 없이 맞대응했다는 논리를 만들려던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시적 화해무드 조성 뒤 다시 긴장을 끌어올려 '도발'의 충격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도 숨어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연락채널을 복원한) 7월 27일이면 시점상 이미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할 수가 없는 시기였다"며 "군사훈련 중단을 안했다는 이유로 긴장 조성하는 것은 그동안 여러 번 반복된 벼랑 끝 전술"이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김영철 연합훈련 비난에 "北에 적대의도 없다" 반복

상황 악화 차단 관측…미 국방부는 "한-미 결정" 기존 입장 반복

 

미국 국무부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에 북한에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미 국무부 당국자는 11일 미국의 입장이 있는지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질의에 "한미연합훈련은 순전히 방어적 성격이고 오랫동안 그랬던 것처럼 미국은 북한에 적대적 의도를 품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우리는 철통같은 한미동맹에 따라 우리의 연합 방위태세와 한국의 안보에 계속 전념하고 있다"면서 "말했던 것처럼 미국은 남북대화와 관여를 지지하며 이를 향해 한국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전날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관련해 내놓은 대답과 같은 것이다.

 

북한에 대한 적대 의도가 없음을 강조해 상황 악화를 막고 외교적 접근을 열어두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한미연합훈련과 제재 등을 대북적대시 정책이라고 비난해왔다.

 

미 국방부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비난에 대해 "우리는 북한의 담화에 논평하지 않는다"면서 "연합훈련은 한미 양국의 결정이고 어떤 결정도 상호 합의로 이뤄질 것"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했다.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은 11일 한미연합훈련을 비난하며 "잘못된 선택으로 해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 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루 전인 10일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비판 담화를 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여성 11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사퇴 압박을 받아온 앤드루 쿠오모(63) 미국 뉴욕 주지사가 14일 물러난다고 10일 밝혔다. 30년 동안 중앙 무대에서 탄탄대로를 걸으며, 1년 전만 해도 ‘코로나19 위기의 영웅’으로 대통령 선거 출마까지 거론됐던 인사가 몰락했다.

 

쿠오모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 주지사를 3번 연임한 마리오 쿠오모의 아들이다. 마리오는 민주당에서 대표적인 이탈리아계 정치인으로, 대선 출마까지 거론되던 거물이다. 뉴욕 포덤대와 뉴욕주립대 법과대학원을 졸업한 쿠오모는 아버지의 최측근 참모로 정계에 발을 내디뎠다.

 

아버지는 그에게 후광이자 그늘이었다. 그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출세길을 열었으나, 그 그늘에서 벗어나려고 평생 몸부림쳤다. ‘철인 왕’이라고 불린 지적인 면모의 아버지와는 달리, 쿠오모는 야심만만하고 무자비한 ‘거리의 투사’로 부상했다. 정적들에 대해서는 보복도 서슴지 않았고, 사석에서도 직설적인 언행으로 상대를 불편하게 했다. 그가 공격적이고 냉혹한 면모를 보인 것은 자신의 독립성을 과시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분석했다.

 

쿠오모는 아버지가 대선 출마 의사를 접은 뒤인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에 들어가 자신의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주택도시개발부 차관보로 시작해 1997년에는 장관을 지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최대의 정치적 자산을 얻었다. 1990년 미국의 최대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의 딸 케리 케네디와 결혼을 한 것이다. 존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으로 법무장관을 지내고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다가 암살당한 로버트 케네디의 딸이다. 쿠오모는 이 결혼으로 민주당 내 최대 정치 기린아로 부상했으나, 15년 뒤 이혼했다.

 

2002년에는 뉴욕주로 돌아와 주지사 출마를 시도했으나,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패했다. 하지만 2006년 뉴욕주 검찰총장 선거에서 승리해, 뉴욕 주지사로 가는 길을 닦았다. 그는 주검찰총장 때 전임 주정부와 주지사들의 부정부패, 월가 금융가에 대한 수사로 정치적 입지를 쌓았다. 그의 공격적인 수사로 2010년 데이비드 패터슨 당시 주지사가 재출마 포기를 선언했다.

 

2011년, 뉴욕 주지사 선거에서 대승한 그는 민주당의 진보적 의제들을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그는 동성결혼 합법화,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로 인상, 직장 성폭력에서 여성 보호 정책 등을 입법화했다. 노동자, 소수자, 젠더 문제에서 뉴욕주를 미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곳의 하나로 만드는 데 힘쓴 그가 성추행 문제로 사임한 것은 역설이 아닐 수 없다.

 

그의 정치적 위상은 지난해 코로나19 위기로 급상승했다. 그는 파워포인트를 사용한 일일 브리핑으로 뉴욕주의 코로나19 대처 현황을 주민들에게 상세히 전달했고, 미국민을 사로잡았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코로나19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과 대비되면서 유력 대선후보로 급부상했다.

 

쿠오모의 동생은 <시엔엔>(CNN)에서 주요 앵커로 활약하는 크리스 쿠오모다. 크리스는 당시 형과의 인터뷰에서 “당신의 업무 수행에서 얻는 이런 칭찬들 때문에 대통령에 출마할 생각이 있는 것이냐?”라고 질문했다. 그는 지난해 상반기, 주지사로 87%의 지지를 얻었다. 쿠오모를 도널드 트럼프에 맞설 민주당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쿠오모는 비록 대선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주지사 4선 출마는 거의 확실했다. 그러나 뉴욕 주검찰이 그의 자화자찬 자서전을 수사하면서 정치적 추락이 시작됐다. 쿠오모가 코로나19 위기에 대처하는 지도력에 대해 쓴 책이 “주정부 직원 동원” 혐의를 받았다. 쿠오모가 주검찰총장 시절 주지사를 향해 칼날을 겨눈 것이 자신에게도 똑같이 돌아온 것이다. 더욱이 뉴욕주가 노인요양시설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를 축소·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쿠오모는 사면초가에 몰렸다.

 

하지만 결정타는 성폭력이었다. 사실 쿠오모의 마초적인 언행은 지속적으로 입길에 올랐다. 급기야 지난 2월 전직 보좌관 등이 그의 성추행 행위를 폭로했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 3일 쿠오모가 뉴욕 주정부의 전·현직 직원 11명을 성추행했다고 발표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지난 3일 수사보고서에서 쿠오모 주지사가 여성들에게 원치 않는 키스 등 신체 접촉을 하고 부적절한 발언들을 했다고 자세히 기술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등은 “쿠오모 주지사가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고, 뉴욕주 의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쿠오모 주지사 탄핵소추 움직임이 일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사퇴를 발표하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성추행으로 간주돼선 안 되고 이번 조사가 “정치적 동기를 가진 조사”라는 기존 태도를 유지했다. 피해 직원들에게는 “너무 가깝게 생각했다. 불쾌한 마음이 들게 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쿠오모의 몰락을 “인과응보”라고 평했다. 젊은 여성들이 의원으로 등장하는 정치 환경의 변화에서도 여전히 마초적인 정치력만을 행사하면서,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인 언행을 보인 것에 대한 인과응보라는 지적이다.

 

쿠오모 주지사가 물러나면 남은 임기는 캐시 호컬(62) 부지사가 이어받는다. 그는 뉴욕주 첫 여성 주지사가 된다. 정의길 기자,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필리핀인 등, 항공편 끊겨 귀국 못해

두달째 귀국 못하면서 돈도 떨어져

미군은 “소속 업체 문제” 무관심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의 통역사로 일하던 현지인이 미군의 도움을 받아 미국에 입국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민간 업체에서 군 지원 업무를 하던 아시아 출신 노동자 상당수는 갑작스런 철수로 귀국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떠돌고 있다. 새크라멘토/로이터 연합뉴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서둘러 철수하면서, 현지에서 미군 지원 업무를 맡던 민간 보안업체 소속 아시아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방법을 구하지 못해 방황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던 미군이 8월말까지 철수를 완료하기로 한 가운데 수송이나 건설 사업, 기지 유지 관리 등을 맡던 민간 업체 소속 노동자 수천명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에이피>(AP) 통신이 1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군이 아프간에 20년 가량 주둔하면서, 수송이나 건설 사업부터 청소, 요리 등 다양한 지원 업무를 위해 많은 민간 업체들이 현지 미군 기지에 함께 머물렀다. 아프가니스탄 재건 특별감사관 자료를 보면, 현지 주둔 비전투 민간 인력은 지난 4월 6399명이었고, 미군이 본격 철수에 나선 6월 초에는 2491명으로 줄었다.

 

미군이 카불 인근 바그람 공군 기지 등에서 사전 예고도 없이 철수하는 바람에, 민간 업체 소속 노동자들도 갑자기 현지를 떠났다. 이들 중 상당수는 필리핀,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출신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이들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무사히 도착했으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현지 호텔에 묶여 있다. 코로나19 방역 조처에 따라 항공기 운항이 중단된 탓이다. 현지에 묶여 있는 노동자 대부분은 지난 6월15일 두바이에 도착한 이들이라고 <에이피>는 전했다.

 

통신은 “건설·토목 회사 플루어 소속으로 아프간 현지에서 일하던 필리핀 노동자 10여명이 두바이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며 “하지만 고향에 아직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들이 모두 몇명인지는 정확히 확인할 길이 없다”고 전했다. 노동자들은 두바이 체류가 거의 두달 가까이 이어지면서 수중에 돈이 떨어지기 시작해, 아무 조처도 취하지 못한 채 마냥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식사는 소속 기업에서 제공하지만, 텔레비전을 보거나 가족들과 화상 통화를 하는 것 외에 별다른 일 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미군은 이들 노동자 문제가 소속 업체 소관이라고만 밝혔으며, 민간 업체들도 상황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아시아 담당자 존 시프턴은 “모두가 철수 미군과 아프간 통역사, 현지 주민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떠돌고 있는 노동자들에 대해 ‘소속 기업과 자국 정부가 귀국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만 말할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신기섭 기자

 

한국기관 근무 아프간인 수백명 "탈레반이 쫓고 있다. 도와달라"

병원·직업훈련원 등서 일한 현지인 안전 위협 고조

가족 등 200여명 한국 정부에 이주 지원 요청

 

 괴한의 폭탄 공격으로 다친 아프간인= 2017년 괴한의 폭탄 공격으로 크게 다친 아프가니스탄인 미르 지아우딘 세디키의 형. 세디키는 2010∼2015년 바그람 한국 병원에서 통역으로 근무했으며 최근 탈레반이 세력을 넓히면서 가족 안전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미르 지아우딘 세디키 제공]

 

"탈레반이 우리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한국을 위해 충실하게 일했습니다. 우리가 안전한 곳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미군 철수와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의 세력 확대로 치안이 무너지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과거 한국 관련 기관에서 근무했던 현지인들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령지를 넓혀가는 탈레반이 이들의 소재지를 파악하기 위해 추적하는 상황 속에 이미 일부 관련 현지인은 총격 테러 등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아프간에서 병원과 직업훈련원 등을 운영하는 지방재건팀(PRT) 공식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미군 기지인 바그람 기지에 자리 잡았던 한국 병원은 2008년부터 2015년까지 약 23만명의 환자를 진료하기도 했다.

 

한국 직업훈련원도 '아프간의 매사추세츠공대(MIT)'로 불리며 400여명의 인력을 배출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한국 기관에서 근무했던 통역, 의료진, 사무직 직원 등 현지인이 아프간 정부와 외국을 위해 일했다는 이유로 목숨이 위험해진 상황에 부닥친 것이다. 바그람한국병원에 근무했던 이들의 수만 45명가량 된다.

 

2010∼2015년 바그람한국병원에서 통역으로 근무했던 미르 지아우딘 세디키(40)는 연합뉴스와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통한 인터뷰에서 이같은 현지 상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세디키에 따르면 한국 기관 근무자와 그 가족 중 한국 정부로부터 현지 탈출과 이주 지원을 바라는 이들의 수는 현재까지 파악된 인원만 200여명이다.

 

카불 이외 지방 거주자까지 포함하면 이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자국에 협력했다가 탈레반의 보복 위험에 처한 현지 주민을 구제하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동원 중인데 이들 한국 기관 근무자들은 한국에 구원의 손길을 기대하는 상황인 것이다.

 

아내와 4자녀를 둔 세디키도 가족을 데리고 아프간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주하기 위해 동료와 함께 최근 한국 정부에 관련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수도 카불에서 20㎞가량 떨어진 마을에 사는 세디키는 "밤에 탈레반이 마을로 들어와 정부나 외국 기관에서 근무했던 이들을 찾고 있다"며 "잘 모르는 이들이 마을 주민에게 내 집의 주소를 묻기도 했다"고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세디키는 "탈레반은 2주 전에도 정부 기관에서 근무했던 마을 주민 6명을 끌고 가 신체를 잔인하게 훼손하면서 살해했다"며 "지난달에는 한국 병원 동료였던 수나툴라가 바그람의 개인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괴한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 11월에는 가족 차에 설치된 폭탄이 터지면서 나와 함께 있던 형이 크게 다쳤고 이 소식을 들은 어머니가 돌아가시기도 했다"며 "형은 이 사고로 거동이 불편해 탈출 시도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12살 때 아버지가 탈레반에 의해 살해된 후 가족 생계를 책임져왔다.

 

바그람한국병원에서 근무했던 의사 아브 파힘도 연합뉴스에 "탈레반이 곳곳에서 출현하고 있어 매우 걱정되는 상황이며 가족은 외출이나 여행도 두려워하고 있다"며 "우리의 삶과 안전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형편"이라고 우려했다.

 

세디키는 현지 치안이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매일 수천명이 국경을 넘어 탈출하고 있다"며 "지난 5월 미군 등 외국군 철수가 시작된 후 이런 상황은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 당국은 "아프간 현지인으로부터 비자 발급, 이주 등과 관련한 공식 서류 신청은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며 "당국도 아프간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고 밝혔다.

 

탈레반은 2001년 9·11테러 직후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미군의 침공을 받고 정권을 잃은 후 정부군 등과 장기전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미군 철수가 본격화되자 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여러 주도(州都) 등 주요 도시를 잇달아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