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국외 백신 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재외 공관도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주뉴욕총영사관은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한국 내 직계가족 방문을 위한 격리면제서 발급 서비스를 전담할 '격리면제서 발급 전담반'(TF)을 구성한다고 밝혔다.
총영사관은 격리 면제 조치가 시행되는 다음달 1일부터 이메일로 면제 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TF까지 꾸리기로 한 것은 그만큼 격리 면제를 받아 한국을 방문하려는 수요가 넘쳐나기 때문이다. 미국에는 코로나19 대유행 후 1년 넘게 고국의 가족들과 만나지 못한 방문 희망자가 많다.
정부의 해외 접종자 격리 면제 발표 후 총영사관에 온종일 문의 전화가 쏟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신청자 수가 아주 많을 것으로 보고 민원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내부 TF를 별도 구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즉각 격리를 면제하고 대상을 확대해달라는 한인 단체의 공개 요구도 나왔다.
최윤희 뉴욕한인학부모협회 회장은 이날 성명을 내 "격리면제를 위한 가족 방문에 형제자매를 포함하지 않은 것은 미주 한인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미흡한 정책"이라면서 "백신 접종을 마친 후 이미 한국에 입국한 미주 한인들도 접종 기록을 제시하면 7월1일 전에라도 즉시 격리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15일 국내에서 주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226명 추가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631명에 대해 바이러스 유전자 분석을 진행한 결과로, 226명 가운데 국내 감염 사례는 195명이다. 국내에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온 집단감염 사례는 18건 더 늘어 152건이 됐으며, 이들은 모두 알파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국내에서는 델타 변이에 8명, 베타 변이에 2명이 감염된 것이 확인됐다. 델타 변이 감염이 확인된 8명 중 4명은 기존 집단감염에 역학적으로 연관된 사례이며, 나머지 4명은 산발 사례에 해당한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델타 변이에 대해 “영국에서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1회 접종 때는 (백신의) 방어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지만, 2회 접종 시 예방 효과는 60~88%로 판단하고 있다”며 “입원과 같은 중증 방지 효과는 92~96%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델타 변이의 점유율은 낮은 편이고,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델타 변이가 확산하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본다”며 “변이로 인한 영향보다 더 빠른 백신 접종을 통해 이를 억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14일(현지시각) 화상으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백신 배분보다 빠르다. 매일 1만명 넘게 숨지고 있다”며 “(주요 7개국의 백신 기부 발표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우리는 더 많이, 더 빨리 (백신을 배분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인도에서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공급은 선진국 중심으로 진행되는 등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특히 전파력이 높은 델타 변이의 경우 세계 74개국에서 확인되는 등 심각한 상황이다. 서혜미 최현준 기자
* 2018년 10월31일 광주시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조합 사무실에서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조합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재개발지역 철거 건물 붕괴 사고가 발생한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비리에 관여한 의혹을 사는 문흥식 전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이 미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5일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 수주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입건해 조사하고 있던 문씨가 지난 1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인 문씨는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조합 업체 선정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샀다.
문씨는 2007년 재개발, 재건축 용역이나 대행업을 하는 미래로개발을 설립해 대표를 지냈다. 지금 대표는 그의 아내가 맡고 있다. 재개발조합은 2019년 1월 도시정비컨설팅 업체인 미래파워에 업무추진비 10억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하고 5억원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파워와 미래로개발은 업무 협조관계였다. 경찰은 재개발조합에서 지급된 5억원의 흐름을 살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의 한 철거 작업 중이던 건물이 붕괴, 도로 위로 건물 잔해가 쏟아져 시내버스 등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 현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구조 작업을 펼치는 모습. 연합뉴스
문씨는 2019년 12월 5·18 3단체 가운데 하나인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에 선출됐다. 그가 회장이 된 뒤엔 ‘조직폭력배 출신설’이 불거졌다. 그는 1999년 폭행과 공갈, 사기와 협박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엔 ‘신양 OB파 행동대장’이라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문씨는 “2심 재판에서 조폭 혐의가 삭제됐다. 절대로 조직폭력배 생활을 하지 않았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5·18구속부상자회 회원 245명은 지난 12일 임시총회를 열어 문씨의 회장 해임안을 의결했다.
경찰은 문씨의 여권을 무효로 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을 예정이다. 이후 인터폴 등 국제 범죄 수사 기관과 공조해 강제 송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광주경찰청은 “미래파워와 미래로개발 등 2개 업체의 비리에 대해서는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김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