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하원 개원식, 8명 경선에서 영예…25살 정계입문


32살 최연소 하원의장이 탄생했다. 연방하원은 2일 의회 개원식을 하고 앤드루 쉬어 보수당 의원(서스캐처원주 리자이나)을 하원의장으로 선출했다.
쉬어는 이날 8명의 의장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6차 투표까지 치러진 5시간의 접전 끝에 드니스 사브와(68·여) 신민주당(NDP) 의원을 물리치고 역대 최연소 의장직에 올랐다. 그는 의장에 선출된 직후 이뤄진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의원 여러분이 저에게 보여준 신뢰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가 각종 이슈나 아이디어들에 대해 의견을 달리하지만 캐나다가 최고의 나라가 되기를 진정으로 희망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같다”며 협력을 요청했다.

1979년 5월 20일 오타와에서 태어난 쉬어 의장은 25살이었던 2004년 리자이나-카펠 선거구에 보수당 후보로 처음 출마해 캐나다 사상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오타와 대학 재학시절 야당 대표 사무실의 문서과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정치계와 인연을 맺게 된 그는 2004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이후, 2006년 선거에서 경쟁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으며, 이후 하원 전원위원회 부의장을 거쳐 2008년 하원 부의장·전원위원회 위원장 자리에 오르는 등 의회 요직을 두루 거쳤다. 쉬어 의장은 아내 질과 사이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캐나다 한인 이민사는 반세기 안팎에 불과하다. 그러나 짧아도 결코 작거나 흐릿하지 않은 민주주의 열망과 조국사랑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군사독재로 모국이 엄혹했던 시절, 캐나다 동포들의 조국 민주화 투쟁지원과 헌신은 현대사의 기록으로, 또한 많은 한국민의 뇌리에 또렷이 새겨져 있다. 조국의 독재종식과 민주화를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서 목소리를 높였던 인사들 가운데 아직도 많은 이들이 생존해 있다. 그로인해 일부는 조국 땅을 밟지도 못하다가 2천년 대 민주정부가 들어선 뒤에야 겨우 해금되어 고국을 찾을 수 있었던 분들도 있다. 그렇게 캐나다 동포들은 비록 밖에서 였지만, 조국의 민주화 도정에 소금 같은 기여를 했다. 칼바람 속에서 힘겹게 싸우던 야당과 재야와 수많은 민주인사들에게 격문을 보내고 용기와 의지를 붇돋웠던 민주 지킴이의 영예로운 발자취가 이 땅에 남아있는 것이다.

그 자랑스런 족적이, 고국의 민주화 이후 할 일을 다한 듯한, 마치 표적 상실의 안도와 허탈 속에 사그러들고 잊혀져 가는 모습은, 이 땅에서 여전히 한국인으로 사는 우리를 마냥 아쉽고 안타깝게 한다. 그것은, 멀리서 보고 듣고 있기에 만은 너무도 속이 상하는 근래 모국 정치와 사회현실의 퇴행 내지 역행 소식들과, 그 와중에 목전으로 다가온 재외동포 참정권 행사, 즉 모국 선거참여가 눈앞에 다가온 때문이다.
조국은 이미 민주화된 ‘민주주의 성인국가’려니 하고 안도하며 방심한 사이, 정치는 너무 보수화되고 사회는 경직되고 남북관계는 아예 단절되어 버렸다. 정부가 장악한 언론으로 인해 표현의 자유는 수십 단계 떨어지고 인권수준도 후진국으로 뒷걸음질 쳤다. 민주 퇴행의 사례를 들자면 끝이 없다. 민주 성인국이 된 게 아니라, ‘자라다만 민주미숙아국’, ‘민주 절름발이의 나라’로 후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동포사회에서 조국을 걱정하는 소리는 밖으로 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잘한다고 박수를 치며 편드는 소리만 나돈다. 캐나다 동포들의 민주 열망은 이미 노쇠하고 허해진 것일까? 경제가 세계 15위권이면 다른 것은 어떠해도 좋다는 것일까. 그냥 두고보면 저절로 모국이 선진 복지국가가 되려니 하고 낙관하는 것일까?.
조국의 진정한 발전과 민주선진국을 소망한다면, 보고도 못 본 체, 혹은 공연히 나설 일이 아니라는 눈치꾼이어서는 안된다. 잘잘못을 분별해 역주행에 대해서는 호되게 야단을 쳐야 옳다. 앞서가는 민주국가에 사는 해외동포들의 질타가 오히려 어느 누구의 채찍보다 추상같고 반향이 클 수 있다.

마침 그런 계제에 야권 후원세력으로 출범한 ‘민주포럼’은 뜻있는 동포들의 기대를 모은다. ‘조국사랑’이라는 구실 하에 맹목적 보수 일변도로 흐르기 쉬운 이민사회에서, 모처럼 야권의 목소리를 낼 단체가 기치를 올려서다. 어느 사회든 한쪽이 비대하면 정상이 아니다. 편향된 시각만이 횡행하면 실체와 진실을 정확히 볼 수 없고 편향된 견해와 행보에 길들여질 수 밖에 없다. 솔직이 이곳 동포사회에서 그간 친여-친정부적 목소리를 대변하는 단체들은 활보했지만, 야성(野性) 단체는 보기 힘들었다. 동포들이 모국의 정치와 사회, 문화 등 조국의 진면목을 정확히 아는데 필요한 정보 자체가 부족했다. 활동하는 주요 단체는 물론 주요 언론도 균형감각을 선도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더욱이 내년의 선거참여를 맞아, 동포들의 균형있는 판단과 주권행사를 위해서도 균형있는 목소리와 정보제공은 화급한 과제가 됐다.
균형있게 목소리를 내고 정보를 제공할 대상은 비단 모국의 정치에 관한 것만 일 수는 없다. 우리가 매일 부딪히며 몸담고 사는 이곳 한인사회 쟁점들과 현안에 대해서도 시시비비를 가려서 때론 칭송하고 때론 질타하는 참된 외침이 필요하다. 그런 균형있는 견해와 비판이 활발할 때 우리 공동체가 건실하게 성장해, 다민족 사회에서 돋보이는 위상과 반열을 자랑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런 점에서 여당 후원조직에 앞서  발족한 토론토 민주포럼의 앞날이 주시된다.

뜻있는 동포들의 민주 열망을 되살리고 결집해 조국의 정치·사회 등 모든 부문의 민주적 발전을 독려하며 지켜나갈 뿐만 아니라, 남북간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일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모국과의 연계로 한인 동포사회의 균형있는 발전과 번영에 일조하면서, 캐나다 사회에서의 동포권익과 활동무대 확장에도 힘쓸 일이다. 당장 중요한 것은 내년 선거를 맞아 모국정치의 현주소와 여·야정책의 균형있는 판별자료를 동포들에게 제공하고 인식시키는 일이다. 아울러 야당세력이면 야당답게 확실한 태세를 갖추고 연대노력을 펴는 것도 큰 현안이다. 벌써 일부에서 ‘관제야당’ 소리가 나옴을 직시해야 한다. 캐나다의 뿌리깊은 야성전통과 ‘진짜야당’ 성향의 인사들이 곁눈질하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새 출범에는 의례 과한 기대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일단 나팔을 불었으면 최소한의 열의와 존재감은 동포들에게 보여줄 일이다. 그저 기를 꽂는데 만족하거나, 모국정치권에 선을 대 ‘재수 좋으면 한자리 노리고’ 식의 계산 속만 엿보인다면, 머잖아 힐난에 직면할 것이다.
원래 야당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영광보다는 가시밭길이다. 그만큼 정력과 결기가 필요한 길이다.


“새 여성운동” “성차별에 말려든 것”‥전세계로


“우리는 슬럿(헤픈 여자)처럼 입을 권리가 있다.”
캐나다에서 시작한 ‘슬럿워크’(SlutWalk)가 점차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과연 새로운 여성운동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지난주 영국 카디프, 뉴캐슬, 에든버러 등에서 슬럿워크가 열린 데 이어 이번 주말 런던에서는 최소 수천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행진이 계획돼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전했다. 4월3일 토론토에서 시작된 슬럿워크는 벌써 미국,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 30여곳에서 진행됐고, 앞으로 열릴 예정인 곳까지 더하면 100여곳에 이른다고 슬럿워크 누리집(slutwalktoronto.com)은 밝히고 있다.

지난 1월 토론토 요크대학에서 열린 ‘안전포럼’에서 경찰관 마이클 생귀네티가 “(성폭행)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여자들은 슬럿처럼 입지 말아야 한다”고 한 말이 이 새로운 여성운동을 촉발시켰다. 이 말은 성폭행의 책임이 여성에게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고 엄청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 다음달 로버트 듀어 판사가 성폭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옷차림이 피고에게 잘못된 인상을 줬고, 피고의 잘못은 단지 여성이 (성행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피고에게 벌금형만을 선고한 것이 캐나다 여성들을 폭발시켰다. 토론토 여성 3000여명은 4월3일, 말 그대로 슬럿처럼 입고 다운타운을 행진했다.
이 운동은 여성의 ‘슬럿처럼 입을 권리’를 포함한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운동으로 발전했고, 전세계 여성들에게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주장은 “이건 내 몸이고, 내 맘이야”라는 구호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아예 슬럿이라는 말의 뜻을 바꾸기를 원하고 있다. 미국 정신분석학자인 수지 오바크는 영국 BBC방송에서 “슬럿이라는 말은 단지 여성들이 성적 욕구를 드러냈다는 이유만으로 선입견을 갖게 하는 말”이라며 “이 말에서 비꼬고 야유하는 의미를 제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슬럿워크는 여성계 내부에서도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미국에서 활동중인 게일 다인스나 오스트레일리아의 멀린다 라이스트 등 유명 여성학자들은 슬럿이라는 용어 자체가 여성을 ‘마돈나와 창녀’로 나눈, 오랜 역사를 가진 성차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한다. 다인스는 ‘가디언’투고를 통해 “여성들은 슬럿이라고 불려질 권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성폭력을 비난하기 위해 거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어제 동생 박지만씨와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명예회장의 관계를 둘러싸고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본인이 확실히 밝혔으니 그걸로 끝난 것”이라며 더이상 해명이 필요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박씨가 직접 해명한 것도 아니고, 친박 의원들이 전언 형식으로 “친구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누나에게 해명했다더라”고 말하는 것으로 적당히 넘어갈 사안은 분명 아니다.
지금까지 야당과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은 “신씨와 박지만씨,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아주 긴밀한 관계”이고 “박씨 부인 서향희씨는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였다가 삼화저축은행 사건 직후 사임”했으며, “박씨는 신씨가 연행되기 두 시간 전에도 같이 식사를 했고, 구속 뒤에는 면회도 몇차례 갔다”는 것이다. 친박 의원들도 “박씨와 신씨가 58년생 동갑으로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다”는 것과 면회 사실 등은 시인하고 있다. 다만 “로비를 하거나 비리에 연루된 사실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신씨의 행태에 비춰보면, 이런 해명을 그대로 믿으라는 것은 무리다. 그는 임종석 전 민주당 의원 보좌관에게 매달 300만원씩 1억원, 공성진 한나라당 의원의 동생에게도 매달 500만원씩 1억8000만원을 전달한 것으로 문건에 나와 있다고 한다. 신씨는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였던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에게도 4년간 매달 300만원씩 건넸다. 신씨가 자선사업가도 아닌데 아무 대가 없이 정치권에 돈을 뿌렸을 리는 없다. 더구나 올해 1월 신씨가 곽승준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과 만난 뒤 삼화저축은행이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돼 살아났다는 주장도 있어 그를 둘러싼 의혹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여권의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다. 동생 부부가 이런 정도로 비리의 핵심 인물과 각별한 사이였는데도 전화로 몇마디 물어보고 “아니라고 하니 그걸로 끝”이라며 국민에게 그대로 믿으라는 것은 매우 오만한 태도다. 박씨가 그 정도 친한 사이라면서 신씨에 대한 구명로비를 전혀 한 적이 없는지, 서씨는 고문변호사라면서 아무 활동도 하지 않았는지, 돈은 얼마를 받았는지 등 미심쩍은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더구나 검찰이 한창 수사중인 상황에서 “그걸로 끝난 것”이라고 선을 그어버리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중앙지검은 여러차례 권력의 그림자도 밟지 않고 비켜 간 전력이 있다. 이번에는 ‘미래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뭉개려 해선 안 된다. 박 전 대표도 수사에 영향을 주는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