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행정부서 군 개입 시도로 마찰…"바이든 임명한 합참의장 내보낼 수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잦은 군 개입 시도로 국방부와 마찰을 빚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소식에 국방부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7일 보도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내부의 적'에 대응하기 위해 군대가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을 두고 그가 취임 후 국경 난민 문제나 반대 의견 탄압 등 국내 사안에 군을 동원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재임 시절 군대와 국방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켜지던 오랜 전통과 관습을 무시한 '막무가내' 행보로 군대와 갈등을 빚어왔다.
당시 그는 전쟁 범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군인들을 국방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면하는가 하면 자신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퇴역 장성들을 군사법원 재판에 회부하려고 하는 등 보복을 구상하기도 했다.
또 트랜스젠더 장병의 군 복무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갑자기 발표하고는 구체적인 시행 계획은 내놓지 않는 등 관계 부처와 상의 없이 충동적으로 이뤄지는 의사 결정 방식으로 큰 혼선을 초래했다.
국방부의 정치적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 오랫동안 이어져 온 인사 관습이 깨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국방부의 주요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지만, 미국에서는 국방부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관행적으로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다음 대통령 임기까지 걸쳐 근무할 수 있도록 임명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월 부임한 찰스 브라운 미 합참의장을 비롯해 국방부 고위 장교 대부분은 지난해 임명돼 앞으로 2∼3년간 더 임기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앞서 브라운 의장이 도입한 군 내 다양성 정책에 비판적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방부 내부에서는 브라운 의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경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WP는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국경 수호대와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
트럼프 당선인은 이처럼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인사로만 국방부를 채워 넣고 미군을 자신에게 충성하는 조직으로 변질시킬 수 있다는 염려를 사고 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운동 기간에 시사한 것처럼 국내 문제에 자국민을 상대로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전 공군 변호사인 레이철 반 랜딩엄은 WP에 자신의 가장 큰 우려는 미군이 미국 내 트럼프 반대 의견을 탄압하는 데에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의 명령에 저항하는 이는 징계 처분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이러한 명령을 하면 이를 거부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방부 당국자는 WP에 대부분의 국방부 직원들이 정치적 문제를 피하려고 하지만 일부는 과거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이뤄진 혼란스러운 의사 결정 방식과 변덕스러운 결정 등을 떠올리면서 그의 복귀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로이드 오스틴 국방 장관은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이후 국방부 전체 직원에 보낸 메모에서 국방부는 "앞으로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로의 차분하고 질서정연하며 전문적인 전환"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미군은 차기 총사령관의 정책 결정을 수행하고 군의 민간 지휘 체계가 내린 모든 합법적인 명령에 복종할 준비가 되어있을 것"이라면서 군은 "정치의 영역에서 계속 떨어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연합) 임지우 기자 >
언제 뭐가 뜰지 모른다…'트럼프 SNS'에 월가 긴장
첫 임기 때 금융시장 관련 트윗만 최소 100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로이터 연합]
미국 대선에서 '소셜미디어의 제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언제 울릴지 모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다시 촉각을 곤두세우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현지시간) SNS 소통에 활발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두고 '떠버리 대통령이 돌아왔다(The Jawboner-in-Chief is back)'고 표현했다.
트럼프의 첫 임기 동안 그가 계속 올리는 SNS 메시지는 좋든 싫든 월가 사람들이 꼭 읽어야 하는 것이었다.
주식시장이 오르면 환호하고, 하락하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난하는가 하면 자신에게 맞선 기업 대표들을 괴롭히고 전 세계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제재를 가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백만 명의 팔로워에게 메시지를 날리는 것이 일상이었다. 그의 이런 메시지는 갑작스러운 시장 변동을 유발하기도 해 금융시장 관계자나 투자자들이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있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 집권 1기 시절에 대해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늘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제 월가 관계자들은 이런 시기가 다시 올 것에 대비하고 있다.
현대 역사상 자기 재산을 금융 시장과 이렇게 밀접하게 연관시킨 대통령도 없었으며, 자유세계의 어떤 지도자도 공개적으로 주가 상승을 성공의 주요 지표로 삼은 적도 없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다우', '나스닥', '강한 상승', '기업 순익', '이어지는 상승세' 등 금융시장 움직임과 관련해서만 최소 100번 이상 트윗을 올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전의 다른 대통령들과 마찬가지로 시장과 관련해 트윗을 날린 것은 몇 번 안 된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했을 때 언급한 정도였다.
소스닉은 "우리는 이제 기본적으로 시장의 거의 모든 것을 들을 수 있는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호랑이가 자신의 줄무늬를 바꾸기는 어렵다"면서 "SNS는 트럼프의 주요 전달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 연합 주종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