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천% 이상 증가…정치 양극화 극심한 '선거 스트레스' 방증


트럼프, 美대선 승리선언…"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던 사이, 인터넷에서 캐나다 이민에 대해 찾아본 미국인도 덩달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6일(현지시간) 구글 데이터를 인용해 선거 당일 '캐나다 이주', '캐나다 이민' 등 키워드의 온라인 검색량이 5천% 이상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검색량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 투표가 끝난 시점을 전후로 상승하기 시작해, 미국 동부 주민들이 아침에 일어나 선거 뉴스를 접한 6일 아침 절정에 달했다.

캐나다 외에 아일랜드, 뉴질랜드, 영국 등 이주를 검색한 사례도 많았다.

검색량이 많은 주는 오리건, 워싱턴, 미네소타, 버몬트, 메인, 뉴햄프셔, 미시간, 위스콘신, 콜로라도, 뉴멕시코 등이었다.

미국 북부를 중심으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세가 높았던 곳이나 경합주에서 검색량이 많았던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해리스 전 부통령의 패배에 실망, 홧김에 타국 이주에 관해 검색해본 것으로 풀이된다.

양극화한 미국의 정치 구도로 인한 국민들의 '선거 스트레스'가 높아졌음을 방증하는 지표로도 볼 수 있다.

앞서 2016년 대선 때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캐나다 이민 관련 웹사이트가 접속자 폭주로 마비됐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더힐은 실제 미국인이 캐나다로 이민하려면 어려운 절차를 밟거나 여러 혜택을 포기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거 스트레스에 대한) 가장 쉽고 저렴한 대처 방법은 정신 건강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 연합 고동욱 기자 >

NYT, 브레이크 없는 트럼피즘에 거래적 고립주의 전망

"더는 美 일탈로 치부못해"…나토·오커스·한미일 협력 등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대선 승리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2024.11.7 [EPA=연합]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질서가 끝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 1기보다 강력한 트럼피즘을 내세우며 미국에 우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거래적 고립주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진단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집권 2기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겠다며 더 강력한 미국 중심의 대외·산업·통상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외교안보 면에서는 대외 군사개입을 최소화하는 신고립주의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정된 인력풀로 정통 보수주의자들을 요직에 기용했던 1기 때와 달리 충성파 위주로 진용을 꾸릴 것으로 예상돼 고립주의 행보는 여과없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전망하면서 "트럼프의 승리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리더십 시대가 끝났다"고 진단했다.

NYT는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세계 질서를 파괴하는 일을 감독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며 "첫 임기 때는 그 방법을 몰랐고 기득권층에 의해 저지됐다면 이제 그는 지식과 동기,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고 짚었다.

신문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1기를 미국 역사의 전환점이 아닌 일시적인 문제라고 주장하면서,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미국의 전통적 역할을 회복하고자 했지만 "이번 선거로 트럼프가 일탈이 아니었음이 입증됐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2기 행정부의 신고립주의 아래에서 미국과 동맹과의 관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NYT는 "해리 트루먼부터 바이든까지 대통령들은 동맹과의 관계를 전력 승수(force multiplier)로 봤으나, 트럼프 당선인은 부담으로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가 방위비를 더 부담하면서 미국이 다른 국가를 방어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이야기해 온 것을 비롯해 유럽이 러시아에 대항하는 보루이고, 일본이 미국의 태평양 내 항공모함이며, 한국이 북한을 억제하는 열쇠라는 등의 전통적인 안보 개념을 거부해온 것도 이런 인식이 기반이 됐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지난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4.11.7 [AP=연합]
 

냉전 역사학자인 할 브랜즈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트럼프는 첫 임기 동안 미국 리더십의 전통을 끝내고 싶다는 말을 하곤 했으며, 그것을 재조정하는 것처럼 행동했다"며 "미국의 여러 동맹국은 (트럼프 2기에서) 더 순수하고 완전한 미국 우선주의가 초래할 불안정한 결과를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NYT는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을 떠나 있던 지난 4년 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밀착하는 등 지정학적 환경이 급변했다는 점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1기 때 중동 정책인 '아브라함 협정'을 계승했던 것처럼 트럼프 당선인 역시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나 나토 확장, 필리핀·인도와의 관계 회복, 한국·일본 간 새로운 협력 등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변화를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트럼프 2기 외교정책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과시하며 재집권 시 신속하게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를 그대로 유지하는 쪽으로 종전이 이뤄지면 영토 주권은 '협상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주게 되고, 이는 중국에 대만을 무력침공해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보좌관을 지낸 피터 피버 듀크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날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에서 "외교정책에 대한 트럼프 접근방식의 본질, 즉 적나라한 거래주의에는 변함이 없지만 그가 특이한 형태의 거래를 시도하려 할 때 그 맥락은 극적으로 바뀌었다. 오늘날 세계는 그의 첫 임기 때보다 훨씬 더 위험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 연합 권수연 기자 >

플로리다 팜비치서 가족·부통령 후보·핵심 참모들과 함께 무대 올라

"47대 대통령에 당선돼 영광…모두 미국을 우선하며 단결하자"

펜실베이니아 승리 결정 뒤 연설…"개표 완료 후 선거인단 315명 확보 예상"

 

당선 인사하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웨스트팜비치[美플로리다주] AFP=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다음날인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지지자들에게 당선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2024.11.6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1·5 미국 대통령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으로 대선 다음날인 6일 오전 2시30분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통해 "여러분의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준 미국민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나라가 치유되도록 도울 것"이라며 "우리는 국경을 고칠 것이며 우리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고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밤 우리가 역사를 만든 이유가 있다"며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 여러분의 미래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는 미국 국민을 위한 장대한 승리이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난 우리 자녀와 여러분이 가질 자격이 있는 강력하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미국을 만들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진정한 황금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다시 상원 다수당이 됐고, 하원 다수당 지위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은 우리에게 전례없고 강력한 권한을 줬다"며 행정부에 이어 의회 권력도 차지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간단한 좌우명으로 통치하겠다. 그건 '약속한 것은 지킨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고 강하고 번영하고 자유롭게 만들 것이며 무엇도 내가 여러분 국민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지난 4년간의 분열을 뒤로 하고 단결할 시간"이라면서 "성공이 우리를 단결시킬 것이며 우리는 모두 미국을 우선하는 방식으로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당분간은 우리나라를 가장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튼튼하고 강력한 군대를 원하고, 이상적으로는 군대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그들은 내가 전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지만 나는 전쟁을 시작하지 않고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를 비롯해 당선을 도운 이들을 거명하며 감사를 표했다.

특히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우리에게 새로운 스타가 있다. 일론이라는 스타가 탄생했다. 그는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자신을 지지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를 거명하고서 "그는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도록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40분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승리 요건인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인 270명에는 3명 모자라는 267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승리 선언은 경합주 가운데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외에도 최대 승부처였던 펜실베이니아를 이기면서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에서 모든 주에서 개표가 완료됐을 때 자신이 확보할 선거인단 수를 최소 315명으로 예상했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무대에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비롯한 가족,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부부, 캠프 참모들이 함께 올라 지지자들에게 인사했다.     < 연합 김동현 박성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