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된 국정원 원훈석. ⓒ 국정원 제공관련사진보기
 


국가정보원(국정원)은 17일, '국민의정부' 시절 제정해 참여정부 시기까지 원훈으로 삼았던 '정보는 국력이다'를 복원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진행된 원훈석 제막식에는 이종석 국정원장과 장종한 양지회장과 직원 대표들이 참석했다.

복원된 원훈은 '국민의정부' 시절인 지난 1998년 5월 직원 의견수렴과 국민 공모를 거쳐 제정됐으며,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정보의 역할이 강조됐다. 이는 '국가정보원'으로 개칭하면서 같이 바꾼 첫 번째 원훈이기도 하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 사용한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문구는 지난 1961년 국정원 전신인 중앙정보부 창설 당시 사용했던 원훈으로, 김대중 정부가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를 1999년초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하기까지 약 37년 간 사용됐다.

윤석열 정부는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며 창설 당시의 원훈을 재사용하기로 했지만, 12.3 불법 계엄과 윤 전 대통령 파면 등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3년 만에 원훈이 다시 바뀌게 됐다.

국정원은 '국민주권정부' 시대를 맞아 '국민의 국정원'으로 발전해 나가자는 의지를 반영하고, 실사구시 관점에서 국익·실용을 지향하는 '정보의 중요성'이 잘 담긴 해당 원훈의 복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원훈석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친필 휘호를 바탕으로 당시 제작된 것을 그대로 사용했다. 길이 5.6m, 높이 2.7m, 두께 1m 크기의 화강석 재질이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이 원훈을 다시 세우는 이유는 자명하다"며 "나라 안팎의 난관을 헤쳐나갈 우리에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꼭 필요한 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장은 "정보 지원으로 안보와 국익을 뒷받침하는 국정원의 책무와 역할이 이 원훈 속에 다 담겨 있다"며 "직원 모두가 이 원훈을 마음에 새겨 정보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국익수호에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 김도균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제77주년 제헌절 경축식에 앞서 전직 국회의장과 원로, 제헌유족 등과 환담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제77회 제헌절 경축식 행사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연주 및 제창 순서를 빼달라고 요구했다. 삭제하지 않으면 행사 자체를 '보이콧(참석 거부)'하겠다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17일 행사장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울려 퍼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과거와 달리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사실상 당론으로 채택해 왔다. 하지만 막상 제헌절 행사에 5.18을 상징하는 노래의 삭제를 요구한 모양새라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측 "국힘, 노래 빼지 않으면 경축식 보이콧하겠다 했다"

앞서 국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국민의힘 측에서 '다시 만난 세계'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빼지 않으면 경축식을 보이콧하겠다고 했다"라며 "또한 행사에 사용된 영상에 삽입된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사진도 빼달라고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국회사무처와 국회의장실을 통해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이라며 "국회의장실에서는 해당 요청에 대해서 행사 기획 측에 판단을 맡겼다"라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이날 제헌절 경축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빠지고, '다시 만난 세계'와 영상 속 사진은 당초 기획대로 유지됐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행사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타협한 모양새이다.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해당 노래들을 경축식에서 빼달라고 당 차원에서 요구한 것은 맞다"라며 "12.3 비상계엄을 놓고 정치적으로 민감하게 충돌하고 있다 보니, 당 지도부 차원에서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박기순·윤상원 열사의 영혼 결혼식을 위해 작곡된 '민중가요'이다. 이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 잡았으며, 시민사회계와 대학가에서 민주화운동 시기 널리 불렸다. 그러나 정권에 따라 해당 노래의 위상과 편향성을 놓고 논쟁이 반복되기도 했다.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는 2016년 이화여자대학교 투쟁에서 학생들이 부르면서 기존과 다른 정치사회적 맥락을 갖게 되었고,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탄핵 정국을 거치면서 사실상 젊은 세대의 새로운 민중가요처럼 의미를 부여 받았다. 특히 12.3 비상계엄 이후 내란 사태 정국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광장의 노래로 각광 받았다. 이른바 2030 '응원봉 부대'를 대표하는 노래가 됐다.

유상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주제곡... 제헌절에는 맞지 않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나오며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남소연


이같은 요구를 전달한 통로는 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맡고 있는 유상범 국민의힘 국회의원으로 알려졌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당 회의를 마치고 <오마이뉴스>와 만나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주제곡이고, 제헌절 경축식에는 맞지 않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라며 "(국회)의장도 동의를 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제외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라고 삭제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보이콧' 언급 여부에 대해서는 "일방적으로 무슨 보이콧을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협박한 것은 아니다.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부적절하다"라며 "의장실 비서실장과 개인적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의 부적절성을 전달했고, 의장도 그것을 동의했기 때문에 삭제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어 "원래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 주제곡이었고, 5.18 행사에 맞는 노래라고 다 인정을 했다. 제헌절에는 맞지 않다는 게 저희 당의 입장이었고, 그래서 그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유 의원은 그러나 나머지 두 가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전달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다시 만난 세계' 삭제 요구가 있었는지 물었으나 "나는 '임을 위한 행진곡'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다"라고 밝혔다. 사진 삭제 요청에 대해서도 "어디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삭제 요청한 바는 없다"라고 부인했다.

당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해당 의견이 나온 것인지 물었으나 유 의원은 일정 관계로 이 이상의 질의응답은 거부했다. < 곽우신 기자 >

셰인바움 "카니 총리의 방문 일정 조정 중…USMCA 준수 공감대"

캐나다 카니 총리

16일(현지시간) 일일 정례 기자회견 하는 멕시코 대통령 [멕시코시티 EPA=연합]
 

미국과 국경을 맞댄 두 나라, 캐나다와 멕시코의 정상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준수 의지를 공유하며 양국 교역 강화를 목표로 한 협의를 위해 만나기로 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어제(15일) 전화 통화를 하고 대면해 회담하기로 했다"며 "카니 총리가 멕시코를 방문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카니 총리와 저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서한을 받은 것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며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멕시코 역시 미국과 관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각각 공개한 서한에서 멕시코산 제품에 30%, 캐나다산 제품에 35%의 관세를 8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는 전 세계 블록경제 통상 질서의 거대 축 중 하나인 USMCA 규정에 따라 자동차를 포함한 주요 상품·서비스를 무관세로 거래해 왔다.

 

USMCA는 2020년 7월 발효했다. 미국 입장에선 트럼프 1기 정부 때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USMCA에 대해 "우리가 발효한 가장 공정하고, 가장 균형 잡혀있으며, 가장 유익한 무역 협정"이라며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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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바레인 왕세자·총리 방문단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워싱턴 EPA=연합]
 

올해 1월 2기 정부를 출범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5년 만에 입장을 바꿔 USMCA를 "불공정한 조약"이라고 공격하면서, 북미 대륙 밖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멕시코와 캐나다를 상대로 고율의 관세 부과 위협을 이어오고 있다.

 

이와 관련, 멕시코 통상 전문가는 최근 현지 일간지 엘우니베르살에 "USMCA 이행사항 재검토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트럼프 전략"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USMCA는 16년의 협정 유효 기간에 6년마다 이행 사항을 검토하게 돼 있다.

 

이에 따르면 첫 검토 시기는 내년이지만, 북미 3국은 올해 하반기부터 공식적으로 USMCA 이행 사항을 살피기로 했다. 시기를 앞당긴 것 역시 트럼프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멕시코 정상은 "카니 총리와 저는 USMCA 틀을 유지하며 그 세부 규정들을 준수하는 게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강조하면서, 회담 주요 의제 역시 USMCA를 기반으로 한 대미 관세 공동 대응 모색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또 한때 세계 1위 부자에 이름을 올리기도 한 카를로스 슬림 그루포 카르소 종신회장을 비롯해 재계 주요 관계자들과 회의하고, 그들에게 미국 내 투자 현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 공유를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 이재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