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Canada’ 성중립 개사

● CANADA 2018. 2. 13. 20:59 Posted by SisaHan

108년 만에‥ ‘모든 아들들’ → ‘우리 모두’

캐나다 국가(國歌)가 109년 만에 성중립적 표현으로 개사됐다.
연방상원은 지난달 31일 국가 ‘오 캐나다(O Canada)’의 가사 내용 중 남성으로 표현된 구절을 성중립적으로 수정하는 내용의 국가 수정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새 가사는 세 번째 소절 중 기존의 ‘모든 그대의 아들들(all thy sons)’이 ‘우리 모두(all of us)’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내달 열리는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캐나다 국가 대표 선수들은 새 국가를 부르게 될 전망이다.
국가 개사는 자유당 모릴 벨랑제 하원 의원의 발의로 처음 상정돼 지난 2016년 6월 하원을 통과했으며 이날 상원에서 의회의 입법 절차를 마쳤다. 벨랑제 의원은 2015년 총선 직후 근육이 마비되는 루게릭병의 병세가 악화하자 법안 상정을 서둘렀고 당시 하원은 이를 감안해 신속히 국가 수정안을 처리했다. 당시 벨랑제 의원은 휠체어에 앉은 채 표결에 참여해 박수 속에 법안 통과를 지켜봤으나 결국 두 달 뒤 별세했다.


개사를 두고 보수당은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으며 이날도 상원 표결 실시에 반대,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자유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나서 구두 표결을 거쳐 통과됐다.현행 캐나다 국가는 지난 1980년 공식 국가로 채택됐으나 남성적 표현의 가사가 성차별적이라는 여성단체의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수정된 가사는 영어판 국가로 지난 1908년 로버트 스탠리 위어가 지었다. 프랑스어판 국가 가사는 영어판과 정확히 같지는 않다.


입촌식에서 이상화 선수 등 한국선수들이 공연을 보고 있다.

100여명 입촌식 “설레지만 큰 일 해낼 것”

“사진 한장만 찍어줘요!” “저두요!”
7일 오전 11시 강원도 강릉선추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선수단의 입촌식은 국가대표 선수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자원봉사자들의 열기가 그대로 전달됐다. 미니 취타대의 환영 연주를 배경으로 이승훈과 이상화 심석희 등 100여명의 대표선수와 임원들이 국기광장의 입촌식장에 들어서자 팬들은 환호를 질렀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비롯해 김지용 대한민국 선수단장, 전명규 선수단 부단장 등이 선수들의 선전을 기원하며 박수를 쳤고,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김기훈 강릉 선수촌장이 따뜻한 환영사로 선수들을 맞았다.


올림픽 오륜기가 게양되고 애국가 연주와 함께 태극기가 올라간 이후 선수단은 민요 ‘쾌지나 칭칭 나네’에 맞춰 둥글게 모여 사물놀이패와 비보이 공연단과 함께 어우러져 잠시의 여유를 즐겼다. 입촌식 행사는 선수들의 몸상태 유지를 위해 짧게 이뤄졌다.
스피드스케이팅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 선수는 “제 자신을 이기면 된다. 누구와 싸우기보다는 그냥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게 있기 때문에 제 자신만 믿는다. 부담보다는 긴장과 설레임이 크다”고 말했다. 쇼트트랙의 심석희 선수는 “지금까지 잘 해왔다. 해온대로 끝까지 밀고갈 것”이라고 했다. 남북 아이하키단일팀의 골리 신소정 선수는 “북한 선수와의 팀 분위기가 아주 좋다. 상대가 강하지만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큰일을 해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피겨 페어에 출전하는 김규은-강감찬 조는 “북한의 렴대옥-김주식 조와는 스케이팅에 대해 얘기도 하고 서로 잘 통한다. 서로 오픈돼 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몰려든 자원봉사 팬들의 사진촬영 요구에 밝은 표정으로 응했다. 피겨 아이스댄싱의 민유라-알렉산더 갬린 조도 팬들의 인기가 높았고, 쇼트트랙의 박승희 선수도 팬들의 셀카 요청에 무척 바빴다. 차준환을 포함해 5개 나라 제자들을 이끌고 평창겨울올림픽에 출전하면서도 대한민국 선수단 임원으로 등록한 피겨 스케이팅의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입촌식에 참가했다. 이날 입촌식 때 기온은 영하 3.4도였지만 전날보다 훨씬 포근하게 느껴졌다. 9일 개막하는 평창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목표로 세웠다.


< 김창금 기자 >


평창 겨울올림픽이 성큼 다가왔다. 9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7일 동안 세계인의 눈과 귀가 평창에 쏠릴 것이다. 남북이 함께하는 ‘평화 올림픽’이 성사돼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다. 한반도에 어른거린 전쟁 그림자로 미국조차 참가를 머뭇거리던 게 불과 얼마 전이었다는 점을 떠올리면 감회가 새롭다.


평창 올림픽을 단순한 스포츠 행사로만 취급하기엔 한반도 정세가 너무나 엄중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국내에서 펼쳐지는 첫 정상급 다자외교 무대라는 외교적 의미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21개국 26명의 정상급 인사가 한국을 찾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13명의 정상급 인사와 회동한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주요 국가의 정상급 인사와 북한 대표단장이 함께하는 자리도 마련될 것이다.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평창 올림픽이 북-미 대화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적극적 태도가 중요하다. 북한과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가 얼굴을 맞대는 것 자체가 상징적 의미가 크지만, 여기에 그치지 않고 북-미 대화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외교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2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방한이 한반도 평화 정착의 중요한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그런 노력의 하나일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제재·압박을 강조하지만 북-미 대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한 건 아니다. 언제 다시 대화의 모멘텀을 찾을지 기약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는 북-미 대화의 실마리라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쉬운 것은 아직도 ‘평양 올림픽’ 운운하며 평창 올림픽 깎아내리기에 열중하는 일부 보수세력의 태도다. 자유한국당은 평창 올림픽이 코앞에 닥쳤는데도 연일 ‘평양 올림픽 타령’이니 개탄스러운 일이다. 홍준표 대표부터 “‘평양 올림픽’이 끝나면 문재인 정권은 민노총, 전교조, 좌파 시민단체, 문슬람, 탈취한 어용방송, 좌파신문만 남을 것”이라며 저주에 가까운 악담을 퍼붓는다. 언 손 비벼가며 차질 없는 준비에 여념이 없는 평창군민과 강원도민을 깔보지 않는다면 이럴 수는 없다. 잔칫상에 손님 불러놓고 우리끼리 삿대질하는 행태는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평창 올림픽은 세계에 한국의 참모습을 알리고 국가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기회다. 온 국민이 소망하는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정부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정치권도 힘을 모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