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 박해수 · 정호연 · 위하준 ‘지미 팰런 쇼’ 출연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한 모습. 넷플릭스 제공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출연진이 미국 인기 티브이(TV) 토크쇼에서 게임을 하며 승부욕을 불사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오징어 게임>의 배우 이정재·박해수·정호연·위하준은 6일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서 진행자 지미 팰런과 화상 인터뷰를 했다.

 

“세계 90개국에서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언제 느끼느냐”는 팰런의 질문에 박해수는 “지금”(Right now)이라고 재치 있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많은 매체를 통해 (인기를) 접하고 있어 너무 감사한데, 이 쇼에 출연한 지금 더 많이 느끼고 있다”고 말한 뒤, “내가 정말 지미 형(brother)을 만나고 싶었다”며 웃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 비결을 묻는 질문에 위하준은 “동심을 불러일으키는 한국의 놀이가 신선한 소재인 동시에, 그렇게 활용된다는 점이 충격적으로 다가간 게 아닐까 싶다”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탐욕이나 본성을 잘 표현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한 모습. 넷플릭스 제공

 

게임 중 특히 화제를 모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팰런은 게임 속 인형을 작게 만든 걸 들고나와 “이 오싹하고 끔찍한 인형이 한국의 어린 시절 교과서에서 고안된 캐릭터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자 정호연은 “우리가 학교에서 교과서로 공부할 때 이해를 돕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소년·소녀 캐릭터가 있다. 소년은 철수이고 소녀는 영희다. 인형은 영희를 표현한 것”이라고 유창한 영어로 설명했다.

 

팰런이 주인공 기훈의 출연 장면에 즉흥연기(애드리브)가 있었냐고 묻자 이정재는 “즉흥적으로 연기한 장면이 많다”며 그중 새벽(정호연)과 부딪히는 장면을 꼽았다. 그는 “부딪힐 때 새벽이 들고 있던 커피가 떨어지면 내가 주워주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빨대도 떨어져 있길래 그걸 주워 컵에 꽂아주려다 실수를 연발하는 바람에 당황하는 즉흥연기를 했다. 그 과정에서 호연씨가 너무 웃느라 고개를 못 들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오징어 게임> 배우들이 미국 NBC 간판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한 모습. 넷플릭스 제공

 

출연진은 <오징어 게임> 속 한국 아이들 게임에 빗대 제작진이 마련한 미국 어린이들의 ‘스쿨야드 게임’ 꼭지에도 참여했다. 네 배우가 ‘손등 치기 게임’(Slapsies), ‘가위바위보’, ‘스푼 위에 계란 놓고 달리기’(Egg and Spoon Race) 등을 하며 승부욕을 불태우는 모습에 팰런과 200명 가까이 모인 방청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한편, 넷플릭스 창업자인 마크 랜돌프(현 놀스 이사)는 7일(한국시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주최로 열린 ‘2021 스타트업콘’ 화상 기조 강연에서 <오징어 게임>의 성공과 관련해 “모든 걸 다 할리우드에서 만들 필요는 없다. 넷플릭스는 로컬 배우·감독·작가를 적극적으로 고용·활용하려 한다. 의사 결정을 무조건 본사가 하는 게 아니라, 멀리 현장에 있는 관계자들이 로컬 시장에 맞는 콘텐츠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하고 만들 필요가 있다. 이후 경쟁력이 있는지, 글로벌 회사의 목표와 부합하는지를 보고 계속 같이할지 말지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뉴스타파 ‘판도라프로젝트’ 역외법인 관련 문서 확인

김용철 변호사 폭로 뒤 삼성비자금 의혹 시기와 겹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08년 조세 회피처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뉴스타파>가 7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이날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취재하고 있는 ‘판도라 페이퍼스’ 파일을 분석하던 중 “이재용 부회장의 역외 법인 설립 관련 문서가 역외 금융서비스 업체인 ‘트라이던트 트러스트’의 고객 관리 파일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 서류상 회사인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을 2008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자본금은 5만달러(1달러짜리 주식 5만주를 발행)로 돼 있는데, 이 부회장이 단일 주주로 올라와 있다.

 

해당 파일에 첨부돼 있는 주식증서엔 이 부회장의 이름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소도 써 있다. 증서 발급일은 2008년 5월2일로, 실제 이날 이 부회장이 이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고 <뉴스타파>는 해석했다.

 

이 페이퍼컴퍼니가 설립된 시기는 2008년 3월에서 5월 사이로, 당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촉발된 특검 수사와 그 후폭풍이 일던 시기와 겹친다. <뉴스타파>는 “차명 이사를 내세워 주인이 노출되지 않게 만든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삼성 쪽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부회장 명의의 회사를 설립했더라도 관련 업무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돼 사실 파악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가 삼성 내부에서 나온다. 한광덕 기자

탄자니아 출신 72살 소설가

35년 만에 아프리카·비백인 수상자

 

                  2021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압둘라자크 구르나. 스웨덴 한림원 자료 갈무리.

 

2021년 노벨문학상은 탄자니아 출신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72)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7일 “구르나가 식민주의의 영향과 난민들의 운명에 대한 타협 없고 열정적인 통찰을 보여줬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아프리카의 비백인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은 1986년 나이지리아 작가 월레 소잉카 이후 35년 만이다.

 

구르나는 1948년 당시 영국 식민지이던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나 열여덟살 때 영국 유학길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영국에서 지내며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켄트대학에서 영문학과 탈식민주의 문학을 가르쳐오다 최근 은퇴한 그는 식민주의 이후 글쓰기와 식민주의 관련 담론을 주로 탐구하며, 지역적으로는 아프리카, 카리브해, 인도에 특히 관심이 많다고 켄트대학이 소개했다. 그는 식민주의 이후 시대 작가들에 관한 <아프리카 글쓰기에 관한 논문들>을 두권 편집해 출간하기도 했다.

 

구르나는 1987년 첫 장편 <출발의 기억>을 내놓은 이래 지금까지 10권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단편을 발표했다. 그의 소설들에는 난민이 겪는 세계의 붕괴라는 주제가 일관되게 관류하고 있다.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랐던 그의 네번째 장편 <낙원>(1994)이 대표작으로 꼽히는데, 1차 세계대전 당시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삼은 이 소설은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암흑의 핵심>을 비틀어 쓴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최근작인 대작 <내세>(2020)는 <낙원>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된다. <낙원>과 마찬가지로 20세기 초를 무대로 삼아 <낙원>의 주인공 ‘유수프’를 연상시키는 청년 ‘함자’가 독일군으로 전쟁에 참전하고 그를 성적으로 착취하는 장교에게 의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스웨덴 한림원은 “구르나는 엄청난 공감과 굴하지 않는 책임감으로 개인들의 운명을 좇으면서도 진실에 헌신하고 단순화를 혐오하는 태도 때문에 비관적이고 무자비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다”며 “그의 소설은 정형화된 묘사를 거부하고 동아프리카의 문화적 다양성을 향해 우리의 시야를 틔워준다”고 평가했다. 최재봉 기자, 신기섭 기자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시리아전 2-1

후반 막판 천금의 결승골 ‘역시 손흥민’

벤투호, 12일 이란 원정 최대 고비 앞둬

 

축구대표팀의 황인범(오른쪽)이 7일 경기도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 경기에서 득점한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안산/연합뉴스

 

번번히 골대를 비껴가는 슈팅. 기회는 많아도 결정력 빈곤으로 위기감은 커졌다. 후반 초반 터진 황인범의 한방 기쁨도 동점골 허용으로 무위가 됐다. 하지만 한국엔 손흥민이 있었다. 그의 막판 결정타로 벤투호는 기사회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7일 저녁 8시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 경기에서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로 2-1로 이겼다. 역대 맞전적도 5승3무1패가 됐다.

 

한국은 최종예선 2승1무로 승점 7을 챙겼고,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시리아는 2무1패.

 

벤투 감독은 이날 손흥민과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최강의 전력을 공격 선봉에 세웠고, 황인범(루빈 카잔)과 정우영(알 사드), 송민규(전북)를 중원에 배치해 공격 작업을 돕도록 했다. 수비진은 홍철(울산)과 김민재(페네르바체), 김영권(감바 오사카), 이용(전북)이 맡았고 골문은 김승규(가시와 레이솔)가 책임지도록 했다.

 

한국은 수비에만 치중하지 않은 시리아의 후방을 전반부터 쉴새 없이 파고들었다. 좌우 측면의 공격가담과 송민규의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골문 근처의 손흥민과 황의조, 황희찬에게 좋은 기회가 연결됐다. 하지만 전반은 결정력 빈곤을 드러냈다.

 

송민규는 전반 9분 헤딩슛으로 크로스바를 맞히면서 공격의 기폭제가 됐고, 황희찬은 골지역 근처에서 자주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연출했다. 하지만 정교함이 떨어지면서 공을 골대 안으로 보내지 못했다. 황의조 또한 전반 골키퍼까지 제치며 골대로 향했지만 공을 잡지 못하면서 기회를 놓쳤다. 황인범의 강력한 중거리 슛마저 상대에 맞고 나오자 벤투 감독은 답답함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수비 진영의 패스 실패로 위험한 순간을 맞는 등 빌드업 축구의 약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광경은 후반에도 드러났다.

 

한국은 재간둥이 미드필더 황인범의 선제골로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중원에서 반 박자 빠른 패스로 공격로를 개척하면서 벤투 감독의 신뢰를 받는 황인범이 후반 2분 아크 왼쪽에서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이후 두 팀의 공방은 더욱 격화했다. 국제축구연맹 순위 81위로 한국(36위)에 뒤지는 시리아는 뒤로 내려앉는 팀이 아니었다. 다부지게 붙으면서 기회가 나면 적극적인 역습을 펼쳤다. 후반 8분에는 김승규가 선방으로 시리아의 슈팅을 쳐내기도 했다. 후반 26분에도 위험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벤투 감독은 이재성(마인츠)과 이동준(울산)을 투입하면서 변화를 주었고, 추가득점을 위해 손흥민 등이 후반 22분, 31분 위협적인 슈팅을 생산했으나 골키퍼에 걸렸다.

 

기회 뒤의 위기라는 말처럼, 결국 후반 38분 한국은 시리아의 오마르 크르빈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수렁에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때 손흥민이 해결사로 등장했다. 손흥민은 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김민재가 헤딩으로 떨궈논 공을 그대로 골대 안으로 차 넣으며 승패를 갈랐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역시 손흥민이다. 시차와 여행 피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막판 집중력을 발휘했다. 월드컵 최종예선 상대는 모두 만만치 않다. 수비 진영에서는 공을 완벽하게 장악해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벤투호는 12일 이란 테헤란에서 최종예선 4차 원정 경기를 벌인다. 안산/김창금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