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IT 기업 - 정부간 충돌 '치킨게임' 양상 비화 가능성

'정보 생태계' 분화로 국가·시장별 정보 차단막 생길수도

 

페이스북 로고

 

인터넷으로 전세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인 월드와이드웹(WWW)의 시대가 사라질지도 모른다?

CNN방송은 23일(현지시간) 각국별로 사이버 세상을 통제 내지 규제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을 짚으면서 "우리가 아는 WWW은 끝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유럽은 미국의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를 진행하고 있다.

불공정 관행을 금지하고 인수나 합병 계획을 EU 당국에 알리도록 하는 규정을 담은 '디지털 시장법'과 거대 온라인 기업의 플랫폼 악용이나 불법 콘텐츠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디지털 서비스법' 추진이 대표적 사례이다.

이들 법에는 거대 IT 기업의 규정 위반 시 매출의 10%까지 벌금을 부과하거나 사업 매각 명령을 할 수 있는 규정 등도 담겨있다.

조 바이든 새 행정부 들어 재검토가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 임기말, 중국 모바일 동영상 공유앱 '틱톡'(TikTok·중국명 더우인)과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의 퇴출 작업을 진행했었다.

지난달 틱톡, 위챗 등 중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59개에 대해 영구 금지조치를 한 인도는 현재는 트위터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페이스북은 호주 정부가 거대 디지털 플랫폼업체에 뉴스 콘텐츠 사용료를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추진하자 지난 17일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바탕 충돌한 바 있다.

결국 양측은 23일 협상을 타결, 뉴스 서비스 중단은 없던 일이 되면서 사태는 봉합됐다. 그리고 호주는 기존안 보다는 다소 후퇴했지만, 사실상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뉴스 콘텐츠 이용료를 지급하도록 법제화한 첫 국가로 남게 됐다.

그러나 페이스북측이 협상 타결을 발표하면서 미디어 대기업들에 의한 부당한 규제 프레임 구축 움직임에 계속 '저항'해 나가겠다고 언급하면서 추후 비슷한 갈등이 일어날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CNN은 이와 같은 영토별 합의가 보다 더 흔해진다면 전 세계적으로 연결되는 인터넷 대신 국가별 또는 지역별 경계에 의해 그 한계가 결정되는 서로 다른 인터넷들의 집합체 형태가 자리 잡게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른바 '스플린터넷' 현상의 가속화이다.

스플린터넷은 인터넷(internet)과 '쪼개지다'는 뜻의 '스플린터'(splinter)의 합성어로, 인터넷 속 세상이 쪼개지는 현상, 즉 전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을 정부가 국가 차원의 인터넷 망으로 한정하려는 움직임을 가리킨다.

중국이 별도의 인터넷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감시·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회자하기 시작한 개념이다.

특히 국수주의의 부상과 무역 분쟁, 그리고 일부 글로벌 IT기업의 시장 지배력에 대한 우려가 결합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당국들의 엄격한 '규제 위협'이 촉발돼왔다고 CNN은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은 글로벌 인터넷이라는 약속 위에 거대한 사업을 구축해온 IT 기업들 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서든 누구에 의해서든 같은 방식으로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의 건설이라는 개념 자체를 뒤엎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균열은 이제 막 점점 더 깊어지기 시작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스탠퍼드대 사이버 정책센터의 플랫폼 규제 프로그램 국장인 대프니 켈러는 "과거 일어났던 것보다 훨씬 더 강하게 인터넷을 파편화하는 국제적 경향이 있다고 정말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의 거대 IT 기업들은 중국과 북한과 같은 특이한 예외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반발 없이 전 세계에 자신들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한 개방성이 더는 당연시되는 '기정사실'이 아니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벌어진 호주 정부와 페이스북의 '싸움'은 IT기업과 정부간 충돌의 작은 일부분일 수 있지만, 향후 거대 IT 기업들을 통제하기 위한 보다 국제적인 시도가 모멘텀을 맞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CNN은 내다봤다.

실제 영국 정부도 소셜미디어에서의 뉴스 콘텐츠 이용과 관련한 새로운 규정을 공개할 예정이며 캐나다도 호주와 유사한 법을 만들 것이라고 지난주 밝힌 바 있다. 그 외에 다른 많은 나라도 소셜 미디어 기업들에 대한 유사한 대응 방안을 놓고 서로 논의하고 있다고 CNN이 전했다.

전 세계 수십억 사용자들에 대한 지속적 접근권에 의존하려는 IT 기업들과 시민 보호 및 온라인 주권이라는 이름으로 접근을 차단하려는 정부 간 충돌은 일종의 치킨 게임이 될 수 있다고 시난 아랄 MIT 교수는 지적했다.

아랄 교수는 스플린터넷 현상이 가속화할 경우 "궁극적으로는 모든 주요 국가 및 시장별로 별개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갖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며 이 경우 전 세계에 걸쳐 완전히 두 갈래로 쪼개지거나 분화한 정보 생태계를 갖게 될 것"이라며 지역이나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한 완전히 다른 정보, 그리고 실제상황에 대해 완전히 갈라진 세계관을 갖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사상 최악 해양 기름유출 피해

내장의 타르 묽게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

호흡기도 깨끗해져…완치에 1~2주 걸려

 

23일 이스라엘 자연·공원관리청 산하 국립 바다거북이 구조센터의 한 직원이 타르를 뒤집어쓴 채로 구조된 생후 6개월 푸른바다거북을 치료하고 있다.

 

사상 최악의 해양 기름유출 사건이 발생한 이스라엘에서 생사를 오가던 멸종 위기 거북이가 마요네즈를 먹고 건강을 회복하는 '기적'이 일어났다고 미국 ABC 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자연·공원관리청 산하 국립 바다거북이 구조센터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사이에 위치한 이스라엘 지중해 연안에서 멸종 위기종인 푸른바다거북이 11마리를 구조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달 초 이 지역에서 광범위한 타르 유출이 발생했으며, 해안 195㎞가 두꺼운 기름띠로 뒤덮여 오염됐다고 밝혔다. 이후 몸속에 검은 액체로 가득한 16.7m 길이 고래가 죽은 채 해변으로 떠밀려 오기도 했다.

이번에 직원들이 구조한 푸른바다거북들도 발견 당시 검은 타르를 몸 안팎으로 잔뜩 뒤집어쓰고 있었다.

센터의 가이 이브기 의료보조 담당은 "거북이들의 호흡기관 안과 바깥 부분이 모두 타르로 가득했다"고 전했다.

20일 한 바다거북이 해양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이스라엘 지중해변에서 타르를 뒤집어쓴 채 죽어 있다.[AP=연합뉴스]

숨이 꺼질 위기에 처했던 거북이들을 구하기 위해 직원들은 몸속에 가득 찬 독성물질을 제거할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타르를 씻어낼 창의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바로 마요네즈를 먹이는 것.

이브기는 "거북들에 마요네즈 등을 계속 먹였다. 그 덕분에 타르를 몸 밖으로 잘 배출해 깨끗하게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지 매체 하레츠에 따르면 직원들은 먼저 식물성 기름을 이용해 타르를 엷게 만든 뒤 마요네즈를 주입했다.

마요네즈는 위장과 소장에 들러붙은 타르를 더 묽게 만들어 몸 밖으로 배출시킴과 동시에 단백질과 같은 영양분을 공급, 거북이들의 회복을 도울 수 있었다.

푸른바다거북들이 야생으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완벽하게 회복하는 데에는 1∼2주 걸릴 예정이다.

현재 이스라엘 지중해변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로 자원봉사자 수천 명이 기름띠 제거 작업에 나섰지만, 완전히 제거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ABC는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한 선박이 기름을 유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정확한 유출 원인을 조사 중이다.

숭실대 기독교 통일지도자 훈련센터, 목회자 500명 조사 결과

 

    사진 숭실대 기독교통일지도자훈련센터 누리집 갈무리

 

기독교 목회자 대다수는 남북통일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숭실대 기독교 통일지도자 훈련센터는 24일 교내 벤처관에서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한국교회 통일 선교 사역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목사 500명 가운데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는 89.8%에 이르렀다.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는 답은 4.2%에 불과했다.

통일 방식으로는 ‘여건이 성숙하기를 기다려 점진적으로 통일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 6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가능한 빨리 통일되는 것이 좋다’(21.4%),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통일되는 것이 좋다’(10.4%), '현재대로가 좋다'’2.0%) 등의 순이었다.

통일이 되어야 하는 이유로는 ‘남북 간에 전쟁 위험을 없애기 위해’가 34.2%로 가장 많았다. ‘같은 민족이니까’(30.2%), ‘한국이 보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14.0%), ‘북한 주민도 잘살 수 있도록’(12.8%) 등의 답이 뒤를 이었다.

‘만약 통일되지 말아야 한다면, 그 이유를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남북 간 정치 체제의 차이’(34.2%)와 ‘통일 이후 생겨날 사회적 문제’(27.0%)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다.

통일 예상 시기로는 ‘10년 이내’라는 응답자가 33.8%로 가장 많았다. ‘20년 이내’는 31.4%, ‘30년 이내’는 15.2%였다. 비교적 가까운 시일로 볼 수 있는 ‘5년 이내’라는 답은 5.6%에 그쳤다.

북한에 대한 인식으로는 ‘협력·지원대상’이라는 답이 76.2%로 가장 많았다. 다만 ‘북한 정권이 앞으로 안정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58.2%가 동의하지 않았고, ‘북한 정권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한 응답자는 26.8%에 그쳤다.

응답자 중 현재 사역하는 교회에서 통일·북한선교에 관심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0.2%가 ‘관심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통일·북한선교를 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28.2%에 머물렀다.

가장 많이 꼽은 통일·북한선교 활동으로는 ‘통일·북한선교 사역을 하는 개인 혹은 단체 지원’(61.5%)이었다. 아울러 통일·북한선교 사역의 어려움으로는 ‘북한선교에 대한 정보 부족’(27.0%), ‘통일·북한선교 관심자 혹은 헌신자 부족’(19.9%), ‘교회 내 공감대 부족’(19.1%), ‘교회 내 이념 갈등’(16.3%)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8∼13일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목회자 5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현 기자

 

호수 실험으로 진화 압박 확인…“대어 포획 규제 필요”

 

북반구 고위도 지방에 널리 분포하는 포식 어종인 강꼬치고기. 자연과 달리 낚시는 더 크고 활동적인 개체를 솎아내는 선택 압력으로 작용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낚시꾼은 크고 힘 좋은 물고기를 노린다. 낚은 뒤 놓아주지 않는 방식의 낚시를 계속한다면 그 저수지의 물고기는 더 작고 소극적이어서 낚시에 잘 안 걸리는 형태와 습성으로 바뀔까.

실제로 과학자들이 작은 호수에서 자연 상태로 내버려두었을 때와 낚시를 했을 때 물고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여러 해에 걸쳐 조사했다. 또 물고기에 소형 원격추적장치를 매달아 행동 방식을 알아봤다.

크리스토퍼 몽크 독일 라이프니츠 담수 생태학 및 내수면 어업 연구소 박사 등 국제 연구진은 24일 과학저널 ‘미 국립학술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 이런 현장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연구자들은 “낚시는 기본적으로 더 크고 활동적인 개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물고기에게 우호적인 선택으로 작용한다”며 “낚시를 많이 한 곳에서는 더 작고 비활동적이며 소극적이고 낚시에 잘 안 걸리는 물고기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다윈의 진화론은 이른봄 잔털로 추위를 막는 야생화처럼 자연의 압력에 적응해 생물이 바뀌어 나간다고 설명한다. 잔털을 갖춘 야생화는 그렇지 않은 식물보다 자연의 선택을 받아 번성한다.

연구자들은 낚시도 자연의 선택과 비슷한 압력으로 작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에 나섰다. 독일 브란덴부르크의 면적 25㏊인 소형 호수에서 자연 선택과 낚시 선택의 차이를 4년 동안 조사했다.

낚시에 걸린 강꼬치고기를 건져내는 낚시꾼. 5년 동안의 현장 실험에서 낚시의 영향이 분명해졌다. 필립 차플라 제공

실험 대상은 북반구 고위도 지방에 널리 분포하는 포식 어종인 강꼬치고기였고 물고기의 유전자를 분석해 어떤 물고기가 얼마나 많은 자손을 남겼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자연은 예상대로 더 크고 대담한 물고기를 선택해 이들이 더 많은 자손을 남겼다. 나이가 많아 덩치가 클수록, 더 활동적이어서 많이 돌아다니는 물고기일수록 성공적으로 번식했다.

반대로 가짜 미끼에 덤벼들어 낚시에 자주 걸린 물고기는 주로 큰 개체였다. 살아남는 것은 주로 작은 물고기이니 낚시는 작고 소심한 물고기를 선택한 셈이다. 몽크 박사는 “큰 강꼬치고기일수록 새끼를 많이 낳으니 자연 선택은 크게 성장하는 쪽을 향한다. 그러나 낚시는 정반대 쪽으로 작용해 작게 머무는 개체를 선호한다”고 이 연구소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연구자들은 낚시가 진화론의 선택 압력으로 작용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낚시는 물고기의 생존율을 떨어뜨리므로 일찍 성적으로 성숙하는 것이 유리해진다. 성장에 투자해 몸집을 키우는 것보다 조숙해 번식을 서두르는 쪽이 유전자를 후손에 남기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 느리게 성장하는 것도 유력한 전략이 된다.”

낚시는 물고기의 크기뿐 아니라 행동 양식에도 선택 압력을 끼친다. 물고기의 행동을 원격추적한 결과 공격적인 물고기일수록 가짜 미끼를 삼킬 가능성이 컸고 더 많이 돌아다니는 물고기일수록 한 자리에 붙박여 있는 개체보다 낚시를 무는 일이 잦았다.

같은 크기의 물고기라도 덜 활발한 개체일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커졌다. 연구자들은 “행동 형질은 일부 유전되기 때문에 낚시는 물고기 집단을 더 소극적이고 덜 활동적이며 결국 점점 잡기 힘들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현상은 나아가 “어획량이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우리가 모르는 생태적 결과를 빚을 수도 있다”고 연구에 참여한 로베르트 아를링하우스 훔볼트대 교수는 말했다.

낚시 압력이 전반적인 어족 자원의 쇠퇴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자들은 “전통적인 최소 체장 기준만으로는 안 된다”며 “일정 크기 이하뿐 아니라 일정 크기 이상의 큰 물고기 포획도 규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더 근본적인 대책으로 낚시 제한, 허용 수역 순환, 낚시에 취약한 행동 양식의 물고기가 숨을 수 있는 보호구역 설정 등을 제안했다. 조홍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