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현지 체류 한국인 341명”

“안전 대피 · 철수 위해 모든 외교적 수단 강구”

 

 우크라이나 여행경보 조정 현황. 외교부 제공

 

미국을 포함한 나토와 러시아 사이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을 13일 0시부터 ‘여행금지’ 지역을 지정한다고 정부가 발표했다.

 

외교부는 11일 “한국시각으로 13일 오전 0시(현지시각 12일 오후 5시)부터 우크라이나 모든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긴급 발령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급격한 현지 상황 악화에 대비한 정부 차원의 예방적 조처”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현지 체류 중인 우리 국민께서는 가용한 항공편 등을 이용해 안전한 제3국 또는 우리나라로 긴급 철수해 주시고, 우크라이나로 여행 예정인 국민들께서는 여행 계획을 취소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행금지 경보가 발령됐는데도 현지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여권법 등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외교부는 “현지 체류 우리 국민(11일 기준)은 공관원을 포함해 341명”이라며 “정부는 현지 체류 우리 국민의 안전한 대피·철수를 위해 가용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최종문 2차관을 단장으로 관련 실국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지 체류 한국인이 인접국으로 대피해야 하는 상황 등을 염두에 두고 동포사회와 사전 협의를 하는 한편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와 서부 르비브, 남부 오데사 등에 4곳의 장소를 긴급대피 집결지로도 지정하는 등 유사시 상황을 대비해 왔다. 국방부도 유사시 재외국민 이송을 위해 군 자산 지원이 필요할 경우 적시에 투입할 수 있도록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부는 1월25일까지 우크라이나 25개 지역·주 가운데 수도 키예프를 포함해 15개 지역을 여행경보 3단계(출국권고) 대상 지역으로 지정했는데, 보름여 만에 경보 단계를 ‘여행 금지’로 높이고 대상 지역을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에는 삼성전자·엘지(LG)전자·포스코·현대로템 등 13개 기업이 진출해 있다. 현지 체류 한국인은 애초 키예프를 중심으로 600명 가까이 됐는데, 정부와 현지 동포사회의 소통을 통해 300명대까지 꾸준히 줄어왔다. 이제훈 기자

NYT 기자 곧 발간할 책 통해 주장

“검증 안 된 말로 사실 아닐 것”

 

2019년 6월30일 판문점에서 전격 회동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퇴임 뒤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측근들에게 말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뉴욕타임스> 기자 매기 하버만은 트럼프가 김 위원장은 퇴임 뒤에도 자신이 접촉을 유지하는 유일한 외국 지도자라고 측근들에게 말해왔다는 주장을 내놓았다고 미국 <시엔엔>(CNN) 방송이 10일 전했다. 이런 하버만의 주장은 곧 발간될 그의 책 <사기꾼>에 담긴 내용이다. 하버만은 트럼프의 이런 주장은 검증할 수 없고, 아마 사실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하버만은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아는대로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의) 이 관계에 집착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김정은과 일종의 서신 교환이나 논의를 유지해 오고 있다고 말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하버만은 “그가 말하는 것과 실제로 일어나는 것은 언제나 일치하지 않는다”며 트럼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고 시사했다.

 

하버먼은 트럼프 전 대통령 사저 사무실에 김 위원장의 사진이 걸려 있다며 “이는 그에게 매우 중요한 관계였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사무실에 걸린 김 위원장의 사진은 2019년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 때 사진이다.

 

트럼프는 재직 중인 2018년 북미정상회담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과 서신을 교환하며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재직 중이나 퇴임 뒤에도 자신과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 등이 없었다면,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했을 것이라며 자신의 최고 외교업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 ‘러브 레터’로 불리는 서신을 27통이나 교환했다. 트럼프는 이 서신을 포함한 재직 때의 문서 15박스를 퇴임 뒤에 사저로 가져갔다. 이에 국립문서보관소가 이 문서들의 반환을 명령하고 회수했다.

 

1799년에 제정된 미국의 로간법은 일반 시민이 당국의 허가 없이는 외국 정부와 협상을 금지하고 있다. 미 국무부와 백악관은 트럼프가 김 위원장과 계속 연락한다는 보도에 대해 논평이나 확인을 거부했다. 트럼프 쪽 역시 확인을 않고 있다.

 

한편, 하버만은 트럼프가 재직 중에 비밀문서들을 화장실 변기에 버려 막히는 소동이 자주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 주장에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정의길 기자

“집권 시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 윤석열에 사과 요구

“정치보복 공언하는 후보는 헌정사상 처음…국민 모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문재인 정권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나타내며 사과를 요구한 것과 발을 맞춘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보복 공언하는 대선후보는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은 정치보복 아닌 위기극복 경제회복에 주력할 때”라며 “국민께 사과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도자의 무능과 사감은 국민에겐 죄악”이라며 “보복과 분열이 아니라 위기극복과 민생경제 살리기에 힘 모을 때”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무능한 복수자가 아니라, 위기에 강한 통합대통령,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검찰책임자로서 눈감았던 적폐가 있다는 의미든, 없는 적폐 조작하겠다는 뜻이든 모두 심각한 문제이고 국민모독”이라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4년 중임제 개헌…임기내 전국민 100만원 기본소득"

선대위, 10대 공약 발표…청년 기본대출·기본저축 등도 포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1일 주요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과 임기내 연 100만원의 전 국민 기본소득 지급 추진 등을 내걸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10대 공약'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10대 공약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정치와 사법개혁'이라는 주제로 "생명권 등 새로운 기본권 명문화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하고 일하는 국회,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수사 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고 국민 중심의 재판·법률 조력 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후보가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식적인 대선 공약으로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이 후보는 그간 4년 중임제에 찬성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권력구조 개헌은 어렵다며 합의 가능한 이슈부터 점진적으로 개헌하자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 밖에도 선대위는 '경제적 기본권 보장과 청년기회국가 건설'을 주제로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의 공론화를 거쳐 국민 의사를 수렴, 연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내 연 100만원으로 확대하는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2030 세대 청년부터 최대 1천만원을 저리로 대출해 주는 기본대출과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기본저축을 도입하고, 다양한 유형의 기본주택 14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생애 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청년에게는 신규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다.

 

'신경제, 세계 5강의 종합국력 달성'을 주제로 하는 경제 공약으로는 산업혁신을 통한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과 에너지 고속도로 등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의 완전극복 및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 메가시티 및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이 포함된 균형발전 추진, 스마트 강군 건설과 실용외교 등도 주요 공약에 포함됐다.

 

한국노총 지지 얻은 이재명, 140만 ‘조직표 결집’ 사활

“친노동 행보가 반기업 행보로 이어지진 않을 것”

 대한약사회·식품위생단체연합 등 5곳과도 정책협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노동 정책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한국노총과 정책협약을 맺으며 “13살 소년공이 긴 고개를 넘고 높은 산을 넘어서 드디어 노동존중 세상을 만드는 초입까지 왔다”며 자신의 노동자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을 시작으로 조직표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빌딩에서 열린 노동정책협약식에 참석해 “노동은 세상의 중심이고, 역사발전의 중심”이라며 “노동존중 세상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것이지만, 현실에선 그러지 못하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친노동 행보가 반기업 행보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제가 노동자 출신이고 노동존중 사회를 주장하다 보니까 일부에서 반기업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며 “친노동이 친경제이고 친기업이다. 노동자가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고 말했다. 노동자와 기업가가 대립하지 않는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이 후보를 공식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한국노총은 협약 이행의 전제조건인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조직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한국노총의 조직적 결정은 2500만명의 전체 노동자 선택과 다르지 않다”며 힘을 보탰다. 이 후보와 한국노총은 이날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 △사각지대에 방치된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와 조직화를 위한 플랫폼노동공제회, 노동회의소 제도 도입 △주 4일제 또는 주 35시간제를 선도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등 12개 정책과제를 추진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대한약사회·식품위생단체연합 등 5개 직능단체와 연쇄 간담회를 열고 정책협약을 맺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정책협약은 해당 직능단체의 조직표와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식물 대통령으로 죽은 듯 있나”…문 대통령, 윤석열에 강경

 

직접 적어온 메모 읽으며 ‘작심 발언’ 꺼내

“총장 때 적폐 있어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윤석열 후보 발언 사과 않자 직접 대응 나선 듯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립준비청년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이례적으로 “강력한 분노”를 언급하며 초강경 대응에 나선 데는 박근혜 정부의 적폐청산을 내걸고 들어선 문재인 정부의 정체성을 전면 부정당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윤 후보가 전날 공개된 인터뷰에서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서 얼마나 많은 범죄를 저질렀나”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문 대통령이 크게 분노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검찰을 이용하지도, 검찰에 관여하지도 않았다’는 자부심을 윤 후보가 부정하면서 문 대통령이 ‘모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참모회의에서 언론 기사들을 확인하던 중 직접 적어온 메모를 꺼내 ‘작심 발언’을 읽어내렸다고 한다. “중앙지검장, 검찰총장 재직 때에는 이 정부의 적폐를 있는 데도 못 본 척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 대답해야 한다”며 윤 후보를 향한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동안 대선 개입 논란 등을 우려해 윤석열 후보나 검찰 개혁 관련 언급을 하지 않았던 문 대통령이 “적폐” “기획사정” 등의 표현을 써가며 야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윤 후보의 인터뷰를 거듭 확인하고는, 이 내용이 청와대가 밝힌 “매우 부적절하고 불쾌하다”는 차원을 넘어 ‘선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촛불광장에서 ‘개혁임무’를 부여받은 정부이고, 특히 검찰 개혁과 검찰의 독립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는 자부심이 있다”며 “그런데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니 부적절한 수준을 넘었다고 본 것”이라고 전했다. 이른바 ‘적폐’라는 윤 후보의 발언도 문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해석이다.

 

특히 보장된 검찰총장 임기도 채우지도 않고 대선 출마를 위해 박차고 나간 윤 후보가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력한 문재인 정부를 폄하한 것에 대해 강한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청와대 출신의 한 여당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나가고 권한을 누렸던 사람인데 이제 와서 적폐청산을 하겠다는 게 앞뒤가 안 맞는다”며 “본인이 중앙지검장, 검찰총장할 때 뭔가 안 했으면 그게 직무유기이고, 적폐를 눈감았으면 정치검찰이다. 그러니 대통령이 보기엔 황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 중립 위반”이라는 야당의 주장에도 강경한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 후보가 대통령을 겨냥해서 한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이 반론권을 행사한 것인데, 거기에 대해서 선거 개입이라고 하면 식물 대통령으로 죽은 듯이 직무 정지 상태로 있어야 되냐”고 맞받았고, “허위 정보를 바로잡는게 정치적 중립이라고 답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윤 후보의 인터뷰 발언 중) 정권 초기 적폐청산이 문 대통령의 지령을 받아 정치보복을 한 것이 아니라는 대목이 있다. 그동안 야당은 적폐수사를 대통령이 주도했다고 공격했는데 사실이 아니었던 것”이라며 "대대적 적폐수사를 한 게 오롯이 윤 후보 본인이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해 준 셈”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윤 후보가 ‘보복 수사’를 시사한 것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 ‘정치 보복’으로 정치를 후퇴시킨다는 점에서 강한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정치 검찰의 기획수사로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이 벌어졌다는 문제의식이 있는 상황에서, 검찰 출신의 윤 후보가 “적폐 수사”를 언급한 것이 발화 지점이 됐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없는 적폐를 기획사정으로 만들어 내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한 것도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 측근이었던 윤건영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월성원전수사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 이름이 세번 등장하고, 대통령이란 명칭이 40여차례나 등장하는 것으로 안다”며 윤 후보가 언급한 적폐청산 수사는 바로 문 대통령을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의도와는 상관 없이 대선에 미칠 영향은 불가피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율이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에선 윤 후보의 이번 발언을 계기로 이른바 ‘집토끼’가 결집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보복 정치를 막기 위해 내부가 결집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건으로 4~5%포인트는 (지지율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도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윤 후보 얘기를 듣고 화가 안 나겠냐”며 “지지자들 입장에서 대통령을 지켜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완 서영지 기자

 

유인태 “윤석열, 표 떨어지는 소리…원고 없으면 실언하는 정치 초짜”

 “자기가 총장, 요직에 있었으면서 그게 무슨 소리인지 도대체 납득이 안가”

윤건영 “공개적 정치보복 선언…검찰총수인 걸로 착각”

 

윤석열 후보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10일 ‘집권 시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 수사를 하겠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발언을 두고 “선거를 얼마 앞두고 표 떨어지는 소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에 출연해 “옛날에 ‘전두환이 정치는 잘 했다’는 소리처럼 이번에도 비슷한 실언을 한 것”이라며 “윤 후보한테는 언제나 정치 초짜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정권이 검찰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도 “자기가 (검찰) 총장, 요직에 있었으면서 그게 무슨 소리인지 도대체 납득이 안 간다”며 “원고 없이 하면, 언제고 저렇게 실언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초짜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 출연해 “죄도 없는 현직 대통령을 사실상 수사하겠다고 공언한 셈”이라며 윤 후보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공개적인 정치보복 선언이다. 역대 대선에서 유례가 없던 초유의 사건”이라며 “심지어 뭐가 잘못이 있는지, (무엇을) 수사하겠다는 근거도 없고, 이유도 없는 무조건 수사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극복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대통령에 대해서 적폐라고 규정하는 것 자체도 온당치 않고, 자기가 권력기관, 수사기관인 검찰의 총수, 수장인 걸로 착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 “검찰출신 대통령이 되면 (전직) 대통령이 죄가 생기는 그런 형국이 된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