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시 문재인 정권 적폐수사”  윤석열에 사과 요구

“정치보복 공언하는 후보는 헌정사상 처음…국민 모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문재인 정권의 적폐를 수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향해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나타내며 사과를 요구한 것과 발을 맞춘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정치보복 공언하는 대선후보는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후보는 “지금은 정치보복 아닌 위기극복 경제회복에 주력할 때”라며 “국민께 사과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후보는 “지도자의 무능과 사감은 국민에겐 죄악”이라며 “보복과 분열이 아니라 위기극복과 민생경제 살리기에 힘 모을 때”라고 했다. 이 후보는 “지금 대한민국에는 무능한 복수자가 아니라, 위기에 강한 통합대통령,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며 “지금은 대통령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검찰책임자로서 눈감았던 적폐가 있다는 의미든, 없는 적폐 조작하겠다는 뜻이든 모두 심각한 문제이고 국민모독”이라고 덧붙였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4년 중임제 개헌…임기내 전국민 100만원 기본소득"

선대위, 10대 공약 발표…청년 기본대출·기본저축 등도 포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11일 주요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개헌과 임기내 연 100만원의 전 국민 기본소득 지급 추진 등을 내걸었다.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10대 공약'을 중앙선관위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10대 공약 가운데 '민주사회를 위한 정치와 사법개혁'이라는 주제로 "생명권 등 새로운 기본권 명문화와 대통령 4년 중임제 등 개헌을 추진하고 일하는 국회,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수사 과정에서 국민의 인권보호를 강화하고 국민 중심의 재판·법률 조력 서비스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후보가 4년 중임제 개헌을 공식적인 대선 공약으로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이 후보는 그간 4년 중임제에 찬성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권력구조 개헌은 어렵다며 합의 가능한 이슈부터 점진적으로 개헌하자는 입장을 밝혀 왔다.

 

이 밖에도 선대위는 '경제적 기본권 보장과 청년기회국가 건설'을 주제로 대통령 직속 기본소득위원회의 공론화를 거쳐 국민 의사를 수렴, 연 25만원으로 시작해 임기 내 연 100만원으로 확대하는 전 국민 보편기본소득 지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2030 세대 청년부터 최대 1천만원을 저리로 대출해 주는 기본대출과 예금 금리보다 높은 기본저축을 도입하고, 다양한 유형의 기본주택 14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생애 최초 주택을 구입하는 청년에게는 신규 물량의 30%를 우선 배정하겠다고 했다.

 

'신경제, 세계 5강의 종합국력 달성'을 주제로 하는 경제 공약으로는 산업혁신을 통한 수출 1조 달러, 국민소득 5만 달러 달성과 에너지 고속도로 등 인프라 구축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코로나 팬데믹의 완전극복 및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완전한 지원, 메가시티 및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이 포함된 균형발전 추진, 스마트 강군 건설과 실용외교 등도 주요 공약에 포함됐다.

 

한국노총 지지 얻은 이재명, 140만 ‘조직표 결집’ 사활

 “친노동 행보가 반기업 행보로 이어지진 않을 것”

  대한약사회 · 식품위생단체연합 등 5곳과도 정책협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노동 정책 협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한국노총과 정책협약을 맺으며 “13살 소년공이 긴 고개를 넘고 높은 산을 넘어서 드디어 노동존중 세상을 만드는 초입까지 왔다”며 자신의 노동자 정체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한국노총과의 정책협약을 시작으로 조직표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빌딩에서 열린 노동정책협약식에 참석해 “노동은 세상의 중심이고, 역사발전의 중심”이라며 “노동존중 세상은 우리 모두가 꿈꾸는 것이지만, 현실에선 그러지 못하는 게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의 친노동 행보가 반기업 행보로 이어지진 않을 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제가 노동자 출신이고 노동존중 사회를 주장하다 보니까 일부에서 반기업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며 “친노동이 친경제이고 친기업이다. 노동자가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고 말했다. 노동자와 기업가가 대립하지 않는 경제구조를 만들겠다는 얘기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이 후보를 공식 지지하기로 결정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한국노총은 협약 이행의 전제조건인 이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든 조직적 역량을 결집하겠다”며 “한국노총의 조직적 결정은 2500만명의 전체 노동자 선택과 다르지 않다”며 힘을 보탰다. 이 후보와 한국노총은 이날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 △사각지대에 방치된 취약계층 노동자 보호와 조직화를 위한 플랫폼노동공제회, 노동회의소 제도 도입 △주 4일제 또는 주 35시간제를 선도적으로 실시하는 기업에 인센티브 제공 등 12개 정책과제를 추진한다는 협약을 맺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대한약사회·식품위생단체연합 등 5개 직능단체와 연쇄 간담회를 열고 정책협약을 맺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정책협약은 해당 직능단체의 조직표와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디지털 성범죄, 남녀대립 아닌 인권문제로 접근을”

“‘피해자=여성’ 선입견에 남녀갈등 접근도…피해자 30% 남성”

“여성 일상적 불안, 남성과 완전히 달라…다른 현실 인지 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오전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남녀가 아니라 인간의 기본적 인권이라는 측면에서 접근해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마포구 민주당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회에 참석해 “여성들이 가지는 불안감과 남성들이 인지하는 불안감은 완전 다르다. 여성의 안심 귀가길 지원사업,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많이 설치하는 사업 등에 대해 남성 일부나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현실에 대한 인지가 중요하고 상대가 큰 고통을 입는 사실을 규범화하고 알려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2030 여성들이 불안을 느끼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다만 이 문제를 남녀 대립적 문제로 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통계적으로 보면 디지털 성범죄는 일반적 인식과 다르게 남성 피해자가 상당히 많다. 피해자의 30%가 남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자라고 하면 여성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고, 그 오해 때문에 일부에서 남녀 간의 갈등 사안처럼 접근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며 “인권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소중한 것이고, 인간의 내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성 착취물 문제는 방치하면 극단적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나타나는 등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이는 2030 여성들의 표심을 끌어들이면서도 ‘이대남(20대 남성)’ 이탈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행사는 엔(n)번방 사건을 공론화한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의 박지현씨와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박씨는 민주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디지털 성범죄 근절 특별위원장으로 합류했다. 이 후보는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국제공조수사가 더 원활해져야 한다는 박씨의 제안에는 “정부기관이 여기에 역량 투입을 잘 안 하는 판단을 바꿔야 하고, 수사 역량을 보강하는 게 중요하다”며 “국가책임을 강화해서 성 착취물 유통을 원천 봉쇄하고, 발각되면 엄청난 제재를 가하고, 강도·절도 사건에 준하거나 그 이상의 중범죄임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이낙연, 선대위 기강 잡고 친문·호남 결집…“겸허한 사과 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이낙연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9일 이재명 대선후보 선대위 사령탑으로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기강 잡기’에 나섰다.이 위원장을 전면에 내세운 선거전략이 친문·호남 부동층 결집을 끌어낼지 주목된다.

 

이 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할 언동이 나오지 않도록 극도로 자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과잉의전 사건 해명 과정에서 제보자를 공격하거나 “나도 아플 때 비서가 약을 사다 준다”는 등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발언으로 일을 키워선 안 된다는 취지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총괄선대위원장이 한 말을 무겁게 받아서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개혁 보수층, 친문 유권자들,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 등 총 3개 그룹에 동시다발적으로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이 후보가 김종인·이상돈·윤여준 등 개혁보수 성향의 원로들을 잇따라 만나며 ‘국민통합’ 행보를 했다면, 전날 한국노총의 이 후보 지지 선언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우 본부장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이 후보에게 마음이 열려 있지 않은 분들에게 접근하는 것은 이 총괄선대위원장이 담당해주시는 것”이라며 “앞으로 추가적으로 과거 친문 진영이라고 불렸던 분들의 연쇄 활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괄선대위원장과 선대위 상임고문을 맡고 있는 정세균 전 총리도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우 본부장은 “과거 대선에서도 김대중 후보, 문재인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보다 실제 득표율이 높았고, 지금 점검해보면 이 후보 지지율이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이제 이 총괄선대위원장과 후보의 후속 노력으로 지금보다 (호남이) 더 마음을 열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세균 대표도 곧 찾아뵐 계획인데 (정 전 총리는) 전북에서 주되게 선거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전달받았다”고 했다. 이어 “후보가 이쪽 지역으로 갈 때는 정 전 대표나 이 총괄선대위원장 두 분은 다른 지역으로 해서 전방위로 (선거운동을) 하는 방식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하얀 기자

남자 1500m 결승에 한국 선수 3명 전원 진출

황대헌, ‘완벽한 승리’로 금메달 거머쥐며 설욕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황대헌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쇼트트랙은 역시 한국이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남자 1000m 준결승에서의 편파 판정 설움을 털고 제 실력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한국은 9일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이 7일 실격의 아픔을 딛고 1500m 금메달을 따내며 쇼트트랙 강국임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반면 중국은 단 한 명도 결승조차 올려보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을 가득 채운 중국 관중은 일제히 침묵했고, 대한체육회 관계자를 비롯해 태극기를 든 한국 관중은 뜨거운 함성을 보냈다. 베이징을 잠재우는 시원한 질주였다.

 

황대헌은 이날 중국 베이징 서우두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09초219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이다.

 

빙판 위의 한국은 강했다. 7일 충격의 페널티 탈락과 부상까지 겪으며 흔들릴 법도 했지만, 더욱 강해져서 돌아온 듯 보였다. 8일 열린 훈련에서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경기가 더 있지 않나. 더 잘 먹고 잘 잤다”(황대헌) “지난 일이니까 다 털어버렸다”(이준서)고 말하던 여유에는 어떤 과장도 없었다. 그야말로 실력으로 한국 쇼트트랙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특히 이날 한국은 1500m 준준결승에 나선 황대헌, 이준서(22·한국체대), 박장혁(24·스포츠토토)이 모두 결승에 오르는 괴력을 과시했다. 이준서는 5위(2분09초622), 박장혁이 7위(2분10초176)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남자 1500m에 3명이 출전했지만 아무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쑨룽과 장톈이는 준준결승에서 하위권에 머무르며 일찌감치 탈락했고, 이번 대회 혼성계주 2000m와 남자 10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런쯔웨이는 준결승에서 반칙을 범해 실격했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 건 뛰어난 실력에 기반한 강한 정신력 덕분이다. 전날 훈련에 나선 황대헌은 “결과는 아쉽지만, 어찌 됐든 계속 이 벽을 두들겨서 돌파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또 이날 작전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 한국말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며 위트를 보이기도 했다. 중국 대표팀엔 김선태 감독을 비롯해 안현수(빅토르 안) 기술코치가 코치진으로 있다.

 

박장혁의 부상 투혼도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웠다. 박장혁은 7일 1000m 경기 때 왼쪽 손을 11바늘이나 꿰매야 할 정도로 크게 다쳐 기권을 했다. 하지만 이틀 만에 다시 빙판 위에 올라 좋은 성적을 거뒀다.

 

쇼트트랙 남자팀은 이제 11일 열릴 남자 500m 예선과 5000m 계주 등을 남겨두고 있다. 500m는 황대헌이 2018 평창겨울올림픽 때 깜짝 은메달을 선물했던 종목이고, 5000m 계주는 자존심을 걸고 총력전을 벌일 전망이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역시 최민정! 딱 ‘반 바퀴’ 만에 계주 3000m 승부 뒤집었다

3000m 반 바퀴 남기고 추월해 2위... 13일 결승서 올림픽 3연패 도전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최민정이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계주 3000m 준결승에서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역시 최민정이었다. 막판 폭발적인 스퍼트를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2위로 골인해 결승행을 확정한 순간은 통렬했다.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최민정(24·성남시청), 김아랑(27·고양시청), 이유빈(21·연세대), 서휘민(20·고려대)이 9일 베이징 서우두(수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여자계주 3000m 준결승 2조에서 2위로 통과하면서 결선에 진출했다. 한국은 역대 8차례 여자계주에서 6번 우승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3연패에 도전한다.

 

한국은 이날 캐나다, 미국,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등과 2조에서 경쟁했다. 첫 주자는 맏언니 김아랑이었다. 출발부터 3위권에 포진한 김아랑은 한 바퀴를 돌면서 최민정과 교대했다. 최민정은 상대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서서히 예열했고, 이어 다음 순번인 이유빈에게 주행을 넘겼다. 마지막 주자는 서휘민.

 

9일 오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계주 3000m 준결승 2조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이 결승진출에 성공한 뒤 안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순번으로 질주하던 한국은 두번째 턴에서 이유빈이 속도를 내며 2위권으로 진입했고, 계속 선두를 달리던 캐나다와 간격을 유지하면서 추월을 노렸다. 하지만 캐나다는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고, 뒤의 러시아올림픽위원회와 미국의 추격도 강화됐다. 한국은 막판 1위 캐나다를 추격하는 듯했으나, 마지막에 김아랑이 최종주자 최민정에게 바턴을 넘기면서 3위로 밀리는 등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최민정은 마지막 두 바퀴를 책임진 최종 주자답게 폭발적으로 질주했고, 결국 결승선을 반 바퀴 남겨둔 시점에서 총알처럼 파고들며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막판 스퍼트 능력이 가른 2위 진입이었다.

 

한국은 간판 심석희가 징계를 받아 출전하지 못하면서 온전한 전력이 아니었다. 하지만 끈끈한 팀 호흡과 최선의 노력으로 값진 결승 진출을 일궈냈다.

 

한국은 13일 결선에서 네덜란드, 중국, 캐나다와 대결한다.

 

한편 여자 1000m에서는 최민정과 이유빈이 준준결승에 진출했다. 김아랑은 아쉽게 탈락했다. 김창금 기자

베이징올림픽 개막식 ‘한복 논란’ 관련

외교 당국자 “중, 문화 원류 문제와 무관 입장 밝혀”

 

지난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한 명으로 출연했다. 연합뉴스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의 ‘한복 논란’과 관련해 중국 쪽은 “한복이 한국과 한민족 고유의 전통 문화라는 명백한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한-중 외교 당국 사이 소통 과정에서 밝힌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중국 쪽은 한-중 외교 당국 사이 소통 과정에서 “개막식 공연에는 조선족 등 중국 내 여러 소수 민족이 각자의 전통 복장을 그대로 착용하고 출연한 것으로 한국이 문화적으로 특별히 우려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이런 견해를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외교 당국은 중국 쪽에 여러 적절한 경로를 통해 다방면으로 (개막식 한복 논란과 관련한) 국내의 관심과 입장을 정확하게 전달했다”며 “중국 쪽도 한국 내 여론 동향을 잘 알고 있다며 개막식 공연은 문화 원류 문제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외교부는 중국 쪽에 특히 고유한 문화에 대한 존중과 문화적 다양성에 기초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전달해오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훈 기자

FT, 프랑스 관리 말 인용해 보도

“새 군사 조처도 취하지 않기로”

 공동 기자회견에서 직접 언급은 없어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7일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모스크바/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러시아와 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 철수’ 등 위기 종식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 행동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7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한 대면 회담에서 향후 새 군사 조처를 취하지 않고 벨라루스에 파견한 수천여명의 군 병력도 애초 예정된 훈련 뒤 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프랑스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이 언급을 이행하게 되면, 러시아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접경 지대에 10만명 이상의 병력을 집결하면서 조성된 우크라이나 위기는 해결 쪽으로 방향을 틀 수 있다. 하지만 신문은 이 같은 조처를 취하는 대가로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에 지불해야 하는 대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이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다.

 

푸틴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7일 저녁 식사를 겸한 6시간의 장시간 회담을 하고, 자정을 넘겨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마크롱 대통령이 제시한 몇몇 제안은 현실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수많은 그의 생각들과 제안들을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우리의 진전된 공동 조처들의 기초를 만드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가 우려하는 핵심 안보 사안들을 여전히 간과하고 있다고 언급하는 것을 잊진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이 우리의 안보 사안들을 그냥 간과해버려, 마치 우리가 이런 질문들을 제기하지 않은 것 같은 인상”이라면서도 “이것이 대화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의 대답과 비전을 만들어서, 워싱턴과 브뤼셀에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도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향후 며칠간이 매우 중요하다”며 “쉽지는 않겠지만, 다 함께 결과를 얻어낼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8일엔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뒤 다시 푸틴 대통령과 전화 회담을 하기로 했다. 이날 회담은 지난해 11월 우크라이나 위기가 시작된 뒤 러시아와 서구 정상 사이에 이뤄진 첫 대면회담이다.

 

같은 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워싱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에 대한 두 나라의 “완벽한 단결”을 강조했다. 숄츠 총리는 회담 뒤 바이든 대통령과 기자회견에 나서 “미국 친구들에게 우리는 단결할 것이라는 점을 말해둔다. 우리는 모든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독일은 완전히, 전적으로, 완벽하게 믿을 만하다”며 러시아에 대응하는 양국의 공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 유력한 대러 제재 수단으로 내건 노르트스트림2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에 대해선 여전히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가 침공한다면 파이프라인의 “플러그를 뽑겠냐”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즉답을 피한 채 “우리(미·독)는 완벽하게 단결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조처들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하는 데 그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