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욕 한인연합교회(담임 염웅 목사: 255 Finch Ave. W.)가 한인 동포, 특별히 시니어들을 위해 이번 가을에 문화 강좌를 개설해 진행한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지도할 문화강좌는 스마트폰(디지털 보안, 앱활용 등)과 하모니카(구조 및 관리, 연주법 등), 라인댄스(자세교정, 치매예방 등), 한국음악(민요, 판소리 발성법 창법 ) 등 4개 과목으로 9월20일부터 11월8일까지 8주 동안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과목별로 1시간 씩 강의한다.
과목별 강사는 스마트폰 활용방법은 유홍선 성인장애인공동체 전 회장, 하모니카 박성재 목사, 라인댄스는 제시카 리, 한국음악은 이상아 강사가 각각 지도한다.
신청은 9월16일(토)까지 받아 마감하며 선착순 최대 15명씩이다.
수강료는 시간(1주)당 $10로, 8주간 $80이다. 노스욕 연합교회는 우선 예산 문제로 실비 기준 수강료를 받지만, 이후에는 정부와 교단 지원 등을 통해 참여자 부담 없이 양질의 강좌를 제공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교회는 또 이번 강좌는 시니어들이 실생활에 활용하기를 원하는 실용적인 과목들을 중심으로 개설한 것이라면서 교회 위치도 노스욕 한인 밀집지에 가깝고 접근성이 좋아 편리한 점 등을 감안해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며, 한인 시니어들의 취미생활에 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역사 무시, 오염수 무시 … 윤 끌어내려야 국민 살아" 홍범도 흉상 철거…"독립 잊으면 육군은 자위대 2중대" 여의도 교사 20만 운집 "윤석열 교사탄압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2. 연합뉴스
윤석열 정권이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를 사실상 용인한 데 이어 독립 영웅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추진하자 시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시민들은 윤 대통령에 대해 '매국노' '매판세력'라고 칭하며 정권 퇴진, 탄핵을 촉구했다.
2일 오후 4시 서울시청 광장 부근 세종대로에서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과 더불어민주당·진보당·기본소득당 주최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 용인 윤석열 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집회에 참가한 시민 5만 명(주최 측 추산)은 "일본정부 대변하는 윤석열 정부 규탄한다" "일본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라" "윤석열 정부는 일본을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즉각 중단하라"등의 구호를 외쳤다.
한국수산업경영인 중앙연합회 완도지부 김삼호 수석부회장은 연단에 올라 "대통령이 역사도 무시, 오염수도 무시, 민생도 무시, 수산업도 무시하고 '각자도생'하라 한다"며 "왕이라 칭하는 사람을 용산에서 끌어내려야 한다. 그래야 어민도 살고, 국민도 살며 이 나라도 구해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국민들이 무서우면 지금이라도 기시다한테 전화해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중단하라고 말하라"며 "그리고 국민 앞에 머리를 숙여 죄송하다고, 용서해달라고 하라"고 외쳤다.
전국먹거리연대 권종탁 집행위원장은 "110여 년 전 국민의 안전과 국가의 자존심을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안위와 부귀영화를 위해 나라를 팔아먹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매국노 매판세력이라 부른다"며 "핵 오염수로부터 국민 건강과 안전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도 없이 오히려 국민저항을 탄압하고, 일본 해양투기를 대변하는 이 윤석열 정부야말로 매국노이고 매판세력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중단·윤석열정부 규탄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9.2
야3당 대표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는 "핵 오염수 방출이 우리와 다음 세대에 어떤 영향 미칠지 밝혀진 게 하나도 없으니까 너무나도 불안하다 하는데, (정부는) 국민들이 선동됐다고 이야기한다. 심지어 대통령은 그런 국민들과 싸우겠다 선언까지 했다"며 "어느 나라 대통령이 공공연하게 국민과 싸우겠다고 말하나. 그게 제대로 된 대통령이냐"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정권, 국민을 조롱하는 정권, 심지어 국민과 싸우겠다는 정권, 우리 국민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진보당 강성희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은 방류 반대라는 말을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고 있다. 도리어 이제는 일본 각료도 이야기하지 않는 핵 오염수를 처리수로 변경하겠다고 한다. 이뿐인가.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철거하면서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려 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이것에 대해 비판하는 국민들에게 공산전체주의 세력, 반국가세력이 반일감정 선동하고 있다면서 비난하고 있다. 우리가 반국가, 공산주의세력이냐"고 했다. 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야말로 친일 사대주의, 반국민세력 선봉에서 친일 반민족행위를 하고 있다"며 "21세기 친일 부역자"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외국이 대한민국의 영토를 침범하고, 해양주권을 침범하면 당당하게 대통령이 나서서 이건 아니다, 방류 중단하라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을 원치 않았나. 일본이 비록 침략의 야욕을 드러내더라도 동해는 동해일뿐 일본해가 아니다, 미국은 일본해 표기를 중단하라고 외칠 수 있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았느냐"고 외쳤다. 그러면서 "우리가 꿈꾸는 나라, 비록 이루지 못했을지라도 이 나라가 과거로 퇴행하는 것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우리 함께 포기하지 말고, 손잡고 함께 막아내자"고 역설했다.
이날 집회에는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공연과 일본 대사관을 항의 방문했던 진보대학생넷 소속 학생들의 공연 등도 있었다.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 앞으로 행진했다. 주최 측은 오는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55차 촛불대행진이 참가한 시민들이 2일 광화문 광장을 행진하고 있다. 2023.9.2. 이호 사진작가
"독립 정신, 혼 잊으면 육군은 자위대 2중대"
오후 6시부터는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이 55차 촛불대행진을 개최했다. 2만 명(주최 측 추산) 시민들은 "핵테러국 일본대사 철회하고 일본대사관 폐쇄하라" "일본의 핵테러 부역자 윤석열을 탄핵하자" "국민에게 전쟁선포 윤석열을 몰아내자" "주가조작 도로조작 역사조작 윤석열 탄핵하라" "우리가 홍범도다 매국노들 몰아내자" "항일정신 이어받아 친일매국노 윤석열을 몰아내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안보 전문가인 김종대 전 의원은 연단에 올라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에 대해 "뉴라이트와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작당해서 용산 대통령실과 연결해 첫 번째 기획을 한 것"이라면서 "(뉴라이트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군의 뿌리가 신흥무관학교, 대한광복군이 아니고 1947년 미군정 하에 국방경비대에서 장교한테 영어 교육시키던 영어학원이 다시 육군의 뿌리라고 막말을 지껄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렇게 되면 우리 육군사관학교에서 더이상 독립항쟁 정신은 찾아볼 수 없고 완전히 지워진다. 이런 학교에서 배우는 우리 육사생도들이 독립 정신의 혼을 잊고 군사영어학교의 친일파 장군 선배들의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이 나라 육군은 일본 자위대 2중대가 된다"며 "혼이 없는 군대는 국가안보에서 백전백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대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일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게이트를 파헤친 민주당 소속 여현정 양편군 의원도 올라왔다. 지난 1일 국민의힘 소속 양평군의원 5명은 양평군청 공무원과의 대화를 외부에 공개했다는 이유로 여 의원을 의회에서 제명했다. 양평군 의회는 총 7명 중 5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민주당 소속 최영보 의원도 공개사과 조치가 결정됐다.
2일 서울지하철 시청역에서 숭례문 앞에서 열린 55차 촛불대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9.2. 이호 사진작가
여 의원은 "심사에 앞서 열린 윤리특위 자문위에서도 여당이 추천하는 자문위원이 더 많이 모였지만, 경고 정도하는게 어떻냐고 권고했음에도 무리하게 제명 결정을 내렸다. 역풍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제명한 진짜 이유는 고속도로 의혹이 드러나는 게 두려워서, 제가 그것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진실 밝혀내는 게 두려워서가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계 당하고 제명된 이유가 도둑질한 것을 밝히고 드러낸 것이라면 종점을 훔치고 국정을 농단하고 역사를 왜곡하고 역사를 훔치고 국민의 미래를 훔친 저 윤석열은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에서 완전히 제명돼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제 윤석열 차례다. 끝까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촛불문화제 형식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는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시국미사에서 성가 공연을 맡았던 밴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의 공연과 촛불시민들의 개사곡 경연 대회 등도 진행됐다.
시민들은 집회를 마친 뒤, 명동과 종로, 일본 대사관, 미국 대사관을 지나 광화문 사거리까지 행진했다. 행렬 맨 앞에는 안중근 의사의 대형 단지기와 홍범도·여운형·김좌진·안중근·김구·김원봉·지청천·이회영 등 항일독립군 8인의 초상이 섰으며, 양쪽으로 척양왜척·보국안민·제폭구민·윤석열 탄핵·윤석열 퇴진·윤석열 추방 등의 문구가 적힌 6개 만장이 세워졌다.
시민들은 도심을 통과하며 "윤석열을 몰아내자" "국힘당을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명동과 종로, 광화문 거리의 시민들도 행렬에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보내고 구호를 따라 외쳤다. 일부 시민들은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영상을 찍기도 했다.
시민들은 일본대사관 앞에서 방사능 위험 표지와 '핵테러 투기공범 윤석열' '핵테러 투기범 기시다' '핵테러 투기 뒷배 바이든' 등의 문구가 그려진 노란색 풍선을 터뜨리는 상징의식을 했다. 한미일 정상의 얼굴이 올라간 핵 폐기물 드럼통 모형을 방망이로 치는 의식도 진행됐다.
교사들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대로에서 '50만 교원 총궐기 추모 집회'를 열고 있다. 2023.9.2. 연합뉴스
초등교사 "죽음이냐, 죽을 것 같은 삶이냐"
이날 행진은 이순신 동상이 있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정리 집회를 가진 뒤 마무리 됐다. 정리 집회에서는 초등학교 교사가 행진 차량에 올라 발언을 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 49재를 이틀 앞둔 이날 국회의사당 인근에는 20만 명(주최 측 추산)의 교사들이 집회를 열었다. 7주째 토요일마다 열린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 중 가장 큰 규모다. 국회 정문에서 여의도공원까지 행렬이 이어졌다. 최대 인파가 모인 것은 최근 경기 고양, 전북 군산에서 초등 교사가 잇따라 목숨을 끊은 영향으로 보인다.
교사들은 오는 4일을 '공교육 멈춤의 날'로 지정하고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다. 집단행동에는 20만 명 이상의 역대 최대 인원이 동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4일 임시 휴업을 강행한 학교장이나 당일 특별한 사유 없이 연가·병가를 사용한 교원에 대해 최대 파면·해임 징계까지 가능하고 형사 고발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경기 지역에서 근무하는 20년 차 교사 A 씨는 "지금 교사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것은 학교가 학생의 모든 것을 책임지기에는 인력도, 시간도, 예산도, 권한도 없는데 교사의 소명도 듣지 않고 법과 책임만 들이대며 교사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라며 "교사들은 이대로 죽음이냐, 아니면 죽을 것 같은 삶이냐, 둘 중 하나 선택해야 한다. 이대로 안 되겠다 생각해서 학교밖 거리로 나왔다"고 말했다.
A 씨는 "오늘 20만 명이 나왔는데도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교권보호 대책이라는 것은 별 실효성도 없고 교사, 학생, 학부모간 갈등과 분란만 키우고 있다. 정부 대책은 선언적일뿐 실질적 지원도 없고 지원마저도 줄이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내년 공립학교 신규 교사 수를 1500명 이상 줄이고, 교육예산은 6조 3000억 원이나 삭감하겠다고 한다. 부자세는 감세하면서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며 "공교육 멈춤은 공교육 살리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다. 윤석열 정부는 교사 탄압 중단하라"고 외쳤다.
윤석열 정부가 독립전쟁 영웅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육군사관학교에서 철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뿐 아니라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의 이름을 바꾸고, 홍 장관에 수여된 건국훈장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그가 소련 공산당에 가입했던 이력을 문제 삼고 있는데요. 정부가 갑자기 홍 장군을 흔드는 진짜 이유는 뭘까요? 권혁철 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The 1] 정부는 왜 육사에서 홍 장군 흉상을 없애려는 걸까요?
권혁철 기자: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광복군이냐 아니면 미 군정 국방경비대냐를 두고 오랜 논란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국군의 뿌리가 독립군·광복군에 있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2018년 독립군·광복군의 흉상을 육사에 세운 것이죠. 하지만 전직 장성, 극우 세력과 역사관을 공유하는 윤석열 정부는 미 군정 국방경비대를 군국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 독립운동의 역사는 자신들의 역사관과 양립할 수가 없다고 보는 거죠.독립운동에는 자유주의, 반공주의 같은 우익만이 아니라 공산주의, 무정부주의 등 온갖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윤 정부가 보기에 국군은 한미동맹을 지키고 반공 투쟁을 하기 위해 존재해왔을 뿐이라는 겁니다. 우익 세력의 원죄를 가리기 위해서도 그래야 하고요.
[The 2] 무슨 원죄인가요?
권혁철 기자: 친일 부역이죠. 독립운동 역사를 인정하면, 친일의 역사도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백선엽 장군이 대표적이죠. 백선엽은 제 발로 (일본이 세운 괴뢰국인 만주국의) 만주군 장교 양성 학교에 입학했잖아요. 자신의 영달을 위해 일본군 장교로 5년이나 복무하면서 독립군을 잡으러 다닌 사람입니다. 그러다 일제가 망하니 슬쩍 노선을 바꿔서 한국에서 장군도 되고, 한국전쟁에 나가 공로도 세운 거죠. 해방 후 미국과 반공주의에 올라타 친일파 청산을 피해 살아남은 뒤 각 분야에서 주류가 된 수많은 이들의 행태와 동일하잖아요.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온 2021년 8월15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가보훈처 건물 벽에 그의 귀환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The 3] 그래도 백선엽 장군이 한국전쟁에선 공을 세우지 않았나요? 정부가 홍 장군 대신 백 장군 흉상을 육사에 세우려 한단 이야기도 군 안팎에서 나오는데요.
권혁철 기자: 백선엽의 공과를 따지는 건 매우 어렵습니다. 지금 정부는 백선엽이 나라를 구했다고 하지만, 당장 같이 전쟁에 참전한 군인들부터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1사단장으로, 당시엔 남한이던 개성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북한군이 개성부터 치고 내려왔을 때 1사단은 아무 저항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가 전날 서울서 열린 육군회관 파티에 가서 술 마시고 자다가 부대로 복귀를 못 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백선엽은 평생 대접받고 산 사람입니다. 30대 내내 장군, 40대에는 프랑스·캐나다 대사, 50대에는 교통부 장관과 공기업 사장을 지냈습니다. 60대 이후엔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호국의 별’로 떠받들어졌고요. 하지만 홍 장군은 아버지처럼 머슴과 광산노동자로 전전하다, 추운 만주 전쟁터에서 싸웠고, 나이 들어선 강제로 카자흐스탄으로 끌려가 극장 경비 등을 하다 죽었습니다. 두 사람의 삶의 경로를 봤을 때 육사에서 장교들에게 본받으라고 내세울 만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The 4] 윤석열 대통령도 정치적으로 득이 되니까 홍 장군 흉상을 철거하란 거 아닐까요?
권혁철 기자: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국민적 존경을 받는 홍 장군을 흔들면 선거나 정치에 도움이 안 될 거라 생각하잖아요. 양당에 각각 30%의 부동지지층이 있고, 중간에 있는 40% 유권자의 표를 더 많이 가져오는 게 기본 선거 전략이니까요.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일반적인 대통령이 아니에요. 대통령이 되는 것까지만 목표였던 걸로 보여요. 다시 대통령 선거 나올 것도 아니고, 하고 싶은 정책도 없는 거죠. 그냥 전 정권이 한 거 때려 부수고, 검사 때처럼 나쁜 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국가 세력’이라며 벌주는 일이나 하는 거죠. 저출산, 한반도 평화, 기후위기처럼 어려운 문제는 내버려두고요.
[The 5] 여당은 ‘대통령이 국가 기틀을 세우기 위해 표에 도움이 안 되는 일도 하고 있다’고 옹호합니다.
권혁철 기자: 대한민국의 정체성이란 솥엔 독립·호국·민주라는 세 개의 다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국가보훈부는 독립투사, 전쟁공로자, 민주화 유공자 모두 잘 기려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을 보세요. ‘독립’과 ‘민주’란 두 다리는 걷어차 버리고 ‘호국’ 다리 하나만 남기려 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자신들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 이해하기가 힘들죠. 지금처럼 민주화 된 한국에서 역사를 독점하는 건 가능하지 않습니다. 권력은 역사 앞에서 겸손해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 김지훈 기자 >
불패의 독립영웅 홍범도 장군이 첫 ‘패배’를 당한 것인가. 살아서 백전백승이었던 그가 죽어서 처음 패배를 당한 것인가. 그 한 번의 패배는 그러나 살아서의 백패보다 더한 단장(斷腸)의 고통이다. 그리던 조국에서, 같은 민족에 의해, 게다가 후배 군인들을 키우는 학교 교정에서 내동댕이쳐짐으로써 이 노병은 살아서 겪지 않았던 치욕과 모독을 당한 것이다. 항일무장투쟁의 영웅에게 후손들에 의해 가해진 잔혹극의 극치라고 해야 할 일이다.
2023년 순국 80주기에 당하는 또 한 번의 죽음이다. 동포들이 자신의 어깨에 붙여준 대한독립군 총사령관의 견장을 떼이듯 가격당하고 난타당했다. 조국에 의해 가해진 만행은 일제의 군경에 의한 어떤 가혹한 형벌보다도 참혹한 고문이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2023.8.28. 연합뉴스
육사 교정에서 국방의 간성이 될 후배들을 벅찬 심정으로 바라봤을 그의 눈은, 압살당하고 유린당한 그의 영혼은 비분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북간도 벌판을 호령하던 장수의 강철같았던 심장이 갈갈이 찢기고 있다. 일본군이 스스로 '하늘을 나는 장군(飛將軍)'이라고 부를 정도로 일제 관동군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이의 불 붙은 듯 이글거렸을 이 노병의 눈이 비통의 울음을 울고 있다.
그의 육신이 돌아갈 조국이 없었듯 그의 혼백은 다시 속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80년간 천만리 이역을 떠돌던 혼령은 머리 둘 곳이 없게 됐다. 자신이 온몸을 던져 구하려고 했던 고국으로부터, '나라를 버리는 이들'에 의해 참담하게 버림을 받고 있다.
그의 흉상이 육사 교정에 세워진 지 5년, 그의 유해도 이미 2년 전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환국은 그것으로 완성된 게 아니라는 것을 이번의 흉상 철거 사태는 보여준다. 그를 모독하는 이들로 인해서뿐만 아니라 우리는 그를 아직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그에 대해 잘못 알려졌거나 그의 삶과 공적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이 너무도 많다.
홍범도 장군을 42년간 연구해온 이동순 시인이 올해 삼일절에 맞춰 내놓은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에서 “항일 무장투쟁의 중심인물이지만 구소련 지역에 머물러 살았다는 점과 유생이 아닌 서민 출신이라는 점 등을 이유로 독립운동사에서 왜곡되고 폄훼되어온 홍범도 장군의 전 생애를 재조명하려 했다”고 말했듯이 우리 독립운동사에서 고의적으로 소외하고 폄훼해 온 그를 대한민국은 아직 진정 모시지 못하고 있다.
그에 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 중 가장 큰 오해는 그가 머슴 출신으로 일자무식이라는 것인데, 낮고 천한 신분 출신인 것은 그의 신화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의 혁혁한 전과의 경위는 그가 단지 용맹과 사격술만이 아니라 스스로를 단련시켜 문무 겸비에 이르지 않았으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임을 보여준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10여 년 전 극동 러시아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찾은 그의 한문 편지 하나가 이를 증거한다. 유학자 의병장인 의암 유인석 앞으로 보낸 이 서한의 ‘洪範圖(홍범도)’라는 초서체의 선명한 이름 석 자가 드러내는 것은 누구보다 뛰어났던 지략과 전술의 한 이유를 보여준다.
공산당 가입은 독립 위한 방편이었을 뿐
그를 육사 교정에 둘 수 없다고 트집을 잡는 이들은 그가 공산당에 가입한 것을 전향하지 않았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그에겐 버릴 공산주의라고는 애초부터 없었다. 1922년 모스크바의 원동민족혁명단체회의에 참가했을 때 그를 조선의 독립영웅으로 먼저 만나자고 했던 것은 레닌이었고, 홍범도는 레닌에게 요청해 흑하사변으로 감옥에 갇혀 있던 독립군 대원들을 석방시킬 수 있었다. 레닌과의 만남이든 그로부터 받은 권총 선물이든 모두 민족의 독립과 해방의 수단이며 방편이었고, 동포들을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뿐이다.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수송열차에 실려서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쫓겨나 남은 생을 한인 극장의 경비원과 방앗간 노동자로 일했던 그에 대해, 소련 치하 카자흐스탄에서 공산당을 탈당하지 않은 것이 용납할 수 없는 죄과라는 것인가.
그의 죽음이 해방을 불과 2년 앞둔 1943년이었다는 것은 이번의 흉상 철거 사태와 겹치면서 마치 스스로 선택한 시간의 죽음이었을 수 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는 해방 이후 조국에서 펼쳐질 통분스런 일들을 예견했던 것이어서 그걸 차마 볼 수 없어 스스로 눈을 감았던 것인가. 그의 유해의 봉환이 78년 만에야 이뤄졌던 것에는 자신의 흉상이 내동댕이쳐지는 치욕을 예감하기라도 했던 것인가.
그에게 안식을 주지 않는 조국,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에게 만주벌판보다 더 혹독한 전장이 되고 있다. 꺾이지 않았고 물러서지 않았고 굽히지 않았던 그를 무너뜨리고 유린하는 이들은 과연 누군가.
봉오동, 청산리 대첩 직후 일제 관동군은 비열 잔인한 보복에 나섰다. 간도의 경신대참변에 대해 박은식 선생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일본군들은 조선의 민간인들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죽였다. 총으로 쏴 죽이고, 칼로 찔러 죽이고, 몽둥이로 때려 죽이고, 도끼로 찍어 죽이고, 산 채로 땅에 묻고, 솥에 삶고, 가죽을 벗기고, 허리를 자르고, 팔다리를 자르고, 사지에 못을 박았다. 인간이라면 차마 할 수 없는 짓을 오락으로 삼았다."
일본군-한국군으로 이어지는 계보
이것은 일본군의 실체이자 이들의 행태를 이어받은 한국군의 한 갈래, 해방 후 저질러진 제주 4.3 사태, 거창 민간인 학살, 광주 5.18 등으로 '면면히' 이어지는 일본군-한국군의 계보의 한 실상이다.
홍범도 장군의 흉상을 들어낸 자리에, 일제하에서는 관동군의 후예가 되기를 자처했고, 해방 후에는 국군으로 재빨리 변신해 일본군 때의 수법 그대로 민간인을 살륙하던 인물이 '원수님'으로 추앙돼 그의 동상을 세운다는 흉흉한 소식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한편 동시에 부하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덮으려는 부당한 명령을 거부함으로써 대한민국 군인 정신이 살아 있음을 보여준 해병대 군인이 있다.
한국군은 이 두 갈래 길 중에서 어느 쪽의 길을 갈 것인가. 홍범도 장군, 그리고 또 다른 '홍범도들', 독립항쟁의 산하에서 무명전사로 사라지고 만, 수많은 '홍범도들'이 죽은 육신으로도 감기지 않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 이명재 에디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