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창원지검에 출석한 명태균씨. ⓒ연합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5일 구속 수감됐다. 구속 기간 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확대될 전망인 가운데, 동아일보는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김건희 여사 특검이 필요한 혐의가 또 하나 추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김 전 의원을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로 추천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원 회계책임자였던 강혜경씨를 통해 7600여만 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 2명으로부터 2억4000만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동아일보는 16일 관련 사설을 내고 “공천 발표 하루 전날 윤 대통령은 김 여사 옆에서 명씨에게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 했는데 당에서 말이 많네’라고 한 통화 녹음 파일이 공개됐다. 김 전 의원 공천의 대가성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대통령실 측은 통화는 대통령 취임 하루 전날 일이므로 대통령 직무와 관련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더더욱 조사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아울러 “명씨가 김 여사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는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명씨는 이 돈을 창원에서 서울까지 오가는 교통비와 아이들 과자 사주는 용도로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누가 그렇게 봐 줄지 의문”이라며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으면 김 여사 특검이 필요한 혐의가 또 하나 추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검찰은 명씨가 2022년 6월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에게 김 전 의원이 우세한 미래한국연구소의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보내준 사실도 밝혔다. 이에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 후보에 특정 인사를 공천할 것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관련해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 그리고 당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기 위해 각각 당시 당 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공천 업무를 책임진 이 의원과 윤상현 의원의 조사도 필요하다”고 했다.
한겨레도 사설을 내고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 공천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김 전 구청장은 당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받은 상태였다. 당선되더라도 형이 확정되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해, 당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많았다고 한다”며 “그럼에도 단수공천을 받았고 결국 이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 구청장직을 상실했다. 상식적이지 않은 김 전 구청장의 공천 배경에 윤 대통령의 힘이 작용했다는 주장”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의혹을 부인한 점을 언급하며 “하지만 당시 당대표의 구체적 주장이 나온 만큼 사실관계를 엄정히 규명해야 한다. ‘당선인 신분’ 운운하며 법적 잣대를 피해 가려는 꼼수도 써선 안 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이 ‘그곳들(포항·강서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며 “이 의원 역시 당시 상황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 진상 파악에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 “미국발 경제 먹구름 닥치는데 ‘경기회복세’라는 정부”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미국발 경제·통상 충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4일(현지 시간)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IRA에 따라 북미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대당 최대 7500달러(약 1050만 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보조금 폐지가 한국 업체에 미치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측된다. 아울러 같은 날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1년 만에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해 압박의 강도가 거세질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기간 보조금 폐지를 공언해온 만큼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수요가 위축될 수 있고, 보조금을 받기 위해 대미 투자를 늘려 온 한국 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미국 재무부가 1년 반 만에 다시 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킨 것도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에는 불안요인이다.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 흑자를 문제 삼았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동아일보는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공세가 거세질수록 미국의 의도를 철저히 파악해 한미 모두에게 이익이 되고 마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이 관심을 갖는 조선, 방산 분야를 협력의 지렛대로 삼는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현대자동차가 처음으로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기용하는 등 기업들은 이미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 역시 위기의식을 갖고 민간과 힘을 합쳐 선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도 관련 사설을 내고 “현대차는 이런 보조금(전기차 보조금)을 기대하고 조지아주에 전기차 공장을 지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배터리 3사도 대규모로 투자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 청천벽력이 아닐 수 없다”고 우려했다. 환율 관찰대상국 재지정에 관련해서도 “트럼프 1기 미중 환율전쟁 당시 한국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항상 전전긍긍했다”며 “관세전쟁까지 예고한 트럼프 2기엔 환율 불확실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기업과 정부에 기민한 대응을 요구했다. 한국일보는 기업을 향해 “트럼프 당선으로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나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등으로 전기차를 대신하는 게 관건”이라며 “근본적으로는 보조금이 없더라도 소비자가 선택할 정도로 뛰어난 상품력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정치적 변수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이를 뛰어넘는 혁신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트럼프 당선인과 소통을 강화해 국익을 지키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일보는 “IRA 수혜 지역의 공화당 의원들과 연대, 설득전도 펴야 한다. 우려했던 트럼프 리스크가 하나둘 현실이 되면서 환율과 증시도 발작”이라며 “그럼에도 기획재정부는 15일에도 ‘완만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은 인정했지만 여전히 낙관론이다. 이러니 비상 시국인데 비상한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발 ‘퍼펙트스톰’을 직시해야 할 때”라고 했다. < 미디어오늘 윤유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