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석유공사노조 조합원과 엠비(MB)자원외교진상규명국민모임 회원들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이명박 정부 하베스트 부실인수비리 책임규명 촉구 및 손해배상 청구를 위한 국민소송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해외자원개발 1호 펀드인 '트로이카펀드'가 지난해 말 만기 도래로 자동해산 했다. 여기에 거액을 물린 한국전력의 이사회에선 "국책사업이라도 사업실패 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3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달 15일 열린 이사회에서 '트로이카해외자원개발펀드' 자동 해산을 보고했다. 펀드 만기는 2020년 12월 15일이다.
이 펀드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 15일 산업은행 주도로 해외자원개발사업을 위해 설립한 사모펀드(PEF)이다. 약정금액은 총 5천460억원이며, 출자액은 3천641억원이다. 한전은 발전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전체 지분의 3.7%인 133억원을 출자했고 포스코, 석유공사, 광물공사, 삼천리, 수출입은행 등도 참여했다.
이 펀드는 미국 텍사스 가스전 인수 사업 등에 투자했으나 큰 손실을 냈다. 가스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가스 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한전 역시 투자 자금을 모두 날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전 이사회 참석자들은 "국책사업으로 진행됐다 하더라도, 사업 실패 때는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라"고 주문했다. 연합뉴스
경찰청은 22일 남 청장 추천 사실을 알리며 “국가수사본부장은 수사의 독립성‧중립성뿐만 아니라 3만여명이 넘는 전국 수사 경찰과 18개 시‧도 경찰청장을 총괄 지휘하는 등 책임성과 전문성이 중요한 자격 요건”이라며 “적임자를 검토한 결과 내부에서 추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남 진주 출신인 남 청장은 경남 마산 중앙고와 경찰대(5기)를 졸업한 뒤 경남 창원중부서장,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장 등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경남경찰청장을 맡고 있다. 경찰청 근무 당시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엔(n)번방’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의 고교 후배이기도 하다.
애초 경찰청은 지난달 1~11일 국가수사본부장 후보를 공개 모집했다. 백승호 전 경찰대학장, 이세민 전 충북경찰청 차장, 이정렬 전 부장판사, 이창환 변호사, 김지영 변호사 등 5명이 지원했다. 기존 공모 지원자가 아닌 경찰 내부에서 선발한 것과 관련해 경찰청은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임용후보자 종합심사위원회가 법령상 정해진 채용절차(서류심사·신체검사·종합심사)를 모두 진행한 뒤 내외부에서 폭넓게 찾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며 “국가수사본부장의 독립성과 전문성, 경찰조직 대표로서의 책임성 등을 고려해 남 청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를 총괄하는 국가수사본부는 경찰 수사권 조정과 조직 개편으로 올해 초 출범했다. 국가수사본부장은 경찰청장이 후보를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이 제청하고 국무총리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직급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인 치안정감이다. 임기는 2년 단임이다. 강재구 기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달 11일 이란 테헤란을 방문해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 등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란의 유엔 분담금 일부를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약 7조7000억원)으로 납부하는 방안에 한국과 이란이 동의했다. 하지만 이란 정부가 미국과 협의 절차의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는 등 내용을 다소 부풀려 발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란 동결자금을 둘러싼 한-이란 간 협의 결과와 관련해 “현지 시간 22일 유정현 주이란대사와 이란 중앙은행(CBI) 총재 간의 면담에서 이란은 우리가 제시한 방안에 대해 동의 의사를 표명하는 등 기본적인 의견 접근이 있었다. 다만 실제 동결자금의 해제를 위해서는 유관국(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소식은 22일 이란 정부 누리집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이란 정부는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중앙은행 총재가 전날 유정현 주이란 한국대사를 만나, 한국 내 동결 자산의 이전과 사용 방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 대사가 “한국은 이란이 한국 내 모든 자산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여기에는 어떤 제한이나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이 한국 시각으로 22일 밤 늦게 이런 내용을 공개하자, 양국이 이란 동결자산의 처리와 관련해 결정적 합의에 도달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란 정부가 공개한 유 대사의 발언도 이런 해석의 근거가 됐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복원하면서 한국 은행 2곳에 동결된 이란 자금이 70억달러(약 7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날 외교부 쪽 설명을 종합하면, 양국이 ‘동의’한 것은 동결된 이란 자금 ‘일부’의 활용 방안에 대한 세부 절차다. 미국 재무부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송금 자금의 규모와 흐름을 세세히 적시하고 그에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의견 일치를 봤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이란이 유엔 총회 투표권을 회복하려면 내야 하는 최소 분담금(1625만달러·약 180억원)을 한국 내 동결자금으로 대납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외교부는 이달 초 “분담금을 (동결자금으로) 낸다는 것은 (미국과) 협의가 끝났고 굉장히 기술적 부분만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미국 쪽 은행 한 곳과 얘기가 된 것으로 안다. 미국 은행이 (송금 과정 등) 관련 점검을 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양국은 유엔 분담금 대납 외에도 동결 자금 일부를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통해 전하는 세부안에도 동의했다고 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란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안을 우리가 제시했고 이란이 동의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본격화한 ‘스위스 채널’은 트럼프 행정부의 승인 아래 이란에 인도적 물품을 수출하기 위해 개설된 통로로, 스위스에서 의약품이나 식량 등 인도적 물품을 구매해 이란에 수출하고 대금은 스위스 은행이 보증하는 방식이다. 지금껏 이란 정부는 이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지만 스위스 채널을 통해서는 꽤 큰 규모(의 이전)를 생각하고 있다”며 “이란 쪽에서 만족할 만한 액수”라고 설명했다.
이란이 협의 내용을 부풀려 발표한 데 대해 외교부는 다소 어리둥절해 하는 분위기다. 동결자금 이전 문제에서 결정적 변수인 미국과 협의 절차의 필요성을 빼놓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이란의 희망사항을 밝힌 것뿐”이라며 “한국과 이란이 의견 일치를 봤더라도 미국의 동의가 없으면 실행이 안 된다. 합의라고 할 수 없고, 잘 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이란이 ‘이란 핵협정’(JCPOA) 복귀를 둘러싸고 미국과 줄다리기를 벌이는 과정 속에서 동결자금 문제를 부각하려는 의도라거나, 6월 대선을 앞두고 온건파로 분류되는 하산 로하니 정부가 성과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지은 기자
이란 “한국과 동결 자산 이전·사용 합의”...한국 부인
한국 외교부 관계자 “미국 등 유관국과 협의 통해야”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중앙은행 총재가 (21일) 유정현 주이란 한국대사를 만나 한국 내 동결자산 이전과 사용 방법에 합의했다며, 이란 정부가 22일 공식 누리집에 공개한 사진. 이란 정부 누리집 갈무리
이란 정부가 한국에 동결된 이란 자금의 이전 및 사용과 관련해 한국 정부와 합의했다고 발표했으나, 한국 외교부는 미국 등 유관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이란의 발표를 부인했다.
이란 정부는 22일 오후(한국시각 22일 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중앙은행 총재가 전날 유정현 주이란 한국대사를 만나, 한국 내 동결 자산의 이전과 사용 방법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테헤란) 한국 대사관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담에서 이란의 (동결) 자산을 이란이 원하는 곳으로 이전하는 데 합의했으며, 이란중앙은행이 서울에 이전을 원하는 자산의 액수와 송금 은행을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또 “한국 (유정현) 대사가 ‘한국은 이란이 한국 내 모든 자산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고, ‘여기에는 어떤 제한이나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란 정부의 발표를 보면, 헴마티 총재는 (이란 자산의 동결 해제 문제와 관련한) 서울의 접근 태도 변화를 환영하면서도 “이란은 다른 나라의 태도 변화와 협력 강화를 환영하지만, 이란중앙은행은 한국의 은행들이 지난 몇 년 간 이란과의 협력을 거부한 것에 대해 보상을 요구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 쪽은 이 부정적인 기록을 지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018년 미국 정부가 이란중앙은행을 제재 명단에 올린 이후, 한국에서 동결된 이란의 석유 수출 자금은 총 70억 달러(약 7조6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외교부는 이란 정부의 협상 타결 발표를 부인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밤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이란의 동결 자금 해제 문제는 미국 등 유관국과의 협의를 통해야 이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란은 지난달 4일 페르시아만의 환경을 오염시켰다는 이유로 한국케미호와 한국인 5명 등 선원 20명을 억류했고, 한국에 동결된 석유 수출 대금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란은 지난 2일 선장을 제외한 선원 19명의 억류를 해제하기로 결정했으나, 오염 조사를 위해 선박 억류는 계속한다는 입장이어서 선원들의 귀환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지난 10일 억류됐던 선원 중 처음으로 한국인 한 명이 건강상의 이유로 귀국했다. 전정윤 김지은 기자
일본 도쿄전력 직원이 21일 후쿠시마현의 제1 원전의 원자로 격납용기 옆에서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지난 13일 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강진으로 이 원전의 일부 원자로 격납용기에 균열 등 추가 손상이 발생했음을 시사하는 정황이 나타났다. 오쿠마 AFP/연합뉴스
대규모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를 일으킨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폐로 준비 작업이 진행 중인 이 원전 관련 중요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사례가 잇따라 드러났다.
23일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 원전 3호기에 설치한 지진계 2대가 고장 난 상태였지만 그대로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13일 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발생했던 규모 7.3의 강진과 이후의 여진이 3호기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분석하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 이 같은 사실은 전날 열린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 회의에서 한 위원의 질문에 도쿄전력이 답하는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났다.
원자력규제위원회는 2011년 3월의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폭발 영향으로 3호기 원자로 건물 등의 내진성이 떨어져 안전성을 지속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5, 6호기에만 있던 지진계의 추가 설치를 권고했다.
이에 따라 도쿄전력은 지난해 3월에 3호기 건물 1층과 5층에도 각각 지진계를 설치했다.
1층 지진계는 지난해 7월 폭우로 침수되면서 고장 났고, 5층 지진계는 작년 10월부터 측정 데이터에 오류가 생기는 문제가 확인됐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고장 난 지진계를 방치한 채 함구하다가 전날에야 원자력규제위원회에서 관련 내용을 공개한 것이다.
도쿄전력은 13일 강진 이후로도 몇 차례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이와 관련해 설명하지 않았다.
도쿄전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지진계 수리가 늦어진 이유로 "오류(노이즈)가 발생한 원인 분석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장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시험 설치한 것"이라며 정상 가동으로볼 수 없어 발표하지 않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한 뒤 3호기에서 900m가량 떨어진 6호기의 지진계로 관측한 내용을 바탕으로 3호기의 안전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도쿄전력은 13일의 강진으로 제1원전 부지 내의 오염수 저장 탱크 중 정상위치에서 이탈한 탱크가 있는 것을 이튿날 확인하고도 강진 발생 5일 후 공개해 비판을 받았다.
이에 대해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새거나 설비가 손상된 것이 아니라서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해양 방류 방식으로 처분하려는 오염수나 폐로 관련 사안 등을 놓고 도쿄전력이 발표하는 각종 정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전날 열린 원자력규제원회에서 도쿄전력의 위기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성 지적이 나왔다고 전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13일의 강진 이후 1호기와 3호기의 격납용기 냉각수 수위가 지속적으로 내려가는 등 최근 강진의 영향으로 보이는 이상 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도쿄전력은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