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온라인으로 계속된 1454차 수요시위

 정의연 관계자 6명 참가... 유튜브로 생중계

         


145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기자회견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건너편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이날 수요시위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인원이 참석해, 비대면 온라인 유튜브로 생중계 되었다. 이날 행사 주관단체로 현장에 오지 못한 경기청소년평화나비회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일본 정부의 과거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배상을 촉구했다.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5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기자회견이 온라인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정의연 관계자 6명만 참가했고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최소 인원이 참석한 기자회견은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다.

한경희 정의연 사무총장은 "오늘 기자회견도 이렇게 온라인으로 여러분께 인사를 드린다""온라인으로 더 많은 분과 만날 가능성이 열려 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코로나 상황으로 할머니들께 직접 찾아가 뵙지는 못하고 일주일에 한 번에서 세 번씩 전화로 안부를 여쭸다"고 밝혔다.

한 사무총장은 "코로나로 인한 여러 제약 속에서도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기억과 교육을 위한 활동을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미국 샌프란시스코 사회정의교육재단에서 출간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교육용 책자 두 권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번 주 수요시위 주관단체인 경기청소년평화나비 회원들은 현장에 오지 않았다. 정의연은 이들의 성명서를 대독하고 "일본 정부가 과거의 잘못을 진심으로 사죄하고 올바른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 우리가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연 관계자는 "주관단체 구성원이 청소년인 데다가 경기도에서 오기에는 거리가 멀어 온라인으로 참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영문 지침서: 26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1454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기자회견'에서 미국 사회정의교육재단에서 발간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교사학생용 지침서가 소개되고 있다.

인근에서는 자유연대가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민주노총에 대해서는 왜 코로나19 조사를 하지 않느냐""민주노총을 전수조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정의연 기자회견장 인근으로 다가와 "10명 이하 집회는 금지되어야 하는 데 유튜버와 취재진을 포함해 (정의연 기자회견장에) 모여있는 사람은 그 이상이다"라며 소리를 지르고 경찰에 강하게 항의했다.

자유연대 기자회견 현장에는 참석자 5명과 다수의 유튜버가 몰렸으나 "9명의 참가자를 유지해야한다"면서 4명의 유튜버를 제외한 나머지는 기자회견장 밖에서 대기하도록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명 이하 집회는 주최단체 참가자 수에만 해당하는 것이다""취재를 위해 온 기자들과 유튜버 수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젊은이들, EU 여권 들고 일자리 찾아 서유럽으로

경제 성장 위해 EU 가입했지만 지역 황폐화 재촉

    

발칸반도 지역의 인구 유출이 현지 경제를 황폐화시키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코로나19 방역 조처 강화에 항의하는 식당 직원들 앞으로 한 노인이 지나가고 있다. 부쿠레슈티/AP 연합뉴스

        

유럽 남동부 발칸반도 지역의 인구 유출이 날로 심해지면서, 이 지역이 유럽의 버려진 땅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까지 줄면서 문자 그대로 텅빈 지역들이 속출하고 있다.

발칸 지역 탐사보도 매체 <리포팅 디모크라시>는 최근 발칸반도 지역의 인구 감소가 돌이키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특히 불가리아의 인구 감소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전했다. 불가리아 국립통계연구소의 세르게이 츠베타르스키 소장은 상황이 너무나 좋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발칸반도의 인구 감소 현실을 늙고, 숨지고, 떠나고라고 표현했다.

발칸반도의 상황 변화는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이 버려지는 것과 아주 비슷하다.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루마니아,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여권을 확보한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서쪽으로 몰려가고 있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과 노르웨이·스위스 등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에 사는 걸로 공식 등록된 불가리아인이 2010년에 308천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89만명으로 늘었다. 이 중 36만명이 독일에 산다. 츠베타르스키 소장은 국외의 불가리아인이 150만명은 될 것으로 추산했다.

다른 나라들은 국외로 진출한 자국민 통계도 제대로 없다고 <리포팅 디모크라시>는 지적했다. 1992년 유고슬라비아 연방이 여러나라로 나뉘면서 복수 여권 소지자가 많아, 외국에서 일하는 발칸반도 사람을 국적별로 분류하기도 힘든 탓이다. 외국으로 이주한 크로아티아 여권 소지자의 20% 정도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사람이며, 몰도바인은 거의 대부분 루마니아 여권을 이용해 이주했을 것으로 인구통계학자들은 추정한다.

그나마 돌아오는 사람들은 은퇴 뒤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려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이 지역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다. 세계은행 2018년 자료를 보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의 합계출산율은 1.3명이고 크로아티아는 1.5명에 불과하다. 세계 평균(2.4)은 물론 기존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인구 대체 출산율’(2.1)에도 크게 미달한다. 세르비아(1.5), 불가리아(1.6), 루마니아(1.8)의 출산율도 별로 나을 게 없다.

불가리아의 인구 변화를 보면, 사태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986896만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불가리아 인구는 올해 695만명으로 200만명 가량 줄 것으로 추산된다. 유엔은 불가리아 인구가 2050년에 소련과 동유럽권 붕괴 시기인 1989년보다 39% 적은 539만명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몰도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세르비아의 2050년 인구도 1989년에 비해 20~45%까지 줄 것으로 유엔은 예상한다. 세르비아의 경우 당장 내년부터 은퇴자가 경제활동 인구보다 많아질 전망이다.

발칸반도 인구 감소는 경제에 다양한 형태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할 사람이 줄자 인건비부터 뛰기 시작했다. 불가리아의 경우 인건비가 한해에 12% 가량 상승하고 있다고 현지 경제학자 게오르기 안겔로프가 전했다. 인건비 상승은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만, 외국 기업의 투자 위축까지 유발해 경제를 더 어렵게 하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경제 성장을 기대하며 유럽연합에 가입했는데, 인력 유출에 따른 지역경제 황폐화라는 역풍을 맞은 셈이다.

<이코노미스트>과거에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루마니아의 아름다운 소도시 리슈노프가 올 여름에는 으스스한 유령마을 같았다외국에 나가면 훨씬 많은 돈을 버는데, 누가 이 작은 마을에서 일하려고 하겠냐고 지적했다. 인구학자들은 유럽연합 통합으로 발칸지역 젊은이들의 기대치는 날로 높아지는데, 각국 정부는 이런 기대를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 신기섭 기자 >


레알 마드리드 떠난 호날두, 눈에 띄는 하락세

바르사 떠날 경우 메시도 실력 유지 장담 못해

 

리오넬 메시. EPA 연합뉴스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이적 의사를 밝힌 리오넬 메시(33)가 실제로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면 21세기 축구계를 양분했던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 시대의 끝을 알리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력은 10년을 못 가고, 활짝 핀 꽃도 열흘을 가지 못한다는 옛말처럼 두 선수의 전성기도 저무는 모양새다. 올 시즌 메시와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밟기 전에 탈락했다. 두 선수 모두가 4강 대진팀에 속하지 못한 건 15년 만에 처음이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를 두고 시대가 바뀌고 있다. 왕조의 교체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EPA 연합뉴스

세대 교체 조짐은 호날두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면서 시작됐다. 2018년 이탈리아 유벤투스로 전격 이적한 호날두는 첫 시즌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했지만, 이전과 같은 압도적 모습은 되찾지 못했다. 올 시즌 호날두가 리그에서 1위를 차지한 항목은 슈팅(170) 뿐이다.

메시는 여전히 리그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전성기에 비해 활동량이 크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메시를 중심으로 짜인 팀인 바르셀로나를 떠날 경우, 하락세를 겪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스페인에서만 뛰었기 때문에 다른 리그에 적응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리오넬 메시 이적료 평가 추이. 2018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 트랜스퍼마르크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이적료 평가 추이. 역시 2018년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 트랜스퍼마르크트 갈무리

두 선수의 몸값도 연일 하락세다. ‘트랜스퍼마르크트는 메시의 가치를 11200만유로(1571억원)로 평가했다. 세계 9위로,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호날두는 6000만유로(841억원)55위에 머물렀다. < 이준희 기자 >


리버티대학 폴웰 총장호텔 직원과 부부 사이 3각 성스캔들 파문

미 복음주의 교단 트럼프 지지선도, 대학성장 주력 잇단 구설수

 

베키 폴웰, 지안카를로 그랜다, 제리 포웰 2.(왼쪽부터)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 계열 리버티대학의 총장 제리 폴웰 2세가 25(현지시각) 결국 사임했다. 폴웰은 호텔 수영장 직원과 부부 사이의 3각 성스캔들로 전날 사임설이 보도됐으나 이를 부인했었다.

리버티대는 이날 이사회가 폴웰의 사임을 수용했고, 폴웰은 총장직과 이사회에서 즉각 퇴진한다고 발표했다. 폴웰은 아내 베키 폴웰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호텔 수영장 직원의 폭로에 이어, 이 스캔들에 폴웰도 관여됐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미국 사회에 큰 논란을 불렀다.

폴웰은 미국에서 영향력이 큰 복음주의 교단의 유력 인사다. 대통령 당선 전 일찌감치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며 복음주의 세력을 트럼프의 지지 기반으로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교육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등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마이애미의 퐁텐블루 호텔 수영장 직원 지안카를로 그랜다(28)의 폭로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그랜다는 24폴웰 부부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관계를 맺었다고 밝혔다. 그는 폴웰의 부인 베키의 유혹으로 성관계를 맺었고, 폴웰은 이를 지속적으로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폴웰은 그랜다보다 한발 앞서 23일 성명을 발표해 부인과 그랜다의 관계는 인정했다. 하지만 자신은 관련되지 않았고 최근까지 그랜다가 돈을 요구하며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폴웰은 자신이 투자한 호텔에서 당시 부동산업에 대해 야망을 품은 그랜다와 만났는데, 곧 아내 베키가 그와 관계를 맺었고 자신은 몰랐다는 주장이다. 폴웰은 이 관계를 알고는 체중이 80파운드(36)나 빠지는 등 고통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는 그와 거리를 두려고 했으나, 불행하게도 그는 점점 화를 내면서 공격적으로 변했다결국 그는 돈을 주지 않으면 베키와의 이 은밀한 관계를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기 시작해, 나의 아내와 가족, 리버티대학을 당혹스럽게 했다고 말했다.

제리 폴웰 2세 리버티대학교 총장과 그의 부인 베키가 지난 20181128일 이 대학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자, <로이터> 통신과 <폴리티코> 등 언론들은 그랜다와 회견을 하며 양쪽 관계에 대한 대대적인 보도에 나섰다. 보도를 보면, 그는 스무살 대학생이었던 2012년 퐁테블루 호텔 수영장에서 일할 때 폴웰 부부를 만났다. 그랜다는 이 관계가 시작부터 ‘3자 관계였다고 주장했다. 베키가 먼저 자신에게 접근해 호텔 방으로 가자면서 남편도 만남의 현장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그랜다는 <폴리티코>폴웰은 직접 지켜보는 것을 즐겼고 비디오 카메라를 통해 멀리서도 봤다그는 또 우리의 전화 대화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랜다는 부동산 관리자로서 입신을 꿈꾸는 젊은이였다. 폴웰 부부와의 관계를 지속한 이유도 마이애미에 부동산 투자를 하는 부부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폴웰 부부는 그랜다와 관계를 맺은지 1년 뒤 마이애미 해변가의 한 유스호스텔을 인수하면서 아들 트로이와 그랜다를 공동소유자로 등록했다. 폴웰은 2015년 그랜다의 유스호스텔 지분을 매수해주겠다는 깜짝 제안을 했다고 그랜다는 주장했다. 폴웰은 그 과정에서 그랜다의 관심을 끄는 다른 일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가 대선에 출마한다는 얘기였다. 그랜다는 유스호스텔 지분 매수가 정계 진출을 위해 폴웰이 3각 관계를 정리하려는 일환임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폴웰이 약속한 유스호스텔 매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랜다는 복잡한 소유권 소송에 휘말렸다. 그랜다는 나의 지분 24.9% 매입을 폴웰이 거절한 것에 대해 분노가 끌어올랐다마이애미 유스호스텔 송사를 해결하기 위해 약속했던 자금 제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폴웰 가족과의 관계도 정리하고 싶었다고 폭로 배경을 설명했다.

폴웰은 복음주의 교단에서 트럼프 지지를 선도하며 영향력을 키웠다. 폴웰 부부와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한 사진. 제리 폴웰 트위터 갈무리

폴웰은 트럼프 취임 이후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고 행동도 점점 방만해지면서, 구설에 오르는 일이 잦아졌다. 폴웰은 이번달 초 휴가중에 인스타그램에 요트에서 바지 지퍼를 내리고 부인의 비서 몸에 손을 감싼 사진을 올렸다. 부인의 비서 역시 바지 지퍼를 내리고 있었다. 문제가 되자, 그는 이 사진을 삭제했으나 빗발치는 항의로 학교 쪽으로부터 무기한 정직을 받았다. 이에 앞서, 그는 트위터에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의 복장을 한 남자와 얼굴에 검은 칠을 한 마스크 쓴 남자의 사진을 올려, 이미 구설에 오른 상황이었다.

리버티대는 그의 아버지 제리 폴웰 1세가 1971년에 세운 학교다. 보수적인 기독교 목사로 도덕적다수운동이라는 보수 복음주의 기독교 운동을 벌인 그의 아버지에 이어 폴웰이 총장에 취임해 대학을 크게 키웠다. 폴웰은 재임 중 10억달러 규모의 대형 건축 공사를 벌여, 이 학교를 미국 내 대표적인 복음주의 대학교로 성장시켰다. 학생 수는 10만명 이상으로 늘었고, 기부액도 16억달러에 달했다. 그가 트럼프 지지를 표방하며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키운 것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복음주의 세력의 트럼프 지지를 선도한 폴웰은 정치에 깊숙이 관여하면서 학교 및 복음주의 교단 안팎에서 비판받았다. 그랜다의 폭로가 있기 1주일 전, 리버티대 출신의 목사 50명은 학교 이사회에 편지를 보내 폴웰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들은 폴웰의 행태가 대학의 명성과 예수 그리스도 이름에 대한 긍정적 증언을 고양하기 위해 공동체에서 열심히 일하는 많은 동문들을 당혹케했다고 지적했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