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당무감사 및 직접 해명 연일 요구하며 공세... 친한계 "별 내용 없다" 불쾌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Dr.인요한의 한국형 구급차 2.0 국회 전시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누군가가 꺼질까 봐, 계속 지금 연료를 갖다 (불을) 때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이 진화되지 않는 가운데, 잠시 휴전했던 친윤계와 친한계 사이 감정의 골이 다시 깊어지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다는 이번 논란에 친윤계 인사들이 연일 '당무감사' 필요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례적으로 말을 아끼고 있다. 대신 친한계가 나서서 이들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는 것이다.

박정훈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당 논란이 "꺼지지 않고 계속되는 게 아니다"라며 "누군가가 꺼질까 봐 계속 지금 연료를 갖다 때고 있는 것이고 '빨리 수사해라', '조사해라' 막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사실 주말 사이에 이슈가 다 꺼졌다. 주말 사이에 이 논란들이 다 정리가 되고 더 이상 나오질 않았다"라며 "금요일(15일) 날 저희가 의원총회를 하면서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하고, 그 다음에 재발방지 약속까지 사무총장이 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이걸 꺼지는 거를 두려워하는 몇 분들이 계속 얘기를 제기하고 있는 건데, 어쨌든 이건 수사 절차를 통해서 좀 더 밝혀지지 않을까 싶다"라며 "별 내용 없다"라고도 잘라 말했다.

홍준표 "가족 중 대표자만 처벌" 김기현 "당무감사 신속 진행"

하지만 비한동훈-친윤석열 성향 인사들의 공세는 끝나지 않고 있다. 전날에도 해당 의혹을 언급한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은 이날도 본인의 페이스북에 "이번 한동훈 일가 당원 게시판 욕설 사건도 나는 도저히 믿기지 않아 모용으로 보지만, 만약 한동훈 가족이 전부 동원되었다면 그 가족 중 대표자가 될 만한 사람만 처벌하는 것이 수사의 정도로 보여진다"라고 적었다.

의혹에 연루된 한 대표를 옹호하는 듯 보이지만, '가족 중 대표자만 처벌'을 언급한 부분이나 "세상에 비밀은 없다"라고 덧붙인 문장에서 드러나듯 사실상 엄정 수사를 촉구한 셈이다.

김기현 국회의원 또한 본인의 SNS에 "당원 게시판 문제로 연일 잡음이 들리고 있으니 답답히다. 하루 빨리 진상을 규명하여 논쟁소지를 없애야 한다"라며 "진상규명은 전혀 복잡하지 않을 뿐더러, 며칠 만에 금방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설마 진짜 한 대표 가족들이 그렇게 댓글을 올렸을 리는 만무하다고 본다"라고 전제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 대표 가족들이 본인이 쓴 댓글인지 아닌지 밝히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거기에 무슨 어려움이 있고 무슨 법률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지금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근거로 법률 위반이라고 하는 해명은 오히려 의혹만 키울 뿐 한동훈 대표 자신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진상을 밝혀 분란을 종식시켜야 할 시급한 일이므로, 수사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라며 "이 사안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 또는 '내용의 불법성'이 아니라, '명의도용' 또는 '내용의 도덕성'이다. 논점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체 당무감사의 때를 놓치는 바람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당무감사를 신속히 진행한 후, 일치단결해 무도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폭압을 막아내야 할 때"라는 주장이었다.

권성동 "한동훈, 시원한 해명 없다"... 한동훈은 언론 접촉 줄여

권성동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과 관련해서 한 대표 본인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이미 밝혔다. 그런데 그 가족들 명의의 글 게시에 대해서는 시원한 해명이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듣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 대표 가족 명의가 도용된 건지 아니면 사실인지 이런 명의가 들어가 있으니까 한 대표가 진실을 말해야 될 그런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만약에 그렇다고 그런다면 한 대표께서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를 해야 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에 대해 명확하게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과거 본인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됐을 때, SNS나 백그라운드 브리핑을 적극 활용해 반박했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19일 오전 공식일정을 소화하는 중에도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갖지 않았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연구원이 주최한 토론회 뒤 기자들과 대면했으나, 권성동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질문이 나오자 도중에 끊고 "그 얘기에 대해서는 제가 이미 말씀드린 것하고 법률위원장이 말씀하신 것으로 갈음하겠다"라고 말했다. "제가 더 특별히 드릴 내용이 아닌 것 같다"라며 구체적인 답을 피한 것이다.

한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 대표의 직접 해명이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지금 당원 게시판 관련해서 제가 드릴 말씀은 특별히 없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사무총장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데 대하서도 "아직 특별하게 보고받은 바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한 대표를 향한 당내 일각의 '직접 해명' 요구가 나오는데 한 대표가 소극적으로 언론 접촉을 하고 있지 않느냐는 <오마이뉴스>의 질문을 받았다. 한 대변인은 "당원 게시판과 관련해서 경찰 조사 중이라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며 "법률자문위원회에서도 허위사실에 대해서 절차를 진행하려는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이어 "분열을 조장하는 의견들보다 민생 경제가 지금 어렵다"라며 "우리는 생활 정치를 해야하고 민생을 챙겨야 할 시기"라고도 강조했다. 사실상 친윤계의 요구를 '분열 조장'으로 규정한 셈이다. 당무 감사의 요구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도 "앞선 말로 갈음하겠다"라며 당무 감사 불가론을 재확인했다.   < 오마이 곽우신 기자 >



이준석 "7~8곳 공천에 부적절한 발언 있어"


현재 강원도·경남·포항·서울 강서·창원 의창
의혹 관계자 모두 공천 개입 의혹 전면 부인
김태우 "당 대표인 이준석이 공천을 준 것"

민주당 "대통령 개입 안 한 공천 있는거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24.11.15. 연합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주로 명태균 씨와 그의 녹취록으로 밝혀진 공천 개입 의혹이 이제는 이준석 의원으로 입이 옮겨간 모양새다. 공천 개입 의혹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8일 <엠비엔>(MBN)에 따르면,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MBN 취재진과 만나 "7~8곳 공천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밝혀진 공천 개입 의혹 외에도 추가 의혹 제기가 계속될 것을 암시한 것이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김진태 (강원도) 지사가 경쟁력 상으로 상당히 우위였는데, 현저하게 경쟁력이 떨어지는 후보를 대통령께서 공천하려 했던 것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강원도지사 후보 공천 개입 관련해 언급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당시 예비후보였던 김진태 현 강원지사를 컷오프하고, 황상무 전 KBS 앵커(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를 단수공천하기로 했다. 김 지사의 광주 5·18 민주화운동 비하 발언 등이 문제가 됐다.

이에 김 지사는 2022년 4월 14일 컷오프 다음날부터 국회 앞에서 천막 단식 농성을 했고, 나흘 뒤인 4월 18일 공관위가 컷오프 결정을 반복하고 김 지사에게 경선 기회를 부여했다. 공관위의 매우 이례적인 결정에 뒷말이 무성했다.

MBN 취재 결과, 윤 대통령은 당시 공천 과정에서 여권 핵심 관계자에게 "김진태도 경선하라고 내가 다 해주지 않았냐"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당시 윤핵관들은 황 전 수석을 밀었지만 대통령이 후보 경쟁력과 주변 이야기를 듣지 않았겠냐"라고 했다. 대통령 의중에 따라 번복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이 포항시장 공천에도 개입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JTBC>에 따르면 2022년 6월 전국지방선거에서 포항시장 경선에 참여한 건 총 4명이었고 이강덕 포항시장이 경선에 앞서 컷오프됐지만, 재심이 받아들여져 경선에 이기면서 최종 포항시장 후보로 올라 최종 당선됐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과 미래한국연구소의 불법 여론조사 의혹 등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오른쪽) 씨가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4.11.14. 연합
 

JTBC가 취재한 국민의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에 따르면, 포항시장 예비후보 컷오프가 이뤄진 2022년 4월 말 이 시장이 당의 결정에 반발해 경북도당에 재심을 청구했고, 그 직후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전화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당시 통화에서 "김정재 의원(당시 강북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이 울고불고하며 에스오에스(SOS·구조신호)를 쳤다"면서 "(이 포항시장의) 재심이 들어왔는데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유라고 했다"고 JTBC는 전했다.

포항 지역 공천 권한이 있는 현역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전화해 '중앙당에서 재심을 받아줘선 안 된다'고 한 것이다. 또 JTBC는 윤 대통령이 특정 후보가 공천을 받지 못하게 당 지도부에 전화하기 전 이른바 '윤핵관'으로 불리는 인사 등 여러 사람들과 상의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이를 두고 "도당위원장이 계속 반발하면서 그걸 대통령에게까지 가져가서 대통령이 저한테 '공천 이렇게 하면 안 된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며, 실제 공천 개입이 있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공천에도 윤 대통령이 등장한다. 이 의원은 강서구청장 공천에 윤 대통령이 개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강서구 당협위원장 셋이 (김태우 공천에) 다 반대하는 데 이렇게 가면 안 될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그 사람들은 맨날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이다. 지면 민주당을 돕는 일 아니냐"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또 "(윤 대통령이) 강서구는 '그 사람들 이상하니 민주당 좋은 일 하면 안 된다'고 김태우를 (공천)하라고 했다"면서 "원칙이 아니라 되는 대로 말하는구나, 사람을 보고 인별로 구체적으로 개입하는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공천 개입 정황에는 박완수 경남도지사도 포함된다. 공천 개입 의혹의 시작이었던 창원시 의창 지역의 김영선 전 의원은 명 씨를 통해 윤 대통령 부부에게 공천을 받은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을 일으켰다. 김 전 의원은 공천의 대가로 자신의 세비 중 절반을 명 씨에게 전달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왜 사과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하여튼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 대통령실 사진.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말한 7~8곳 공천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 의원이 언급한 강원지사, 포항시장, 강서구청장 외에 추가로 3~4곳이 더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는 이 의원이 언급한 곳 중 아직 밝혀지지 않은 공천 개입과 관련해 추가 보도를 예고한 상태다.

아울러 명태균과 거래한 유력 정치인이 30명 이상은 되는 만큼, 이 의원의 폭로와 별개로 추가로 국민의힘 공천 파문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명단'에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름이 정치권에서 오르내린다.

검찰은 명 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오 시장을 안철수 후보와 여론조사 경선을 통해 야권 단일 후보로 만드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 오 시장은 명 씨와의 관계에 대해 "전체가 다 엉터리"라며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기 어렵다.

오 시장은 지난달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 씨에 대해 고소장을 써놨다고 호언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시정 질문에선 "터무니없는데 다 고소고발을 하면 사리에 맞지 않는다"면서 고소장을 제출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발언해 오히려 의심을 사고 있다.

앞서 공천 개입 핵심 관계자들도 모두 공천 개입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이들 중 김태우 전 청장만 자신에게 공천을 준 것이 윤 대통령이 아니라 이 의원이라고 화살을 돌리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준석아 고맙다"며 "2022년도 지방선거 때 당대표인 자네가 공천줘서 강서구청장에 당선됐네. 그때 당대표 명의 당선 축하 화분도 잘 받았어. 흰색에 이쁘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창원지검 가서 조사 잘 받길 바래"라고 비꼬았다.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자신의 SNS에 이준석 의원이 당대표 시절 강서구청장 공천을 준 것이라고 했다. 2024.11.16. 김태우 SNS
 

민주당은 제2의 명태균이라고 불리는 이 의원발 공천개입을 직격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여권 핵심 관계자에게 '김진태도 내가 경선하라고 해 주지 않았나'고 발언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것도 덕담이라고 우길 요량인가. 윤 대통령의 육성 파일이 공개된 이래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은 더 이상 의혹이 아니다"고 했다.

박경미 대변인은 "당초 국민의힘은 강원도지사 후보로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으로 결정했다가 나흘 만에 번복해 김 지사를 경선에 합류시켰다"며 "대통령의 힘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윤 대통령이 전방위적으로 국민의힘 공천에 개입해 왔음을 시사하는 명 씨와 이준석 의원의 증언에 성명 미상의 여권 관계자까지 힘을 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 공천에 대통령 부부와 명 씨의 손이 닿지 않은 부분이 있기나 한지 의문스러울 정도"라며 "이제 더 이상 '당선인 시절'이라며 의혹을 외면하고 특검을 거부할 명분도 없다. 윤 대통령은 즉시 특검을 수용하라.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 분노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경찰이 불송치한 사건 기어이 기소한 정치 검찰


이재명 부부 1심 유죄 나오자 대놓고 기소 폭탄
'정적 죽이기' 의도…배임액도 16배나 뻥튀기

이재명 구속 실패에 권익위까지 동원해 재수사
직접 관여 증거 없다는데…간접증거 내세운 검찰

"상식과 이해 뛰어넘은 치졸한 공작수사 멈춰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 달기 행사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2024.11.19. 연합
 

검찰이 경기도 법인카드 등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씌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19일 또다시 재판에 넘겼다. 이른바 '법카 유용 의혹' 사건은 지난 2022년 9월 이 대표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사안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 구속 시도가 무위로 돌아가자,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의 수사 의뢰라는 형식을 빌려 재수사에 들어갔다. 대통령의 '정적 제거'를 위한 하명 수사·기소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가 1심에서 벌금 150만 원형을 선고받은 지 닷새 만에,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지 나흘 만에 기소가 이뤄진 점은 '정치적 의도'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아울러 이 대표가 오는 25일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로 기소한 것은,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탄핵·하야 여론을 '물타기' 하기 위한 검찰의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수원지검 공공수사부(허훈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이 대표와 전 경기도지사 비서실장 정아무개 씨,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아무개 씨를 불구속기소했다. 이 대표의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해서는 기소유예를 했다.

검찰이 이 대표에게 씌운 혐의는 구체적으로 ▲경기도 관용차를 공무와 무관하게 사용하고 ▲과일·샌드위치·세탁비·식사 등에 경기도 예산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수원지검은 이 대표의 배임액이 1억 653만 원이라고 주장했다. 제네시스 관용차 사용 배임액 6016만 원, 과일대금 지출(이 대표 외 나머지 2인 포함) 2791만 원, 샌드위치 685만 원, 세탁비 270만 원, 식사(이 대표와 비서실장 정아무개 씨) 889만 원 등이 검찰이 주장하는 배임액이다.

 

19일 이재명 대표 불구속 기소와 관련해 검찰이 낸 보도참고자료. 2024.11.19.
 

검찰이 주장하는 배임액은 '먼지떨이'수사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법카 유용 의혹'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진 곳만 130여군데에 이른다. 이에 검찰은 기자들에게 내놓은 보도설명자료에는 "검찰은 경기도청 등 10곳 미만의 장소에 대하여만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며 "경찰에서 법인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하기 위한 매출전표 확보 목적으로 법인카드 사용 식당 100여 곳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불송치 사건 1년여 방치하더니

이재명 구속 실패하자 재수사

1년 만에 배임액 16배 뻥튀기

이 사건은 대선 기간이었던 2022년 1월 경기도청 별정직 공무원이었던 조명현 씨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그해 8월 이 대표의 배우자 김 씨와 전직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아무개 씨만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한 뒤, 이어 9월 이 대표에 대해 "직접 관여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불송치했다. 이 대표에 대한 '법카 유용 의혹'은 그 뒤 1년 정도 방치됐다.

그러다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백현동 개발사업 의혹 및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표결이 이뤄지기 약 한 달 전인 지난해 8월 조명현 씨가 권익위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족벌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재등장한다. 수사기관에서 직원들의 법카 유용과 이 대표의 직접 연관성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 씨는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샴푸를 사려고 서울 청담동 일대로 심부름을 가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카드를 유용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에서 그해 9월 이 대표의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상황이 반전됐다. 무리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도 거세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관련 의혹을 제보한 조명현 씨가 2023년 10월 23일 수원지검 출석에 앞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JTBC 현장 중계 화면 갈무리
 

이에 검찰이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 동력을 잃은 상황에서 반전 카드로 다시 꺼낸 것이 '법카 유용 의혹'이었다. 검찰은 수원지검에 '법카 유용 의혹'과 관련해 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상황 반전을 꾀했다. 여기에 더해 '대통령의 형님'으로 불리는 검사 출신 김홍일이 수장으로 있었던 권익위가 단 한 달여 만에 조사해서 "이 대표와 개연성이 있다"며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도 100여 곳 이상을 압수수색하고 6개월 이상 걸려 불송치 내린 사건을 권익위가 순식간에 조사해 혐의를 씌운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인 2017~2019년 경기 성남시 청계산 자락 유원지 인근 유명 한우식당에서 943만 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한 사건에 대해서는 무려 6개월이나 조사해서 '위반 사항 없음'으로 종결한 것과 비교하면, 이 대표에 대한 권익위의 조사는 정치적인 목적이 뚜렷했다.

권익위의 수사 의뢰로 동력을 찾은 검찰은 1년간 재수사를 통해 '경기도 법카 유용 금액'은 무려 16배나 불렸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지난 2022년 경찰이 수사할 당시 파악한 결제 금액은 총 150여 건, 2000만 원 상당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표와의 관련성은 전혀 찾지 못했다. 검찰이 이번에 배임으로 주장한 금액은 이 대표에 걸린 1억 653만 원을 포함해 총 3억 3235만 원이다. 130여 곳을 '먼지떨이'식으로 압수수색하면서 배임액을 극도로 늘린 것으로 보인다.

 

김홍일 신임 방송통신위원장(전 권익위원장)이 29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3.12.29. 연합
 

김혜경 150만 원으로 자신감 찾은 검찰?

이재명에 대해서도 간접 정황 주장할 듯

"터무니 없는 수사, 기소 폭탄 중단하라"

다만 검찰은 이 대표 부부가 법인카드 사용에 대해 직접 지시한 객관적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핵심 인물인 전 경기도 공무원 배아무개 씨는 그동안 법정에서 "스스로 판단했다"는 취지로 진술해왔다. 이 대표나 부인 김 씨의 관련성을 부인한 것이다. '법카 유용'과 관련해 이 대표 관련성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힘 등 수구보수세력이 틈만나면 정치 수사로 쓰는 것이 청담동에서 샀다는 '일본산 샴푸'와 '샌드위치 야채 1000원 추가' 주장이다. 이 대표 개인에 한정해 제기된 주장이기 때문에 개연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검찰은 김 씨가 법카 유용에 대해 부인했음에도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은 만큼, 이 대표가 지시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간접 사실과 정황을 통해 혐의 입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이 대표 부부에게 연이어 유죄가 나오면서 검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찾은 모습이다. 김 씨 식비 7만 8000원을 통해 '연습'을 했으니, 이를 확장해 '실전'으로 간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검찰은 공소장에 김 씨의 1심 판결문도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기자들에게 배포한 이 대표 불구속 기소 보도참고자료에서도 김 씨의 판결문을 여러 차례 인용하며 "통상적인 경험칙에 따라 공모관계가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검찰의 추가 기소에 격앙된 분위기다. 이번 6번째 기소로 이 대표는 일부 병합된 재판을 포함, 총 5개(서울중앙지법 3개·수원지법 2개)의 재판을 받게 됐다. 또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 대표는, 오는 25일에도 위증교사 혐의 1심 선고도 앞두고 있다. 정치 검찰의 '제1야당 대표 죽이기' '대통령 정적 말살 시도'에 최근 법원까지 가담하면서 당 안팎에선 우려가 크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1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4.11.14. 연합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검찰이 대장동, 공직선거법, 위증교사에 이어 또다시 핑곗거리를 만들어 대통령의 정적 죽이기에 나섰다"며 "검찰이 이토록 집요하게 억지 기소를 남발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제1야당 대표이자 국민의 압도적 지지를 받는 정치 지도자를 법정에 가두고 손발을 묶으려는 속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수석대변인은 "명백한 억지 기소이자 야당 탄압"이라며 "검찰은 이 대표가 법인카드를 쓴 것도 아닌데 몰랐을 리 없다는 억지 춘향식 논리를 뻔뻔하게 들이밀었다"고 했다. 또 "이미 경찰 수사에서 이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며 "그런데도 검찰은 부득부득 사건을 되살려 기소했다"고 했다.

그는 "검찰에 부여된 기소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한 수단인가"라며 "아무리 이 대표를 옥죄어도 김건희 여사의 국정농단을 가릴 수 없고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덮을 수 없다. 저열하고 흉포한 검찰 독재 정권의 민낯만 재삼 드러날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 앞에서는 한 없이 작아지는 검찰이 야당과 이재명 대표 죽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으니 실소를 금할 수 없다"며 "검찰은 국민과 역사의 심판을 각오하라"고 했다.

민주당 검찰독재대책위원회(검독위)는 "검찰은 '이 대표가 지시했거나 인지했다는 직접 증거가 없더라도, 간접사실과 정황 사실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하겠다'고 한다"며 "검찰이 스스로 증거 없다고 자백한 것이고, 상식과 이해의 용량을 뛰어넘은 횡포"라고 했다. 검독위는 "법의 껍데기를 쓰고 영장과 강압수사로 이 대표를 정치적으로 살해하려는 치졸한 공작수사는 멈춰야 한다"며 "터무니없는 기소를 당장 철회하고, 정적 죽이기 '기소폭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이재명 지시·묵인 증거없이…‘관용차 혐의 추가’ 법카 유용 기소

경찰 수사"무혐의" 뒤집고,  없던 ‘관용차’ 사용까지 포함 배임 2배 늘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을’ 살리기 신문고 상생 꽃 달기 행사에 참석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
 

검찰은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사건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기소하면서 이 대표가 경기도 예산과 관용차를 배우자 김혜경씨를 위해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선 없던 ‘관용차’ 사용까지 포함하면서 배임 금액이 1억원대로 갑절 가까이 늘어났다. 애초 경찰 수사 단계에서 ‘이 대표 무혐의(불입건)-배우자 김씨 입건’이 검찰로 넘어와 ‘이 대표 기소-김씨 기소유예’로 바뀌었다. 수사가 이 대표에게 맞춰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검찰은 이 대표가 관련 업무를 지시하거나 가담한 구체적 증거, 핵심 증인들의 진술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이 사건과 연결된 김씨의 ‘10만4천원 결제’ 사건(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선고 취지에 부합하는 ‘통상적 경험칙’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혐의를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수원지검의 이 대표 공소 내용을 보면, 경기도는 2018년 7월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직후 의전용(내외빈 영접 등) 관용차로 제네시스 G80을 6540만원에 구입했다. 이 관용차는 이 대표 주거지인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 세워두고, 임기 내내 자가용처럼 사용했다는 것이다. 관용차는 퇴근 등 사용 뒤 청사에 반납해야 하지만, 따로 차고지를 지정하면 사용 뒤 반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통상 공공기관은 공무용으로 사용하는 관용차량을 여러대 보유하고 있으며, 공유재산 관리 부서에서 일괄적으로 관리한다.

이 관용차는 이 대표의 배우자 김씨를 수행하는 이른바 ‘도청 사모님팀’이 개인 모임 등 김씨가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운행했다. 감사 등을 피하려고 관용차를 공적 용도로 운행한 것처럼 허위 운행일지도 작성·제출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조달청 나라장터 기준으로 제네시스 G80 렌트비(월 138만원 상당)를 추정해 사용 기간과 주유비·세차비·과태료 등으로 모두 6016만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추산했다. 경기도청 한 관계자는 “의전용 관용차를 자택에 세워둔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다른 지자체의 관례에 비춰볼 때 검찰 수사가 매우 지나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경찰 수사에는 없던 부분이 검찰에서 살아나고 금액도 부풀려진 것을 보면 과잉 기소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검찰은 또 사모님팀이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아무개씨의 지휘 아래 도 예산으로 이 대표 부부가 요구한 소고기, 초밥, 복요리 등 음식 75건 889만원어치를 구입·제공했다고 보고 있다. 75건에는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김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0만4천원 결제 건도 포함됐다. 경찰 수사 당시 법인카드 사적 사용 배임금액은 2천만원 상당이었으나, 검찰 수사에서 8978만원(전 도지사 비서실장 정아무개씨, 배씨 배임액 포함)으로 증가했다.

검찰은 이 사건 배임 범죄가 공무와는 무관한 이 대표 부부 또는 김씨의 사적 활동 관리, 사적 소비에 쓰였다고 판단했다. 다만, 검찰은 김씨에 대해선 기소유예 처분했다.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피해 정도, 범행 동기 등을 고려해 재판에 회부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부부를 모두 기소하지 않는 관례와 10만4천원 결제 사건 1심에서 유죄를 받은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 이 대표 부부에게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김씨는 지난 9월5일 검찰에 출석했으나, ‘검찰이 결론을 정해 놓고 한 수사’라며 사실상 진술을 전면 거부했다. 검찰은 소환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던 이 대표 쪽에는 서면질의서를 발송했으나 답변서는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 대표에 대한 피의자 진술 조사 없이 기소해 법정에서 진실을 다투게 됐다.

검찰은 김씨의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유죄 판결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재판부는 직접 증거가 없는 ‘10만4천원’ 사건을 ‘목격자 없는 살인 사건’과 비교하며 “현장 목격자나 폐회로티브이가 없는 경우에도 간접사실을 종합해 증명력을 부여하는 대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해당 판결이 이 대표 혐의 입증에 상당히 근접한 유의미한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의 공소장에도 발췌 인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겨레 이정하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많이 이용”  동문서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월16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야구장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어린이 야구교실에서 유소년 야구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타격해 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19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골프를 두고 여야 공방이 오갔다. 야당은 윤 대통령이 지난 8월 한미연합군사훈련, 부천 호텔 화재 참사, 북한 오물풍선 낙하 시기부터 골프를 쳤는데, 대통령실이 ‘트럼프 외교용 골프’라는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한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방어 논리는 이렇다.

“1997년 아이엠에프(IMF) 시절 박세리 선수로부터 국민들이 큰 힘을 얻었다. 30년 가까이 전인데도 박세리가 큰 성과를 이뤘을 때 국민들이 박수쳤다.”(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엘피지에이(LPGA) 100위권 안에 여자선수가 14명 있고, 피지에이(PGA)는 4명이나 있다.”(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대통령의 스포츠는 스포츠 이상일 수 있다.”(홍철호 대통령 정무수석)

“대통령은 골프든 테니스든 스포츠를 통한 외교도 언젠가는 꼭 필요하다고 본다.”(홍철호)

“트럼프와 해리스가 박빙이었다. 당연히 트럼프가 당선된다는 상황을 가정하고 사전적 대응으로 골프 치는 것을 문제 삼는다.”(강명구 국민의힘 의원)

“대통령의 골프는 일반인의 여가활동 차원에서만 이뤄지는 골프하고는 전혀 다른 성격일 수 있다.”(홍철호)

“대통령의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데, 골프도 치고 등산도 하고, 운동을 해야 하지 않나.”(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평일날 술 마시고 주말에 골프 치고, 이것은 국민들께 우리 대통령 이미지를 아주 사실과 다르게 말씀하시는 것이다.”(홍철호)

“그 더운 여름인데 아마 (골프) 연습을 하셨다면 목적이 분명해서 하셨을 거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8년 동안 안 하신 것을 갑자기 여름에 하고 싶어서 하셨겠나.”(홍철호)                                                          < 한겨레 김남일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도 많이 이용”....용산, 윤 ‘골프 논란’에 동문서답

홍철호 수석 “대통령 비공식 주말 일정 물어볼 수 없어”

 

 
 
노컷뉴스 유튜브 갈무리
 

윤석열 대통령이 ‘군 골프 금지령’ 기간 등 부적절한 시기에 7차례 골프를 쳤다는 의혹과 관련해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9일 “비서실은 공식 일정이 아닌, 특히 주말 일정은 물어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7차례 가운데 6차례가 미국 대선 전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와의 회동을 준비하려고 8년 만에 골프를 재개했다’는 대통령실 해명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여 있지만, 홍 수석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는커녕 “대통령의 스포츠를 통한 외교도 필요하다”는 답변만 거듭했다.

홍 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지난 8월부터 골프를 쳤다”는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하며 “확인이 안 된 상태에서 왜 (골프를) 쳤는지까지 물어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만약 골프를 했더라도, 그게 호기심의 대상은 될지 몰라도 비난의 대상이 된다는 건 (무리하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도 태릉골프장을 상당히 많이 이용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날 회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원래 목적이었지만,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골프 의혹과 대통령실의 거짓 해명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여러 의원이 반복적으로 관련 질의를 하자 홍 수석은 “(윤 대통령이) 더운 여름인데도 (골프) 연습을 했다면 목적이 분명해서 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선 8년 동안 안 한 걸 갑자기 여름에 하고 싶어서 했겠느냐”며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7월14일 (피격) 이후 높아졌다는 게 대통령 판단”이라고 했다. 홍 수석은 또 “대통령실에서 해명한 내용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모든 것을 담아 얘기한 것이지, 어느 날 이후로 골프 연습을 했다고 이야기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은 “1997년 아이엠에프(IMF) 때 박세리 선수가 큰 성과를 이뤄 국민들이 큰 힘을 얻었고, 골프가 많이 대중화됐다”며 “대통령이 골프 한번 친 게 큰 논란이 될 이유가 없다”고 거들었다.

이날 회의에서 정진욱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에 ‘예화랑’이라는 강남의 화랑에서 불법 선거사무소를 운영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검찰이 조사를 해야 하는데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며 “윤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면 기소할 수 있다. 그때 감옥 보내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홍 수석은 “정무수석으로서 납득이 잘 안 간다”고 말했다. 운영위 여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아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가서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감옥을 보내야 된다’는 표현은 아무리 생각해도 과하다. 그렇게 극한 발언을 하지 않아도 뜻은 충분히 통한다”고 반발했다.    <  한겨레 손현수  신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