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시나리오 무너지자 판사 성향 문제 삼아...권성동 "대법원에서 판단해야"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 관련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26일 선거법 위반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25일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중에서

"(항소심 판결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저는 대법원에 가면 반드시 파기 환송될 것이라고 본다."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26일 백그라운드 브리핑 중에서

국민의힘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면서, 여당이 내심 바랐던 '시나리오'가 붕괴한 탓이다. 얼마 전까지 이재명 대표를 향해 "항소심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해야 한다"라고 요구하더니, 마음에 들지 않는 판단이 나오자 스스로 말을 뒤집기까지 했다.

이 대표가 1심과 마찬가지로 2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형이 나올 것을 전제로 여론전과 조기 대통령 선거 전략을 짰던 국민의힘은 기존 대책을 초기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는 즉시 유감을 표하며, 서울고등법원 판사의 개인 성향까지 문제 삼고 나왔다. '색깔론'을 꺼내 들어 2심 재판부를 흔드는 한편, 대법원의 빠른 판단을 요구하고 나선 셈인데 3심에서 기존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다.

권성동 "대단히 유감... 개인적 성향이 판결에 반영된 것"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기초과학발전과 이공계 재도약을 위한 현장간담회'를 마친 후 언론사 카메라 앞에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특히 허위사실 공표로 수많은 정치인들이 정치 생명을 잃었는데 어떻게 이재명 대표는 같은 사안을 놓고 무죄를 선고할 수 있는지, 제가 법조인 입장에서 봐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가 없다"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아마 검찰이 상고할 것이고, 대법원에서 하루빨리 이 부분이 허위 사실인지 아닌지 빨리 판단을 내려서 법적 논란이 종식되기를 바란다"라며 "명백한 허위 사실이 어떻게 무죄가 됐는지, 정말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법관이라면 이런 판단을 내릴 수 없다"라고도 꼬집었다. "결국은 여러 언론에서 예고한 것처럼 판사 개인의 성향이 직업적 양심을 누르고, 개인적인 성향이 판결에 반영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답변의 구체적인 뜻을 기자들이 묻자 권 원내대표는 "여기에 대해서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법조인의 양심 갖고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정치 성향에 맞춰서 재판을 한 것이라는 방증이라고 저는 본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2심 판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뜻인지 묻자 "금방 유감스럽다고 했잖느냐?"라는 반문이 돌아왔다. 권 원내대표는 "그거(항소심 판결)는 받아들일 수가 없고, 저는 대법원에 가면 반드시 파기 환송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치검찰의 칼춤에 맞춰 정치공세를 일삼아온 국민의힘은 사과하시라"라며 "바로 어제 권성동 원내대표 말대로 법원 판결에 승복하시라"라고 직격했다.

"대법원, 빨리 진행하면 두 달 안에도 가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기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관련사진보기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논평을 통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국민적 여론마저 나아질 거란 기대는 하지 마시라"라며 "이 대표가 '전과 4범'이라는 사실과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이라는 꼬리표는 여전히 남아있다"라고 강조했다.

신 대변인은 "더욱이 이재명 대표는 공직선거법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재판 지연 꼼수'를 부려왔다"라며 "항소심 개시를 위한 소송기록 접수통지서 등을 수령하지 않거나,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한 위헌법률 심판제청 신청까지 하며 재판부를 농락해 왔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가 진정으로 떳떳하다면, 남은 재판들에 대해 '법꾸라지' 마냥 '꼼수 전략'을 펼칠 것이 아니라 법 앞에 평등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성실히 재판에 임하길 바란다"라고 역설했다.

이후 기자들로부터 '이재명 대표의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전제로 당의 전략을 짜왔는데, 대야 전략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신 대변인은 "이번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이 굉장히 장황하고, 저희로서는 납득하기 어렵다"라며 "재판 결과에 대해서 승복이냐 아니냐의 문제를 떠나서, 재판부의 판단이 굉장히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 구조를 갖고 무죄로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에서 2개월 안에 선고를 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신 대변인은 "물론 6·3·3 원칙이 있지만, 그건 늦어도 3개월이라는 뜻"이라며 "대법원이 빨리 진행하면 2개월 안에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답했다. 1심 6개월, 2심 3개월, 3심 3개월이라는 공직선거법 선고 기일 원칙을 언급하며, 대법원이 두 달 안에 판단을 내려달라 요구한 것이다.

이는 다분히 정치적 계산이 깔린 답변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이 아직 미정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파면될 경우 6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대법원이 두 달 안에 결론을 내린다는 것은, 대통령 선거 전에 판단을 내린다는 뜻이다. 만약 대법원이 항소심을 뒤집고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할 경우 대선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여당의 바람이 반영된 일정이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재판 결과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라며 "앞으로 대법원에서 빨리,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서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가 없다"라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바로잡힐 수 있다, 바로 잡혀야 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자격을 문제삼을 명분이 약해진 데 대해서 질문이 나오자 "조기 대선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이야기하지 않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 오마이 곽우신 기자 >



무섭게 번지며 하루 새 22명 숨져
대부분 불길 갇혀 못 피한 고령자
영덕에선 실버타운 대피 차량 폭발

 
 
26일 경북 영양군 입암면 방전리 야산에서 입암면 의용소방대원이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

 

벌건 불길은 태풍급 바람을 타고 날아다니며 검은 연기를 내뿜었다. 불덩이가 떨어진 곳마다 폐허가 돼 사람과 산을 집어삼켰다.

 

경북 의성에서 산불이 발생한 지 닷새째인 26일, 무서운 속도로 불이 번지면서 하루 새 22명이 숨졌다. 산청 산불로 희생된 4명을 포함하면 모두 26명으로 급증했다. 의성에선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가 추락해 70대 조종사가 숨졌고, 산청에서 번진 산불은 결국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덮쳤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산림청 등에 따르면, 영남 산불로 이날 오후 4시 기준 사망 26명, 중경상 26명 등 5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 26명은 산림청이 산불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7년 이후 연도별로 역대 세번째이고, 사상자 52명은 역대 가장 많다. 대부분 60대 이상 고령으로 지난 밤사이 불길이 거세게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진화율은 68%로 전날과 같다.

 

이날 낮 12시54분께 의성군 신평면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박아무개(73)씨가 숨졌다. 추락 헬기는 강원도 인제 소속으로, 전신주 전선에 걸려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관련 규정에 따라 전체 헬기 운항을 중단했다가, 2시간여 뒤 사고 기종을 제외한 헬기의 진화를 재개했다. 하지만 그사이 불길이 더욱 번졌다. 이날 밤에는 안동에선 불길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병산서원(사적 260호) 직선거리 3㎞까지 접근해 긴장감을 더했다. 하회마을은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직선거리로 약 5㎞까지 가까워지며 마을 주민 대부분이 대피했다. 소방대원 100명과 소방차 15대를 동원해 밤새 보물과 천연기념물을 지켰고, 타기 쉬운 가연물을 중심으로 물을 살포했다.

 

전날 밤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 한 실버타운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입소자 등 3명이 차를 타고 대피하다가 화염에 차량이 폭발하면서 화를 당했다. 또 매정리에서는 2명이 불에 타 숨졌고, 축산면에서는 1명이 매몰돼 숨진 채 발견됐다.

 

경남 산청 산불은 지리산 방향으로 역주행하면서 지리산국립공원 안까지 확산됐다. 26일 저녁 6시 기준 산청 산불의 진화율은 77%, 산불영향면적 1708㏊, 남은 불길 길이는 16.5㎞다. 이는 전날 저녁 6시에 견줘 진화율은 10%포인트 떨어지고, 산불영향면적과 남은 불길 길이는 각각 93㏊와 9㎞가 되레 늘어난 것이다.

 

경북 의성 고운사의 보물 석조여래좌상, 영주 부석사의 보물 고려목판, 오불회 괘불탱, 안동 봉정사의 보물 목조관음보살좌상 등은 인근의 다른 박물관 등으로 옮겼다.

울산 울주군 온양읍 대운산 산불은 경남 양산 쪽으로 확산됐다.

 

이번 산불 피해 규모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1만7752㏊로, 2000년 4월 강원 강릉·동해·삼척·고성 산불 2만3913㏊, 2022년 3월 경북 울진, 강원 강릉·동해·삼척 산불 2만523㏊에 이어 역대 세번째 규모다.    < 한겨레 장수경 김규현 최상원 이준희 기자 >

이재명 무죄로 조기 대선까지 정치 변수 사라져


남은 이재명 재판들, 대선에 영향 주기는 어려워

이제 변수는 하나, 내란 수괴 윤석열 파면 여부

헌재, 기계적 중립도 버리고 항소심까지 지켜봐

이제 더이상 절차적, 정치적으로 시빗거리 없어

헌재, 윤석열 파면선고 늦을수록 역사 죄인될 것

시민들, 삼보일배하며 "선고기일 정하라" 촉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5.3.26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완승'을 거두면서 대권 가도에 '날개'를 달게 됐다. 향후 윤석열 대통령이 파면되면, 대선이 열릴 때까지 사법부로 인한 정치 변수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이에 그동안 정치 일정 등으로 복잡하게 꼬아 놓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선고기일을 빠르게 지정해 국가적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헌재는 선입선출 원칙을 어기고 자기모순에 빠지면서까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 대해 탄핵소추를 기각했지만, 그 뒤 아무런 이유없이 윤 대통령에 대해 선고를 내리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

여야간 첨예했던 변수가 완전 제거된 만큼 헌재가 스스로 존재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선고를 서둘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고등법원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2심 판결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했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경기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용도 지역 상향 변경이 국토교통부 협박에 따라 이뤄졌다고 발언한 것 모두 허위사실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특히 1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던 이른바 '골프 발언'에 대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거짓말한 것으로 볼 수 없고 허위성 인정도 어렵다"며 무죄로 봤다. 마찬가지로 1심에서 유죄였던 백현동 발언과 관련해서도 '정치적 의견 표명'에 해당해 허위사실 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이 대표는 무죄 선고 뒤, 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실과 정의에 기반해서 제대로 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면서, 재판 결과에 대해 "사필귀정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도 많은 사람이 이 일에 관심을 갖고 모였는데,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 산불은 번지고 누군가는 죽어가고 경제는 망가지고 있지 않느냐"면서 "이제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는 이런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이 이 대표 공직선거법 2심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기뻐하고 있다. 2025.3.26. 연합

 

이번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은 단순한 정치 재판이 아니었다. 향후 대선뿐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 방향을 가늠할 이정표였다. 만약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 등 당선 무효형이 선고됐을 경우, 검찰과 사법부의 법조 카르텔이 가장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1위 대권주자와 함께 의석수 170석을 갖고 있는 제1당까지 일거에 날려버리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었다. 헌정질서를 파괴하는 대혼란이 예고됐다. 애초 대선에서 패배한 정치인에 대해 검찰이 말꼬투리를 잡아 기소한 자체도 억지에 가까웠지만, 1심에서 말도 안 되는 형량이 나오면서 민주·개혁·진보 진영 내 위기감은 상당했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사건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법원이 매우 이례적으로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항소심 재판부에 두 달간 신건(새 사건) 배당을 중단하고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내면서 대선 일정에 개입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법원의 움직임에 발맞춰 극우 정당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라고 촉구하는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제1당 대권주자를 사실상 '제거'하려고 했다. 국민들의 선거권이 채 0.1%도 되지 않는 소수 법조계 인사들에 의해 도둑질 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완전한 무죄'로 뒤집으면서 검찰과 법원 내 극우 카르텔에 철퇴를 내리게 됐다. 이로 인해 조기 대선과 연관된 이 대표의 정치 변수들도 제거됐다.

 

물론 이 대표가 여전히 검찰의 '쪼개기 기소'로 5개 재판을 받고 있지만, 조기 대선 일정과 연계됐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이 이날 2심에서 무죄로 뒤집히고, 검찰이 자신만만해 했던 위증교사 사건은 지난해 11월 1심에서 무죄를 받았던 만큼 추후 정치 일정만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이 대표의 대권 가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은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 4건의 사건 재판을, 수원지법은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법인카드 유용 의혹 사건 재판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건 규모도 크고 검찰에 대한 이 대표 쪽 반론도 만만찮은 만큼 대선까지는 속도를 내긴 어려울 전망이다.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차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3.8. 연합

 

이제 남은 정치 변수는 단 하나, '윤석열 파면' 여부다. 지난해 12월 3일 밤과 12월 4일 새벽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군인들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를 군홧발로 짓밟는 장면을 전국민이 지켜봤다. 이견이 없는 명백한 내란 행위다. 이어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국민들의 노력으로 윤 대통령 탄핵 소추가 됐고, 헌재의 탄핵심판에서 역시 압도적인 증거와 진술로 윤 대통령의 국헌문란 행위가 증명됐다. 대다수의 양심적인 헌법학자들은 실체 판단에 있어 윤 대통령을 8대0 만장일치로 탄핵하는 것에 이론이 없다. 그럼에도 헌재의 선고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무기한 연장하고 있다.

 

그 사이 윤 대통령은 지귀연 판사의 말도 안되는 논리로 구속 취소돼 사회 혼란은 가중됐고, 소수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실질적인 내용 면에서 파면을 피하기 어렵게 되자 이제는 탄핵심판 자체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각하'를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헌재는 마치 극우의 주장에 동조한 것처럼 선입선출(먼저 들어오는 순서대로 사건 처리함) 원칙까지 깨고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보다 늦게 접수된 한덕수 대행에 대한 탄핵심판을 먼저 선고하고, 심지어 최소한의 '기계적 중립'도 포기한 채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사건 항소심 선고 결과까지 모두 지켜봤다.

 

헌재 재판관으로서는 좌불안석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설득력 떨어지는 논리로 다른 탄핵 사건들을 먼저 처리하며 윤 대통령 선고를 미뤄왔지만, 이제 절차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더 이상 시비할 거리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헌재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불확실성으로 정치·경제적 불안정 상태만 심화되고 사회 전반의 피로감만 커질 뿐이다. 빠르게 선고 절차를 밟고 파면 결정을 내려 차기 대선이 원활하게 치러지고 정부가 정상 작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헌재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8명의 재판관이 책임질 수 있는 상황을 넘어섰다. 일부 재판관이 마음대로 꺾을 수 있는 역사의 흐름이 아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헌재의 존재 가치만 없앨 뿐이다.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심판 선고 날인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재판관들이 입장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한 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기각했다. 2025.3.24 [공동취재] 연합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거듭 헌재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 출석 전 광화문 천막 당사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의 지휘탑이 무너져서 혼란과 혼돈 그 자체"라며 "이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해야 할 헌재가 아무런 국민이 납득할 이유도 없이 (선고를) 계속 미룬다는 것 자체가 헌정 질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헌재가 헌법 수호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면서 "국민은 탄핵 이후 100일 넘게 기다렸다. 국민 신임을 배신하지 말고 오늘 중 선고 기일을 지정하라"고 외쳤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선입 선출에 따른 파면 선고라는 상식의 시간은 지났고, 오늘 오전까지도 선고 기일 공지를 안 하면 명예의 시간도 넘어간다"며 "검찰의 억지 기소에 따른 이 대표의 (선거법 2심) 선고 이후로 선고를 지연하느냐는 불명예스러운 물음에 답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윤석열 파면만이 헌법 수호의 길"이라며 "내란 상황에선 시간과 속도가 정의로, 오늘 반드시 선고 기일을 지정해 명예와 존재의 가치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전현희 최고위원 역시 "헌재가 낫 놓고 알 수 있는 기역자 만큼이나 명백한 위헌 사유를 앞에 두고 판결을 지연하고 있다"며 "헌법 수호 의무를 저버리면 강력한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차원에서도 탄핵심판 선고기일 지정을 압박하기 위한 절차가 진행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 정청래)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기일을 신속히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피청구인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기일 신속 지정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내란에 동조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처리에 반대하면서 표결에 불참했다. 해당 결의안은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최후 변론이 종결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선고기일이 지정되지 않는 상황 속에 대외적 국가신인도 추락 등이 우려된다며 헌재에 선고기일을 신속히 지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윤석열 즉각퇴진ㆍ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 관계자들이 26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윤 대통령 파면 즉각 선고 촉구 삼보일배를 하고 있다. 2025.3.26. 연합

 

문재인 전 대통령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헌재의 조속한 탄핵결정을 촉구했다. 문 전 대통령은 "지금 사회의 혼란과 국민의 불안이 극에 달하고,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이르렀다. 우리 국민들이 앞으로 치러야할 대가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탄핵 결정이 지체될수록 그 대가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헌재가 최선을 다하고 있으리라고 믿는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실시간으로 목격해온 국민들로서는 탄핵결정이 이토록 늦어지는 것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속한 탄핵결정만이 헌법가치를 수호하는 길이자 헌재의 존재가치를 수호하는 길"이라며 "밤을 새워서라도 평의와 결정문 작성을 서둘러서, 탄핵의 선고가 이번주를 넘기지 않도록 해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광주에서는 시민들의 삼보일배가 진행됐다. 18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윤석열 즉각 퇴진·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광주비상행동)은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일대에서 삼보일배 투쟁을 펼치며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했다. 삼보일배에 참여한 박시영 광주·전남민주화운동동지회 이사장은 "하루빨리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파면을 선고하라"며 "더 기다리게 한다면 헌법재판소까지 기어서라도 헌법재판소까지 가겠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헌재는 언제까지 이 고통스러운 상황을 지속할 것인가"라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자 삼보일배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36명의 삼보일배 투쟁 참가자들은 5·18민주광장에서 금남공원까지 갔다가 다시 광장으로 돌아오면서 약 1㎞를 행진했다.  < 민들레 김성진 기자 >

 

이재명 ‘선거법 위반’ 모든 혐의 무죄…대선가도 탄력

2심 “김문기·백현동 허위발언 아냐” 1심 뒤집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대선 때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항소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형량이 확정될 경우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될 위기에서 벗어나게 된 이 대표는 가장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6-2부(재판장 최은정)는 26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대표의 발언을 허위라고 볼 수 없다”며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2021년 12월 방송 인터뷰에서 ‘대장동 개발 의혹 수사를 받다가 숨진 김문기 전 처장을 아느냐’는 질문에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음에도 “몰랐다”고 답하고 △경기도 성남시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 특혜 논란이 불거진 뒤인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용도 변경에) 응한 것”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2022년 9월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백현동 협박 발언’을 허위사실이 아닌 ‘과장’이라며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남시가 용도변경 관련해 압박을 받은 것은 인정할 수 있고, 공표 사실 내용 전체에서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될 때 세부적으로 과장됐다 해도 허위사실로 볼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례”라며 “전체적으로 의견표명에 해당하므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15년 외국 출장 중 이 대표가 골프 모자를 쓰고 김 전 처장과 함께 찍은 사진에 대해 “조작됐다”고 주장한 부분도 1심은 유죄로 인정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본은 해외에서 10명이 한꺼번에 찍은 것이므로 골프 행위를 뒷받침하는 자료로 볼 수 없다“, ”원본 일부를 떼어낸 거라 조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김 전 처장을 모른다’는 관련 발언도 선거법에서 허위사실 공표의 대상이 되는 ‘행위’가 아닌 ‘인식’이므로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이 대표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사필귀정”이라며 “검찰도 자신들의 행위를 되돌아보고 더이상 이런 국력 낭비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상고 여부를 검토 중이다.  < 한겨레 김지은 기자 > 

경찰에 막힌 전봉준투쟁단 트랙터전봉준투쟁단 주최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열리는 '윤석열 즉각파면과 내란세력 청산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하려는 트랙터들이 경찰에 의해 서울시내 진입이 막힌 채 주차되어 있다. ⓒ 이정민
 

"나라가 어렵고 힘듭니다. 이럴수록 빠르게 정부가 안정되어야 합니다. 무슨 농사, 무슨 농사 해도 '정치 농사'부터 제대로 돼야 국민들이 살 거 아닙니까!"
-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체감 온도 19도의 따스한 날 오후. 전국 방방곡곡에서 트랙터를 몰고 남태령고개에 도착한 농민들은 오늘이 "농사하기 좋은 날"이라고 했다. 동시에 "윤석열 파면을 바라는 주권자들이 투쟁하기 또한 좋은 날"이라고 했다.

전국농민총연맹(전농)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등이 참여하는 '전봉준 투쟁단'은 25일 오후 서울과 경기 과천 경계에 있는 남태령고개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위한 '서울 재진격'을 진행했다.

애초 전봉준 투쟁단은 이날 오후 3시 결의대회를 마치고 트랙터 행진을 벌이려 했으나 오후 6시 30분 현재 남태령고개에서 멈춘 채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의 저지 때문이다. 전봉준 투쟁단은 행사 이틀 전인 지난 22일 서울특별시경찰청에 옥외집회(행진) 신고를 했으나 경찰과 법원은 이들이 집회 준비물로 제시한 트랙터의 사용을 불허했다.

해당 소식에 분노한 농민들은 행사 당일 예정보다 더 많은 트랙터 60여 대를 끌고 나타났다. 이 트랙터들은 현재 남태령고개에서 과천 방향으로 늘어서 있다. 경찰은 행진을 못 하도록 트랙터 사이사이 바리케이드(경찰 저지선)와 경찰차 등을 배치했다. 이에 더해 맞불 집회를 벌이는 극우 세력과 전봉준 투쟁단 사이에 경찰 버스를 배치해 양측을 분리했다.

농민 분노에 마음 보탠 시민들 "사회 구성원의 책임"

전봉준투쟁단, "윤석열 파면하라!"전봉준투쟁단 주최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파면과 내란세력 청산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시위 보장과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이날 결의대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전국 각지에서 먼 걸음을 했다. 제주에서 양파, 대파 등 채소 농사를 짓는다는 전농 소속 고봉희(58)씨는 "오전 6시 30분에 집에서 나와 비행기를 타고 왔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엉망이고 내란이 터졌는데도 언제 대통령이 파면되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 오늘 집회에 참석했다"라고 했다.

전남 화순에서 온 전여농 소속 구경남(70)·화옥기(76)씨도 손에 '쌀값 보장'이라는 리본이 달린 호미를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두 사람은 "트랙터 못 들어오게 하면 우리는 호미라도 들고 와야제", "농민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들고 온 거여"라고 했다. 이들은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이 남태령 일대를 직접 찾아 "트랙터 시내 진입 절대 불가"를 밝힌 것을 두고 "오메, 미쳐블겄다"고도 했다. 두 사람은 "그 발언은 오 시장이 잘못한 것"이라며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농민들이 평화롭게 떠든다는데 그걸 막나"라고 비판했다.

전봉준투쟁단, "윤석열 파면하라!"전봉준투쟁단 주최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파면과 내란세력 청산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평화시위 보장과 윤석열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전봉준 투쟁단의 '서울 재진격' 소식에 반응한 건 농민만이 아니었다. SNS 등으로 소식을 들은 일반 시민들의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만난 휴학생 호두(활동명, 21)씨는 "지난 12월 21일에도 연대하기 위해 남태령을 찾았다. 광장에 나오며 사회 구성원의 책임을 배웠다"라면서 "유튜브와 트위터 등에서 전봉준 투쟁단의 투쟁 소식을 듣고 또다시 남태령에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지 않던 대학생이었는데, 지난 12월부터 국가 폭력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분노해서 연대하러 나오게 됐다. 또 최근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복귀한 일에도 분노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민 김아무개(27)씨도 "농민이 (행진에) 당연히 트랙터를 보낼 수 있는 건데, (경찰이) 무슨 나라를 망칠 무기라도 되는 것마냥 막으니까 '이건 아니다' 싶어서 나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탄핵 심판 선고도 지연되는 상황에서 공권력이 분명하게 한쪽(내란 세력)의 편만을 들어주는 것 같다. 전농 집회엔 제한 통고를 하고, 극우 집회는 전농보다 늦게 신청했는데도 집회를 받아주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우리를 남태령에 막아 세운 건 경찰"

경찰에 막힌 전봉준투쟁단 트랙터전봉준투쟁단 주최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열리는 '윤석열 즉각파면과 내란세력 청산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하려는 트랙터들이 경찰에 의해 서울시내 진입이 막힌 채 주차되어 있다. ⓒ 이정민


오후 2시부터는 결의대회가 진행됐다. 농민들은 "농민이 최고/농사가 최고/우리가 최고야"라는 노랫말에 율동을 얹어 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이어서 트럭 위 간이 무대에 오른 하원오 전농 의장은 "3월 중순이 넘어가면 농가는 파종 준비 등으로 바쁘다"면서도 "그럼에도 오늘 농민들이 많이 참석했다는 건 윤석열 탄핵을 농사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 의장은 윤 대통령과 복귀한 한덕수 국무총리 겸 권한대행을 향해서는 "그간 농민들을 위한 법에 거부권을 너무 많이 행사했다"라면서 "정치 농사부터 제대로 돼야 국민들이 살지 않겠나"라고 외쳤다. 또 현장을 막고 있는 경찰을 향해서는 "우리는 지난 12월 21일~22일에도 남태령에서 밤새워 투쟁할 생각이 없었다. 우리를 막아 세운 건 경찰"이라며 "오늘 오후 7시 광화문에서 열리는 집회에 트랙터를 끌고 참석할 수 있도록 길을 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오마이 박수림 기자 >

경찰에 막힌 전봉준투쟁단 트랙터전봉준투쟁단 주최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열리는 '윤석열 즉각파면과 내란세력 청산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하려는 트랙터들이 경찰에 의해 서울시내 진입이 막힌 채 주차되어 있다. ⓒ 이정민관련사진보기


정치인들의 연대 발언도 이어졌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이원택·문대림·윤준병·임호선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민주당 의원,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국회 농해수위 야당 간사인 이원택 의원은 "경찰은 농민들의 평화 행진을 보장해야 한다"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직권남용, 직무 유기, 불법 행동 등이 있으면 두고두고 국회의원들이 따져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외에도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전봉준 투쟁단은 이날 오후 3시께 결의대회를 마치고 트랙터 행진을 벌이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집회 참석자들은 오후 6시 30분 현재까지 남태령고개에서 멈춘 채 릴레이 발언을 진행 중이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경 인근에서 맞불 집회를 벌이던 극우 세력과 전봉준 투쟁단 사이에 대형 경찰 버스를 배치해 두 집단을 완전히 분리했다.

경찰에 막힌 전봉준투쟁단 트랙터전봉준투쟁단 주최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남태령에서 열리는 '윤석열 즉각파면과 내란세력 청산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하려는 트랙터들이 경찰에 의해 서울시내 진입이 막힌 채 주차되어 있다.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