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 당시 윤 후보 직무 관련성 인정 안 돼”

 소환한번 없이 결론 "윤석열 봐주기, 비굴" 지적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와 아내 김건희씨.

 

검찰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가 대표로 있는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를 놓고 제기된 ‘대가성 협찬’ 의혹과 관련해 일부 의혹을 무혐의 처분했다. 부정청탁금지법의 공소시효가 임박한 가운데, 혐의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2년 가까이 끌어온 수사가 소환한번 없이 혐의없다는 결론을 낸데 대해 결국은 면죄부로 마무리될 것임을 예고하는 검찰의 ‘눈치보기, 윤석열 봐주기’속내를 드러낸 비굴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윤 후보와 김씨의 2016년 12월 전시회 협찬 1건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은 이 전시회를 협찬한 ‘도이치모터스’ 등 23개 기업들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뺀 나머지 협찬 건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다. 청탁금지법의 공소시효가 5년이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을 먼저 판단한 것이다.

 

검찰이 이날 무혐의 처분한 사건은 코바나컨텐츠가 2016년 12월∼2017년 3월 예술의전당에서 연 ‘현대건축의 아버지 르 코르뷔지에 전’이다. 당시 이 전시회에는 도이치모터스 등 23개 기업이 협찬했다. 검찰 관계자는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 협찬 당시 윤 후보는 대전고검 검사로 근무하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특검 수사팀장으로 파견됐을 때다. 협찬 회사와의 직무 관련성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무혐의 처분한 것이다. 이 사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건은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코바나컨텐츠를 운영하며 수사 선상에 오른 회사들로부터 협찬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히 코바나컨텐츠의 대기업 협찬사가 2019년 6월 윤 후보가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뒤 4곳에서 16곳으로 급증했는데, 이를 두고 윤 후보를 의식한 ‘보험용’이나 ‘뇌물성’ 협찬일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온다. 손현수 기자

 

이재명, SNS에 '김건희 일부 무혐의 처분' 비판 댓글 공유

"조국 가족이나 이재명 가족이었다면?" 댓글 캡처해 올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트위터 캡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6일 자신의 SNS에 검찰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해 일부 무혐의 처분한 것을 비판하는 글을 공유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검찰,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 일부 불기소'라는 기사에 달린 댓글을 캡처해 공유했다.

 

댓글의 글쓴이는 "그냥 한마디만 하자 : 코바나컨텐츠, 도이치모터스, 양평 개발, 잔고증명 위조 이게 윤가네가 아니라 조국 가족이나 이재명 가족이었다면? 검찰과 기레기들은 우찌(어떻게) 했을까?"라고 썼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해당 게시물(댓글 캡처 사진)을 직접 올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는 여론을 댓글 인용 방식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동·코로나 방역 위반 혐의 인정

남은 혐의 10개, 추후 재판할 듯

인권단체·아세안 의원모임도 비판

 

    아웅산 수치 전 미얀마 국가고문. AP 연합뉴스

 

군사 쿠데타로 축출된 아웅산 수치 미얀마 전 국가고문이 6일 1심 재판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로이터>통신 등은 이날 미얀마 법원이 수치 전 고문에 대해 선동과 코로나19 방역조치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재판은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데다 변호사들에게도 함구령이 내려져 판결의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항소는 가능하지만, 상급심에서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수치 전 고문은 쿠데타 직후인 2월1일 관저에 구금됐으며, 장소를 옮겨 현재까지 11개월 넘게 감금돼 있다. 수치 전 고문은 쿠데타 전 집권당이었던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을 이끄는 등 미얀마 민주세력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고, 쿠데타 이후에도 군부 반대 세력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수치 전 고문에 대해 이날 선고가 내려진 선동 혐의와 코로나19 방역조치 위반 혐의 외에도 뇌물수수, 국가기밀 누설 혐의 등 12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다른 혐의들에 대한 재판은 향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수치 전 고문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100년이 넘는 형량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치 전 고문 쪽은 이에 대해 “이번 기소가 근거 없는 것이며 군부가 권력을 강화하는 동안 (수치 전 고문의) 정치 경력을 끝내기 위해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수치 전 고문과 같은 날 구금된 윈 민 전 미얀마 대통령도 이날 수치 전 고문과 같은 혐의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윈 민 전 대통령은 수치 전 고문의 오랜 정치적 동지이다.

 

앞선 5일 새벽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를 규탄하는 기습 시위가 열렸고, 미얀마군은 시위대를 향해 차를 몰고 돌진해 현장에 있던 시민 5명이 숨졌다. 최근 양곤에서 시위대가 사망까지 하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이날 재판을 앞두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얀마 인권단체인 정치범지원협회(AAPP) 집계를 보면, 쿠데타 이후 지금까지 시민 1300명 이상이 군경에 의해 숨졌다.

 

국제사회와 인권단체들은 이번 선고를 강하게 비판했다.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성명을 내어 “정치적 대화로 가는 또 하나의 문을 닫은 것이자 쿠데타에 대한 거부감만 심화시킬 것”이라며 “군부가 통제하는 법원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가짜 재판을 통한 유죄 선고는 정치적인 동기에 따른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도 성명을 내고 “거짓 혐의에 대해 수치 고문에게 내려진 가혹한 선고는 모든 반대파를 제거하고 미얀마 내 자유를 숨 막히게 하려는 군부의 결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동남아 국가 의원 모임인 ‘인권을 위한 아세안 의원들’(APHR)도 성명을 내어 “이번 선고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이 불법적인 정권 탈취에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라며 “모든 군정 대표자들의 참석을 불허하고, 합법적으로 선출된 반군부 민주 진영과 관계를 맺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동남아 10개국 연합인 아세안은 지난달 정상회의를 열면서 미얀마를 제외했다. 최현준 기자

 

 

스메루 화산 분화로 마을 화산재로 뒤덮이고 주민 대피

몰루카제도 해상선 규모 6.0 강진 발생…"지진 피해는 없어"

  

스메루 화산 분화로 피해 본 인니 동자바주 지역 [AP 연합뉴스]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쪽 스메루 화산(해발 3천676m)에서 4일 대형 분화가 발생, 13명이 숨지고 약 100명이 다쳤다고 AFP통신 등 외신과 현지 언론이 구조 당국을 인용해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방재청(BNPB) 대변인 압둘 무하리는 5일 "스메루 화산 분화로 인한 사망자 수가 13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방재청은 이번 분화로 임신부 2명 등 98명이 다쳤으며 화상 등으로 입원한 환자 수는 35명 이상이라고 전했다.

 

당국은 전날 분화 직후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으나 피해 규모가 확인되면서 하루 만에 사상자 수가 많이 늘어났다.

 

스메루 화산은 전날 분화를 시작해 수 ㎞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화산재 구름을 발생시켰다.

 

뜨거운 구름은 주위로 퍼져나갔고 질식사한 가축도 속출했다.

 

AFP통신은 화산 인근 루마장 지역에서는 마을 11곳 이상이 화산재에 뒤덮였다고 보도했다.

 

            거대한 화산재를 분출하는 인니 스메루 화산.[신화 연합뉴스]

 

공포에 질린 마을 주민들은 황급히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를 시작했으나 일부는 연기가 앞을 가려 이동에 애를 먹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방재청은 지금까지 902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분화 충격으로 인해 다리와 가옥도 파손됐다. 특히 루마장 지역과 인근 대도시 말랑을 잇는 다리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현지에 구조대를 급파해 고립 주민 탈출, 구호 물품 제공 등에 나서고 있다. 당국은 전날 10명이 화산 인근 광산에 고립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스메루 화산은 자바섬에서 가장 높은 화산으로 지난해 12월, 올해 1월 등 최근 여러 차례 분화했다.

 

이와는 별도로 이날 오전 8시47분 인도네시아 몰루카제도 할마헤라섬 북쪽 해상에서 규모 6.0의 강진(유럽지중해지진센터 기준)이 발생하기도 했다. 할마헤라섬은 스메루 화산과는 2천㎞가량 떨어져 있다.

 

이후 오전 10시 10분에는 동부 뉴기니섬 파푸아주 인근 해상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다.

 

두 지진으로 인한 사상자 등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1만7천여 개의 섬으로 이뤄진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있어 화산과 지진의 활동이 잦다. 특히 활화산이 128개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 크리스 쿠오모 앵커 직무정지 이어 해고

평일 황금시간대 ‘쿠오모 프라임 타임’ 진행 명성

 

지난해 3월 (CNN)의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서 앵커 크리스 쿠오모(왼쪽)와 친형 앤드루 쿠오모 당시 뉴욕주지사가 대화하고 있다.

 

친형인 전 뉴욕 주지사의 성폭력 사건 무마에 적극 개입해 언론 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시엔엔>(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51)가 전격적으로 해고됐다.

 

(CNN)은 4일 성명을 내어 “우리는 존경받는 법률 회사에 검토를 맡겼으며, 그(크리스)를 해고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해고는 “즉시 발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토를 진행하는 중에 추가적인 정보가 나왔다”며 “해고에도 불구하고 적절하게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추가적인 정보’가 무엇인지는 부연하지 않았다.

 

이로써 2018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평일 황금시간대인 밤 9시에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하며 세계적 명성을 날려온 크리스는 <시엔엔>에서 불명예 퇴출됐다.

 

크리스는 성명을 내어 “시엔엔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지만 나는 이미 여러분에게 내가 형을 왜, 어떻게 도왔는지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 실망스럽지만, ‘쿠오모 프라임 타임’ 팀, 그리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 시엔엔의 넘버 원 프로그램으로서 우리가 한 일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시엔엔>은 지난달 29일 검찰이 쿠오모 전 주지사의 재판에 제출한 증거에서 동생인 크리스가 언론 동향을 조사해 형에게 건네주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나오자, 이튿날인 30일 크리스에게 무기한 직무정지를 내렸다. 크리스는 쿠오모 전 주지사가 결혼식장에서 만난 여성 얼굴을 만지면서 “키스해도 되겠냐”며 추행한 사실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3월에 보도하자 형의 보좌관에게 자기가 돕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사건 무마에 적극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는 형의 입장문을 대신 써주고, 다른 언론의 취재 동향을 알아봐주기도 했다. 이는 언론인의 직업 윤리를 어긴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크리스가 형의 측근들과 전화 회의로 성폭력 사건 대처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지난 5월 나왔을 때 <시엔엔>은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으나, 이 회사 내부에서는 매체 신뢰도 손상을 우려하는 불만이 지속돼왔다. 제프 주커 <시엔엔> 회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런 결정이 쉽지 않았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며 “복잡하게 얽힌 게 많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해 12월 전직 보좌관 린지 보일런의 폭로를 시작으로 피해자의 추가 폭로가 잇따랐고, 뉴욕주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그가 뉴욕주의 전·현직 직원 11명을 성추행했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그는 검찰 발표 일주일 만에 주지사 사퇴를 선언했다.

 

크리스는 출연자와 언성을 높이며 싸울 정도로 공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형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여러차례 출연시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던 뉴욕주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대화하고, 자신들의 가족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훈훈한 형제의 대화로 화제를 낳았지만, 이 또한 직업 윤리에 벗어난다는 시각도 있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이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