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당 80석, 신민당 27석, 자유당 14석, 녹색당 2석 등 의석 

 

주의원 4선고지에 오른 조선준 장관

 

2.27 온타리오주 총선에서 보수당의 압승과 함께 한인 주정부 장관인 조성준·조성훈 두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트럼프에 맞설 강한 정부”를 강조했던 더그 포드(Doug Ford) 수상의 보수당 정부는 3기 연속 안정적인 의석을 바탕으로 주정부를 운영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최종 집계결과 보수당은 42.97%를 득표했으나 주의회 전체 의석 124석 가운데 과반을 훌쩍 넘긴 80석(64.5%)을 차지해 압승했다. 자유당은 약30%를 득표했지만, 대표인 보니 크롬비(Bonnie Crombie: Mississauga East-Cooksville) 후보도 낙선하는 등 고전 끝에 의석은 14석(11.3%)에 그쳐 제3당으로 내려앉았다. NDP는 19% 득표에도 의석은 27석(21.8%)을 얻어 제2당이 됐고, 녹색당 2석, 무소속 1석 등으로 주의회가 구성됐다.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45.5%였다.

 

한인 두 보수당 후보는 4선에 도전한 조성준(Raymond Cho: 88. Scarborough North) 장관의 경우 득표율이 과반을 넘긴 53%로, 총 1만2,697표를 얻어, 상대 자유당의 애니타 애난다라잔(Anita Anandarajan:여) 후보의 8,316표(35%) 보다 4천3백여표가 앞선 압도적 승리로 기쁨을 누렸다. 조 의원은 이로써 현 선거구가 시의원 8선을 포함해 12번의 선거를 이긴 확고한 아성임을 입증했다.

 

윌로우데일의 조성훈(Stan Cho: 47) 후보는 상대 자유당의 폴 새귈Paul Saguil 후보와 선거 내내 접전을 벌인 끝에 1만4,212표를 얻어 새귈 후보 1만3,735표 보다 불과 1.55%p, 477표 차이로 신승, 주의원 3선의 꿈을 이뤘다.

 

4선 고지에 오른 조성준 장관은 “지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한인동포들의 성원 덕분에 압승을 거둘 수 있었다. 선거구민 여러분과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한인사회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당선소감을 밝히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지역사회와 온타리오를 위해, 그리고 한인사회 발전과 권익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3선의 조성훈 장관도 “지지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더욱 열심히 지역발전과 한인사회를 위해, 그리고 주정부 공직에도 성심껏 소임을 감당하겠다”고 당선소감을 밝혔다.

 

주의원 3선 당선한 조성훈 장관

호남향우회, 꿈나무 장학금 11명에 $8300 지급

● 한인사회 2025. 3. 4. 13:48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2025 정기총회 및 대보름잔치... 새 회장에 최부열 씨 선출

 

 

온타리오 호남향우회는 지난 2월22일 2025 정기총회 및 대보름잔치와 꿈나무 장학금 수여식을 쏜힐 사리원 식당에서 개최했다.

향우와 자녀 등 8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개회식에서 홍성술 회장은 “향우들께서 적극 성원하고 동참해 주셔서 지난 2년간 향우회가 잘 운영될 수 있었음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하고 “이제 새로 뽑힐 회장단과 함께 더욱 발전해 나가며 향우들의 우정도 더둑 돈독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장학금 수여식이 열려 장학위원회 이승재 부위원장의 진행으로 장학생 심사 및 선정경위 설명과 함께 향우자녀 중·고·대학생 모두 11명에게 총 8천300달러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홍 회장과 김윤수 이사장, 김종식 부회장(장학위원장)등이 직접 장학증서와 장학금을 건넨 장학생은 중학생이 1명($300), 고교생 4명(각 $500), 그리고 대학생은 6명(각 $1,000) 이었다.

 

식사 후에는 총회가 열려 2023~2024 집행부의 사업 및 업무보고에 이어 광주·전남출신 홍성술 회장의 뒤를 이어 새 회장으로 전북 출신인 최부열 씨가 선출됐다. 호남향우회는 관례에 따라 매 2년 마다 전북과 광주·전남출신 향우가 번갈아 회장을 맡는다.

최부열 신임 회장은 “향우들 뜻을 받들어 성심껏 봉사하며 향우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문의: 416-873-3878 >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구가 정확하게 낭독될 것”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안국역 주변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자주 독립'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민주주의 만세! 만세! 만세! 내란 종식 만세! 만세! 만세!”

 

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을 외치며 서울 광화문 앞에 모인 시민들은 3·1절을 맞아 106년 전 그날처럼 만세 삼창을 했다. 집회가 시작된 뒤 오후 한때 내리던 비가 그쳤고, 시민들은 밝은 얼굴로 태극기를 흔들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앞에서 13차 범시민대행진(범시민대행진)을 열었다. 이날 집회는 3·1절을 맞아 ‘올드 랭 사인’의 선율에 애국가 가사를 붙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애국가를 부르며 시작됐다. 경복궁역부터 광화문 앞까지 옹기종기 모인 시민들은 3·1절을 맞아 “민주주의 만세,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고 태극기를 흔들었다.

 

이날 범시민대행진에서는 ‘북풍 몰이’를 꾀한 윤 대통령의 헌재 최종진술에 대한 비판이 줄이었다. 대표발언에 나선 이홍정 비상행동 공동의장은 “윤석열은 헌재 최후진술에서 다시 북한의 지령, 북한의 위협을 꺼내들었다. 비상계엄 사태와 궤변들로 우리는 반공 전쟁 정치가 비상계엄을 통해 거듭 반복되는 근본원인이 분단 냉전 체제에 있다는걸 깨달았다”며 “헌법을 유린한 내란 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않는다면 깊이 뿌리내린 분단 냉전에 힘입어 저들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익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부소장도 “윤석열은 최후진술에서 12·3 비상계엄이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는 궤변을 늘어놓았다. 호소형 계엄은 우리 헌법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탄핵 사유를 자백하는 윤석열을 탄핵하지 않을 방법은 이제 없다. 1∼2주 안에 헌재에서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구가 정확하게 낭독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일절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자주 독립'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이날 범시민대행진이 열리기 전 서울 도심과 여의도에서는 자유통일당과 세이브코리아 등이 연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들까지 나서 음모론과 극단적 주장에 바탕해 ‘탄핵 기각’을 주장했다. 시민들은 헌법, 평화, 평등 같은 상식적인 가치가 전복되고, 폭력과 혐오가 합리화되는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스스로를 30대 백수라고 소개한 박혜림씨는 “법을 저보다 훨씬 배운 사람들에게 헌법대로 국정 운영하라는 말이 이렇게 어렵게 들릴지 몰랐다”며 “윤석열이 홧김에 내린 계엄으로 1919년부터 쌓아온 이 사회의 상식이 난도질 당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최소한의 상식조차 통하지 않는 나라”라고 분노했다. 이화여대 학생 장은아씨는 “이화여대에선 반페미니스트를 자칭하는 극우세력이 캠퍼스에 침입해 피켓을 부수고 학우를 밀치고 멱살까지 잡는 횡포를 부렸다”며 “저들이 주장하는 자유민주주의는 그런 것이다. 혐오와 반민주적 선동”이라고 말했다.

 

다만 혼란을 딛고 끝내 탄핵이 인용될 것이라는 믿음은 강했다. 매주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는 50대 김아무개씨는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방해하고 내란에 동조하는 사람들 이야기에 울화가 치밀지만 두렵지는 않다”며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결과는 8대0으로 인용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기 때문에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에 오른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헌법을 지키는 사람이고 윤석열은 헌법을 파괴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윤석열은 존재하지 않는 헛개비와 싸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범시민대행진 집회가 마무리되기 전 잠시 집회 현장의 불이 모두 소등됐다. 사회자가 “시민들 일치된 의견으로 선고한다 주문”을 외치자, 시민들이 외쳤다.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윽고 내란 사태 이후 윤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의 주제곡이 된 소녀시대의 ‘다시만난세계’가 서울 도심에 울렸다.  < 한겨레 이지혜 기자 >

 

윤석열 조속 파면 외치며…"3·1 정신으로 대한민국 만들자"

10만 시민, 촛불문화제·범국민대회 참가


"먼저 윤석열을 조속히 심판해야 한다"
"우리는 곧 새로운 민주 정부 만들 것"
"대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집권해야"

이재명 "총칼 두려워하지 않고 싸운 우리"
"대한민국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나가자"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대형 태극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3.1. 연합

 

시민들은 연휴 시작과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헌재)와 광화문 앞에 모여 3·1운동 106주년을 기념하면서 그 정신을 잇고, '윤석열 대통령 파면 '과 '내란 조기 종식'을 외쳤다.

 

1일 오후 2시 헌재 인근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는 '윤석열 파면! 국힘당 해산!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주최 쪽 추산 8만여 명의 시민들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 "특급 범죄자 김건희를 구속하라" "내란정범 국힘당을 해산하라" "내란범들을 철저히 단죄하자" "전쟁을 부르는 대북전단 살포 처벌하라"고 외쳤다.

 

사회를 맡은 김지선 서울촛불행동 공동대표는 "헌법 제1조와 제2조대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며 "우리 헌법은 3·1운동의 생생한 정신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3·1운동 가르침이 '통합'이라고 했다. 내란범과 무슨 통합이냐, 범죄자는 처벌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자현 도봉촛불행동 회원은 "3·1운동은 타민족을 향한 항거였지만, 어이없게도 지금은 제 민족에게 총칼을 겨눈 윤석열 대통령의 친일 쿠데타에 대한 항거"라며 "윤 대통령은 헌재 탄핵 재판에서도 속죄 없이 아스팔트 극우를 향한 외침으로 폭력을 발생시켰다. 현대 정치사 이래 모든 악의 근원이자 오만하고 더러운 원흉이 사라지고 나면 그 언저리에 있었던 떨거지도 샅샅이 찾아 단죄하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손명수 의원은 통기타를 어깨에 메고 나와 대중가요 '타는 목마름으로'와 '일어나'를 열창했다. 그는 "우리 선조들이 독립 만세를 외쳤던 그 심정으로 '민주주의 만세'를 외쳐보겠다"고 했다. 촛불 시민들도 손 의원의 열창에 호응해, 분위기는 한층 더 고조됐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도 3·1절을 기념해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애국선열을 기렸다. 추 의원은 "윤석열은 민주공화국의 반역자"라며 "윤석열은 헌재에서 야당에 의해 내란 공작, 탄핵 공작을 당했다고 한다. 명태균과 김건희 대선 경선 여론조작이 하나씩 드러나니 윤석열은 이를 모면하고자 내란을 일으켰으면서 우기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2시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2025.03.01. 이호작가

 

추 의원은 "윤석열을 조속히 심판해야 한다"며 "(윤석열은) 민간인 노상원과 함께 부정선거와 유언비어로 선거관리위원회를 습격했다. 윤석열을 비판하는 세력을 반국가 세력이라고 하고 가짜뉴스라고 우겼다. 윤석열이 뿌려댄 독극물에 오염된 지지자들은 서부지방법원을 습격하고 사법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제는 국힘 주진우 의원이 공수처를 물어뜯자마자 검찰이 공수처를 압수수색 했다"며 "검찰은 내란에 가담한 것이 명백하다. 그런데도 셀프수사로 검찰만 수사 대상에서 제외하더니 본색을 드러내는 것이다. 검찰은 내란 수사 방해를 중단하라"고 규탄했다.

 

추 의원은 "헌재의 신속한 탄핵 인용만이 무너진 법을 회복시킬 수 있다"며 "대한민국의 불확실성을 조속히 종결시켜 달라. 106년 전 3월 1일 우리 선조들이 대한독립과 자주를 외쳤던 것처럼 국민들과 함께 외쳐보겠다. 헌재는 윤석열을 즉각 파면하라"고 촉구했다.

 

추 의원 발언 후 펑크록밴드 타카피가 '독립군가' '치고 달려라' '임을 위한 행진곡' '살아야겠다' 등을 끝으로 이날 촛불문화제가 마무리됐다. 촛불시민들은 오후 3시 30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야5당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했다. 주최 쪽 추산 10만 명의 시민이 모였고, 당 지도부 포함 의원 130명이 참석했다.

 

'야5당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의 사회를 맡은 민주당 김용만 의원은 "오늘은 4·19 혁명, 부마민주항쟁, 5·18민주화운동, 6월 항쟁, 촛불 혁명의 근간이 된 것이 3·1운동"이라며 "그 날의 정신을 다시 되살려 민주헌정 수호를 위해 야 5당이 함께 이 자리에 모였다. 지금 내란 세력은 민주주의를 훼손하며 국민의 뜻을 짓밟았다. 1919년 우리 선조들이 '대한민국 만세'를 외쳤듯이 우리는 국민 주권을 되찾기 위해 싸우자"고 말했다.

 

김 의원은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과 함께 "내란종식 민주수호 윤석열을 파면하라" "헌정파괴 극우세력 이 땅에서 몰아내자" "내란동조 국민의힘 국민들이 심판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 국민의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한 뒤, 야 5당 대표들은 무대에 올라와 시민들과 당원들에게 인사했다.

 

가수 강산에 씨가 129차 전국집중 촛불문화제에서 노래를 불렀다. 2025.03.01. 이호작가

 

이어 진행된 야 5당 대표들의 발언 시간에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우리가 그토록 기다리던 3월이 왔다"며 "윤석열 파면을 시작하는 3월 1일이자 위대한 평화 혁명인 3·1운동이 있는 날이기도 하다. 내란 세력이 완전히 종식되며, 극우 폭동 세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없고, 윤석열 내란 일당이 무너뜨린 원칙과 상식이 회복되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우리는 곧 새로운 민주 정부를 만들 것"이라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것이다. 시민 사회가 신뢰하고 연대할 때만 민주주의가 확장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낡은 정치 시스템과 문화를 바꿔야 하니 신뢰와 연대로 함께해 달라"고 덧붙였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12월 3일 시민들이 국회 앞을 막지 않고 야당 국회의원이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으면 어떻게 됐을까"라며 "윤석열이 원칙인 나라가 됐을 것이며 시민들은 자유롭게 대화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경제가 무너지든 말든 시민이 고통받아도 쳐다보지 않는 정권이 이어졌을 것이다.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시간은 100년 이상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내란 수괴의 완전한 청산을 해내자"며 "윤석열 한 명의 파면으로 만족할 수 없다. 내란 사전 모의에 누가 얼마나 가담했고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닌지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 우리에게는 내란 세력 심판과 동시에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이라는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진보당 김재연 대표는 "야 5당이 손을 맞잡고 공동 집회를 열 수 있어서 참 든든하다"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은 최후 변론에서 '간첩'이라는 단어를 25번 언급했다. 말끝마다 야당, 민주노총, 북한, 중국 탓을 하는데, 윤석열 정권의 국정원, 방첩사, 검찰, 경찰은 대체 임기 내내 뭘 했단 말이냐"고 지적했다.

 

야 5당 대표들은 범국민대회 무대에 올라와 시민들과 당원들에게 인사를 했다. 2025.03.01. 이호작가

 

김 대표는 "윤석열의 걱정은 따로 있었던 것"이라며 "우리가 이 자리에서 단결하는 것이 윤석열의 걱정이다. 국민 여러분, 이제 대통령의 파면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국민의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파면 이후에도 멈추지 않을 극우 정치를 확실히 제압해야 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윤석열의 파면이 끝이 아니"라며 "내란 세력을 제외한 모든 정당과 시민사회가 단단히 연합해 압도적 승리로 집권해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정권 교체의 쇄빙선이 될 것이다. 우리 함께 압도하는 정권 교체를 이뤄내 보자"고 제안했다.

 

김 대행은 "다음은 탄핵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뤄내야 한다"며 "무소불위 검찰이 해체되고, 사회권이 보장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에 앞서 내란 특검, 명태균 특검을 반드시 이뤄내 내란의 전모를 파악해 역사에 기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가수 강산에의 '깨어나'와 '넌 할 수 있어' 공연이 있었다. 강산에 씨는 "함께 연대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며 "12월 3일 그날 밤 소식을 듣고 국회로 달려가 주신 시민과 의원, 국회 당직자, 보좌관 등 수많은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먼저 "시민 여러분이 목숨 걸고 싸워주신 덕분에 살았고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다"며 감사 인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꿈꾸는 세상은 소수 강자의 폭력 지배가 인정되는 세상이 아닌 홍익인간의 이념으로 서로 존중하고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 세상 아니냐"며 "이름 없는 민초들의 피땀으로 대한민국은 세계 5위 군사 강국, 10위권 경제 강국이 됐다. 이러한 물질적 성장을 넘어 김구 선생이 꿈꾼 문화 강국도 이룬 나라"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12월 3일 윤석열이 경찰과 군을 동원해 국민을 위협하고 용서받지 못할 역사적 반동을 일으키려 했지만, 다시 시민들이 광장에서 군사 반란을 저지했다"며 "총칼과 장갑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맨손으로 싸운 우리다. 부정한 욕망이 만든 어둠을 응원봉의 빛으로 걷어내며 국민의 위대한 역사로 만들어 나간 우리다. 그런 우리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1. 연합

 

그러면서 "내란으로 인한 국민의 고통이 너무 크다"며 "자영업자들은 IMF 때보다 더 큰 고통을 겪고 있으며, 수출 기업은 내란 때문에 위기로 몰리고 있다. 어려운 국민의 삶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평화와 안보마저 위태로워졌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끝으로 "아직 내란은 끝나지 않았고 빛의 혁명도 완성되지 않았다"며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가까우며, 영원할 것 같은 겨울도 가고 봄이 온다. 아름답고 따스한 봄을 두 손을 함께 잡고 만들어 나가자. 희망의 대한민국을 우리 손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선언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끝으로 야 5당 의원들과 시민들은 함께 3·1절 대형 태극기를 넘기는 퍼포먼스를 하며 "내란 종식 민주 수호 윤석열을 파면하자"고 외쳤다.  < 민들레 김민주 기자 >

 

이재명 “연평도 꽃게 밥 될 뻔”…윤석열 파면 촉구 야5당 집회

노상원 수첩 속 국회의원 수거 계획 짚으며
“법치주의 부정하는 건 수구조차 못 되는 반동”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이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연합

 

“12월3일 내란의 밤이 계속됐더라면 연평도 가는 그 깊은 바닷속 어딘가쯤에서 꽃게 밥이 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이 함께 목숨 걸고 싸워 주셔서 여러분과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됐습니다. 진심으로, 개인적으로 감사드립니다.”

 

3·1절 서울 도심에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야당 집회가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무대에 올라 ‘정상 사회’의 회복을 강조하며, 헌정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보수가 아니라고 일침했다. 이날 서울 광화문과 시청 일대, 여의도에선 음모론과 사법 불신에 바탕해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국민의힘 의원 상당 수의 참여 속에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등 야 5당 대표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

 

1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개 야당은 헌법재판소 주변인 서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주변에서 ‘야5당 공동 내란종식 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열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향한 규탄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대표는 발언에 앞서, ‘연평도 꽃게 밥’을 언급하며 계엄 선포 당시 신변을 지켜 준 시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내란 중요임무종사자로 구속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서 암시된 국회의원 수거·제거 계획을 짚은 것이다. 이 대표는 이어 “이 순간에도 여전히 주권자 국민을 배반하고 민주 공화국의 기본 질서와 가치를 부정하며 내란 반동에 동조하는 사람과 세력들이 있다”며 “보수는 지켜야 할 가치와 질서를 지키는 것이다.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보수일 수 없다. 수구조차도 못 되는 반동”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탈을 쓴 채 헌법과 법치를 파괴하는 이들을 넘어서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며 “106년 전 이날 선대들이 외친 것처럼 상식과 도의를 복구하자”고 외쳤다.

 
1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거리에서 야 5당 공동 내란종식·민주헌정수호를 위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

 

이날 무대에 오른 야당 의원들은 저마다 1919년 3월1일 이후 만들어 온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되짚으며, 12·3 내란 사태가 가지는 심각한 의미를 강조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우리 선조들은 폭압에 맞서 죽음 무릅쓰고 거리에 나섰다. 참으로 어렵고 고된 시간을 지나서야 우리는 권력자가 군경의 총칼로 국민의 주권을 빼앗는 일을 결코 반복해선 안 된다는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를 이뤄냈다”며 “(만약 비상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일체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나라, 이를 어길 경우 종북세력 반북세력으로 낙인찍고 처단되는 나라였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쪽과 여당 일부 의원들은 당시 계엄 선포가 ‘경고용’이었다면서도, 최후변론 등을 통해 계엄선포 배경에 북한이나 중국 간첩에 따르는 반국가 세력이 있다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 도심과 여의도에서 기독교 단체들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규모로 집결한 가운데,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들도 늦은 오후부터 경복궁 앞에 몰려들었다.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저녁 5시부터 경복궁 앞에서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범시민대행진 13차’를 열었다.

 

3·1절에 맞춰 손팻말이나 복장에 ‘태극기’를 활용한 시민이 많았다. 안산에서 집회에 참여하러 왔다는 50대 김아무개씨도 태극기를 든 채 “태극기는 독립운동가들이 지켜 온 상징인만큼 우리가 되찾아 올 필요가 있다”며 “내란을 동조하고 부추기는 일부 국민이 있고 화도 나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8대 0 탄핵인용을 굳게 믿고 있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한겨레  이지혜  임재희 기자 >

트럼프-밴스와 격론…백악관 정상회담 이례적 결렬


미국 측 광물협정 조인식, 오찬 취소하고 "떠나달라"
"한번이라도 고맙다고 해봤나" 젤렌스키 '태도' 비난

트럼프 "젤렌스키 종전 원치 않아, 미국 없이 싸워라"
"합의안 서명하면 처지 좋아질 것"…타협 기대는 유지

 

"(푸틴과 젤렌스키, 양측과 공히 보조를 맞추고 있느냐는 언론 질문에) 나는 푸틴과 같은 편이 아니다. 누구와도 같은 편이 아니다. 미국 편이다. (종전을 바라는) 세계 편이기도 하다. 나는 전쟁을 끝내고자 한다. 푸틴에 대한 젤렌스키의 엄청난 증오는 이해한다. 그러나 타협안을 도출하려는 입장에서 그러한 증오는 일을 매우 어렵게 한다…." (트럼프)

"평화로 가는 길, 번영으로 가는 길은 외교에 뛰어드는 것이다. 미국이 좋은 나라인 것은 외교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일이다." (밴스)

"내가 물어봐도 되나.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와 크림반도를 점령했다. JD, 당신은 지금 어떤 종류의 외교를 말하나." (젤렌스키)

"MR. 대통령(젤렌스키), 나는 당신 나라의 파괴를 끝낼 외교를 말하는 거다. 백악관 집무실에 와서 미국 언론 앞에서 싸우려는 건 무례한 행동이라고 본다. 지금 우크라이나에 문제가 있다는 데 동의하지 않나? 당신 나라의 파괴를 막으려 노력하는 (트럼프)행정부를 공격하는 게 예의인가." (밴스)

"전쟁 중에는 누구나 많은 문제를 갖게 된다. 심지어 당신들도 그렇다. (전쟁터와의 사이에) 멋진 대양을 갖고 있어 지금은 못 느끼지만 언젠가 느낄 거다. 신의 축복이 있기를."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J.D. 밴스 부통령과 격론을 벌이고 있다. 2025.2.28. EPA 연합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우크라이나 정상 간에 벌어진 '막장 설전'의 도입부다. 양쪽에 태평양과 대서양을 두고 있는 미국의 지리적 이점 덕분에 전쟁을 느끼지 못하겠지만 언젠가 느끼게 될 것이라는, 일종의 악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럭 화를 낸 지점이다. 애당초 격론을 벌일 자리가 아니었다. 어차피 심각하게 협상하는 자리가 아니었다. 우크라전 종전 방안을 확정 짓는 자리도 아니었다.

 

희토류와 가스, 원유를 포함한 광물협정은 서명식만 남긴 상태였다. 소파에 앉아 덕담이나 주고받고 서명식을 한 뒤 공식 오찬으로 이어졌을 자리가 파국으로 치달았다. J.D. 밴스 부통령과의 언쟁하면서 '싸움닭'으로 변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이 빌미를 제공했다고 본다.

 

정상 간 비공개 대화에서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장을 두둔하는 데 실망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렇다고 해도 젤렌스키의 태도와 말은 외교적 선을 넘었다. 정확히 트럼프가 목소리를 높인 지점이다. 대화록을 더 읽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어떤 논평보다 주고받은 말 자체에 사건의 진실은 물론, 향후 전망의 단서가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25.2.28. AFP 연합 

 

"우리가(미국이) 무엇을 느끼게 될지 말하지 마라. 우리는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고 있다. 당신은 그걸 단정할 처지가 아니다. 우리는 매우 좋게, 또 매우 강함을 느끼게 될 거다. (…) 당신은 지금 좋은 처지에 있지 않다. 우리에게 내밀 카드를 갖고 있지 않다." (트럼프, 고성)

"나는 지금 카드놀이를 하는 게 아니다. 매우 진지하다. 나는 전시 대통령이다." (젤렌스키)

"당신은 수백만 인명을 놓고 도박을 하고 있다. 3차 세계대전을 놓고 도박을 하고 있다. 그리고 당신의 행동은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국가와 이 나라에 대해 매우 무례하다." (트럼프)

"한 번이라도 고맙다고 말한 적이 있나?" (밴스)

"여러 번 했다. 오늘도." (젤렌스키)

"당신 나라는 지금 큰 문제에 빠져 있다. 승리하지 않고 있다. 우리 때문에 (전쟁에서) 빠져나올 정말 좋은 기회가 있다." (트럼프)

"안다…. 우리는 강하다. 전쟁 시작부터 우리는 홀로였다. 고맙게 생각한다." (젤렌스키)

"당신들은 혼자이지 않았다. 우리가 멍청한 대통령(바이든)을 통해 3500억 달러(실제 1149억 달러)를 줬다. 군사 장비도 줬다. 당신과 당신 국민은 용감했지만, 우리 군사 장비가 없었다면 전쟁은 2주 안에 끝났을 거다." (트럼프, 다시 고성)

"푸틴이 '사흘 안에'라고 말한 걸 들었다." (젤렌스키)

"장담컨대 이렇게 하면 일을 하기가 너무 어려워진다."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28일 백악관 입구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맞아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2.28. UPI 연합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백악관 직원의 배웅을 받으며 백악관을 황급히 떠나고 있다. 2025.2.28. EPA 연합 

 

10분 가까이 정상 간의 외교적인 대화가 아니라 말싸움으로 변했다. 좌중은 충격에 사로잡혔지만, 젤렌스키는 여러 차례 트럼프가 말하는 동안 이를 무시하고 끼어들어 자기 말을 섞었다. 고함이 이어진 까닭. 밴스가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이견이 있음을 받아들이고 다퉈보자. 미국 언론 앞에서 싸우려고 하지 말고. 우리는 당신이 틀렸다고 본다"라고 하자 다시 "미국민에게 여러 번 감사하다고 했다"라고 말하며 태도를 누그러뜨렸다. 트럼프는 "당신 국민이 죽어간다. 병력도 부족하다. 그런데 당신은 '종전을 원치 않는다'라고 되풀이 말했다. 지금 당장 종전할 수 있으면 그렇게 하라"면서 "타협하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고, 우리가 빠지면 아무런 카드(선택지)도 없이 끝까지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타협안에 서명만 하면 훨씬 나은 입장에 설 것"이라고 말해 종전 협상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트럼프는 "우크라가 어떠한 카드도 갖고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우크라도 카드는 있다. 바로 트럼프가 관심을 보인 광물협정이다. 다만, 러시아 점령 지역의 포기와 우크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 종전 방안에 대한 이견은 아직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이례적인 설전은 그 때문일 터. 젤렌스키는 격론이 정리된 뒤 곧바로 재회담을 희망했지만, 트럼프가 거부했다. 각료회의를 거쳐 젤렌스키에게 백악관을 떠날 것을 요구했고, 젤렌스키는 오찬도 들지 못한 채 현지 시각으로 밥때가 지난 오후 1시 40분쯤 백악관을 떠났다. 젤렌스키는 회담 뒤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강조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트럼프 행정부와 관계 개선 의지를 내보였지만, "사과할 용의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밴스가 문제 삼은 젤렌스키의 '태도'는 이전에도 노출됐었다. 개전 이후 미국을 비롯해 서방 각국에서, 환대를 받았지만, 평화와 민주주의의 수호자를 자처하면서 각국의 지원을 당연시하는 태도로 종종 눈살을 찌푸리게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시 지도자라는 점에서 큰 문제로 삼지 않았다. 리얼리티 쇼 진행자 출신인 트럼프는 대화 말미에 "이건 멋진 텔레비젼(쇼)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순한 쇼에 그치지 않고 3년을 넘긴 우크라전에서 극적인 순간의 하나였다.  < 민들레 김진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백악관 정상회담이 결렬된 뒤 플로리다 팜비치의 마러라고 별장으로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2.28 AFP 연합

 

가속도 붙은 서방 분열, 미국없는 안보 대안 찾는 유럽

트럼프-젤렌스키 28일 회담 결렬의 충격파

유럽의 결속, 우크라의 젤렌스키 지지 강화
제대로 먹힌 젤렌스키 반격의 반전효과?
모든 것은 자국 이권 확보를 위한 “거래”
유엔 결의, 미국이 러 북한 편 들어 유럽에 반대

 

2월 28일 워싱턴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중앙)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회담에서 J.D. 밴스(오른쪽) 미국 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이 설전이 발단이 돼 이날 회담은 결렬됐다. 2025.2.28. AP 연합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광물자원 공동개발 협정 체결을 위해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결렬되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의 역린을 건드린 ‘무례’를 범한 ‘죄’로 백악관에서 “쫓겨난”(<폭스 뉴스>) 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X(예전의 트위터)에 바로 올린 글이다. 이를 받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 우리는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당신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고, 이후 그날 자정을 갓 넘긴 시각까지 유럽 정상들이 X에 올린 젤렌스키 지지 글은 31건이나 됐다.

 

유럽의 결속, 우크라의 젤렌스키지지 강화

 

정상들이 민낯으로 언성을 높이며 말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생중계된, 외교사상 매우 이례적인 그날의 충격적인 회담 결렬 뒤 유럽은 결속했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젤렌스키 지지도 “개전 초기와 같을 정도로” 치솟았다. 트럼프와 이날 설전을 촉발한 J. D. 밴스 부통령의 발언 장면을 지켜보며 약소국 국민으로서의 울분을 느꼈을 우크라이나 국민 다수는 꿀리지 않은 젤렌스키의 “영웅적인” 대응에 묵은 체증이 내려가듯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젤렌스키를 비판해 온 야당 지도자들도 그의 대응을 칭찬했다.

 

말로만 했던 바이든과 달리 트럼프는 외교를 통해 전쟁을 끝낼 것이라며 밴스가 대화에 끼어들자, 2014년 이후의 푸틴 공세를 전혀 막아내지 못한 외교가 무슨 소용이 있었느냐며 반박한 젤렌스키의 그날 도발적 대응이 종전 뒤 바로 치러질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계산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일거에 그에 대한 평판을 바꿔 놓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3월 1일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담 전에 악수를 하고 있다. 2025.3.1.UPI 연합

 

제대로 먹힌 젤렌스키 반격의 반전효과?

 

젤렌스키는 28일 회담을 트럼프 정권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에 충격을 가해 여론을 바꾸고 지원을 얻어내기 위한 마지막 기회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회담 전부터 전쟁을 일으킨 쪽이 푸틴이 아니라 우크라이나고, 젤렌스키는 임기가 이미 끝났는데도 선거도 하지 않고 대통령직을 내놓지 않는 자격없는 “독재자”라며 비판했다. 프랑스의 뉴스전문 TV방송 BFM에 따르면, 트럼프는 28일 회담 자체를 열지 않으려 했는데, 젤렌스키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워싱턴을 움직여 달라고 부탁했고, 그렇게 해서 열리게 된 회담이었다. 따라서 젤렌스키의 그날 발언은 벼르고 준비한 것이었다.

 

어떤 면에선 제대로 먹혔다고 할 수 있다. 외형상 젤렌스키는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에 위압당하는 듯 보였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여론을 반전시킨 효과가 더 컸을 수 있다. 회담에서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와 유럽이 느끼는 안보위기를 미국도 장차 느끼게 될 것이라고 하자, 트럼프는 “당신은 (우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우리가 어떻게 느끼든 그런 얘기 말라”며 “당신은 지시할 입장이 아니다”, “당신은 지금 매우 불리한 처지다. 당신에겐 카드가 없다. 우리에겐 카드가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 장면을 보며 유럽인들은 미국의 현실적인 힘을 인정하면서도 젤렌스키가 얘기한 안보위기를 실감하며 미국의 태도에 한층 더 거부감을 느꼈을 법하다.

 

일론 머스크가 2월 11일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2025.2.11. 로이터 연합

 

오르반 헝가리 총리만 트럼프 지지, 머스크 “백점 만점”

 

마크롱은 회담 결렬 뒤 “침략자는 러시아, 침략당한 쪽이 우크라이나인들”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제재는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나흘 전인 24일, 마크롱은 트럼프 취임 뒤 처음 그를 만나러 워싱턴으로 갔을 때도 같은 말을 했다. 당시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과의 종전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면서, 협상이 타결되면 자신이 직접 모스크바로 가서 협상을 마무리짓겠다고 했고, 그것이 “몇 주 안에” 이뤄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마크롱은 종전이 가져다 줄 “평화가 우크라이나의 항복이 돼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는 “우크라이나 국민만큼 평화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는 독일과 유럽을 믿어도 된다”고 했다. 차기 독일 총리로 유력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민련(CDU) 당수도 “우리는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우크라이나와 함께할 것”이라며 “우리는 침략자와 피해자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스페인은 당신과 함께 있다.”(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당신들은 유럽 전체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스웨덴 정부) 조셉 보렐 전EU외교안보 선임대표는 젤렌스키를 무례하다며 질책한 트럼프와 J. D. 밴스 부통령에 대해 “부끄러워해야 할 짓”이라고 비난했다.

 

오직 한 사람,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만 X에 “강한 남자는 평화를 만들고, 약한 남자는 전쟁을 만든다”며 트럼프에게 “대통령, 고맙소”라는 글을 올려 트럼프를 지지했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백점 만점”이라며 칭찬했다.

 

마크롱, 스타머 총리 얘기 받지 않은 트럼프

 

마크롱의 백악관 방문 사흘 뒤인 27일 키어 스타머 영국총리가 백악관에 갔을 때 트럼프는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믿을 수 없다”며 젤렌스키를 “독재자”라고 했던 자신의 말을 거두어들이며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때 트럼프는 종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 프랑스의 평화유지군 파견에 동의했으나, 회담 뒤 기자들에게 스타머가 요청한 미군 파견을 약속하지 않았고 전쟁시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겠다는 보증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유럽의 얘기를 귀담아 들을 생각이 없었다. 마크롱과 스타머, 그리고 트럼프는 회담 때 우호적인 언사를 주고 받으며 이견을 조정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으나 속내는 이미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

 

모든 것은 자국 이권 확보를 위한 “거래”

 

젤렌스키에 대한 혐오발언을 취소하며 협력하겠다고 했던 트럼프의 발언은 28일로 예정됐던 우크라이나 자원 공동개발협정 체결이 결렬된 뒤 그 진의가 드러났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자원개발과 운영으로 얻을 이익의 절반인 5000억 달러를 내라고 젤렌스키에게 요구했다. 미국정부는 투자 자금의 2배 회수를 보장하라고 했다. 5000억 달러는 미국이 지난 3년간의 전쟁 기간에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금액의 5배에 가깝다.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 안전에 대한 보장책이 없다며 이런 미국의 요구를 거부하자 트럼프는 그를 만나려고도 하지 않았다. 마크롱의 중재로 28일 회담이 열렸으나, 우크라이나 자원공동개발 이익을 보장해 주지 않는 ‘거래’는 트럼프에게 의미가 없었다. 회담 결렬 뒤 트럼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는 마크롱과의 회담 때 미국은 3500억 달러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했다며, 1000억 달러밖에 지원하지 않은 유럽의 3배 이상을 지원했다고 했고, 유럽은 그마저도 그냥 준 게 아니라 빌려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유럽이야말로 그냥 지원한 것이고 미국은 유상과 무상 지원이 섞여 있다고 반박했다. 독일의 키엘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유럽이 지원한 금액은 1380억 달러, 미국은 1100억 달러다. 유럽과 미국의 지원금 비율이 6대 4로 유럽쪽이 더 많았다는 또 다른 기관의 평가도 있다.

 

당사국을 배제한 채 이뤄지는 미국 러시아 양 대국들의 합의는 약소국 처지의 우크라이나에겐 영토와 자원을 약탈해 가기 위한 ‘거래’로 비칠 수 있다. 트럼프의 최근 행보는 마크롱을 만났을 때 실토했듯이, 모든 것이 이권 확보를 위한 ‘거래’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2월 24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하고 있다. 미국 결의안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대한 비판이 전혀 담고 있지 않아, 유럽이 수정안을 제시해 채택됐고, 미국은 기권했다. 2025.2.24. AFP 연합

 

2차대전 이후 질서 붕괴 “나토 6개월 뒤 사라질 수도”

 

마크롱이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난 24일 우크라이나 관련 결의안들이 통과된 유엔 총회장은 ‘서방의 분열’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3주년인 그날 유엔 총회가 연 긴급특별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올해 안에 종결하고, 러시아군의 즉각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보전 등을 요구하는 결의안이 93개국 찬성으로 채택됐다. 미국은 러시아 북한 벨라루스 등과 함께 이 결의안에 반대한 18개 국 중 하나였다. 중국과 인도 등 65개 국은 기권했다.

 

미국이 러시아 북한 편 들며 유럽에 반대

 

이날 미국은 조기 종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따로 냈는데, 러시아의 침공을 양국간 ‘분쟁’으로 바꾸고 우크라의 영토보전이나 주권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러시아를 배려한, 러시아를 위한 결의안이었다. 유럽이 이에 크게 반발하면서 분쟁을 다시 침공으로 바꾸고 우크라의 영토보전과 주권에 대한 내용을 넣은 미국안 수정안을 제안해 통과됐다. 하지만 미국은 수정된 ‘미국 결의안’ 표결에 기권했다. 미국의 이런 ‘변신’은 불과 얼마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미국이 러시아와 북한 편을 들어 유럽의 결의안에 반대하다니.

 

속도 더 빨라진 전후질서 붕괴, 대응 서두르는 유럽

 

이미 무너져 가고 있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주도로 구축돼 온 국제질서가 도널드 트럼프 정권 등장 이후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그 질서의 한 축인 미국과 유럽의 ‘대서양 동맹’이 지난 2월 12일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유럽을 배재한 채 시작된 도널드 트럼프-블라디미르 푸틴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협상 이후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리고 있다.

 

차기 독일총리로 유력한 메르츠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오는 6월까지 지금과 같은 형태로 남아 있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자국 이익만을 쫓는 대국들의 거래에 따라 국제질서가 하루 아침에 급변할 수 있는 세상이 돼 가고 있다. 그것이 대국들, 특히 미국의 영향력을 깎아먹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경고들이 나오고 있지만, 적어도 트럼프 집권 기간에는 그런 추세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메르츠는 미국이 유럽을 버릴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마련돼 있다며 유럽 공동방위 강화를 강조했다. 스타머 영국총리의 말대로 유럽은 그럼에도 미국이 함께 해 주기를 바라겠지만, 미국이 떠나갈 경우를 대비한 대책을 서둘러야 할 정도로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다. 28일 회담을 전후해서 이미 2번이나 만난 유럽 정상들은  2일과 6일 다시 만나 대응책을 논의한다.  < 민들레 한승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