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제공권 장악 뒤 3면에서 우크라군 포위

키예프 장악하고 동부 우크라군 고립 시도

향후 변수는 시가전과 우크라군 항전 여부

우크라 안정화엔 중장기적으로 60만 병력 필요

 

러시아군의 25일 새벽 미사일 공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을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둘러 보고 있다. 키예프/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군이 24일 개전 첫날부터 우크라이나의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기갑부대는 수도 키예프 인근까지 육박했다. ‘결사항전’을 외치는 우크라이나의 운명이 풍전등화에 놓인 상태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오후 러시아군의 의도에 대해 개전 초 키예프를 신속 점령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정권을 ‘참수’(제거)하고,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대리 정권을 세우려는 의도라는 분석을 내놨다. 다른 서구 정보·군사 당국자들도 러시아군이 키예프에 압도적인 전력을 쏟아 부어 함락시키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데 동의한다.

 

벌써, 침공 12시간만에 러시아군 공수특전 병력과 공격용 헬기는 수도 키예프의 25~30㎞ 안에 접근해서 북서 외곽에 자리한 공항을 놓고 전투를 벌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와 관련해 키예프 서부의 고스토멜과 안토노프 공항을 놓고 공방전을 벌여 재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키예프를 겨냥한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25일 새벽 키예프에 러시아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 여러 발이 떨어져 굉음이 발생했다는 증언이 쏟아진다. 서방의 한 정보 당국자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에 “러시아는 정해진 시간 내에 어디든지 갈 수 있는 효율적인 불도저 같은 우위를 같고 있다”며 “핵심 변수는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전투를 벌여서 푸틴에게 코피를 흘리게 하느냐이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며칠 내 전쟁의 운명을 가를 변수는 키예프 등 주요 도시에서 진행될 시가전의 양상이다. 미국 등 서구 정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키예프를 뭉개 버리기보다는 질식시키기를 원한다”고 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즉, 키예프를 포위한 뒤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무너지기를 도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전력의 러시아군이 키예프를 포위한 뒤 시가전을 시도하면, 우크라이나의 항전 의지가 꺾일 수 있다.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에 노출돼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24일 전경. 키예프/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면, 러시아군이 일방적 우세를 보일 것임은 충분히 예상됐던 일이다. 하지만, 예측보다 훨씬 빨리 전황이 기운 것은 두 나라 사이의 압도적인 전력 격차,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외부의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 불가능한 상황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꼽힌다. 그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변수가 우크라이나의 ‘지리적 취약성’이다.

 

우크라이나를 거대한 시계로 보면, 러시아는 10시 방향에서 12시를 지나 7시 방향까지 세 방면에서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벤 베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연구원(전 영국 육군 준장)은 영국 <비비시>(BBC) 방송에 우크라이나의 이런 지형적 취약성에 대해 “방어자에게 매우 어려운 입지”라고 말했다. 잭 워틀링 영국 왕립연합연구소 연구원도 우크라이나는 다방면에서 위협받아서 그 전력이 아주 “옅게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침공군 전력은 19만명에 달하나, 우크라이나의 전체 정규군 병력은 12만5천명이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개전을 선포한 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주요 군부대에 미사일 공격과 공습을 가한 뒤 3방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국경을 넘어 침공했다. 북쪽에선 벨라루스 접경, 동쪽에선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 세력들의 자칭 공화국 경계, 남쪽으로는 2014년에 강제 합병한 크림 지역을 넘어서 침공했다. 침공이 시작된 뒤 우크라이나의 첫 방어선은 러시아 군의 정밀 미사일 공격으로 폭격 당했다.

 

핵심 전선은 북쪽 국경에서 수도 키예프까지 불과 100㎞ 떨어진 북쪽 전선이다. 벨라루스에서 국경을 넘어 침공한 러시아군은 전투기, 공수 특전부대, 헬기를 동원해 키예프 인근 주요 공항들을 공략하고 있다. 목적은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우크라이나 정권 전복이다. 서구 고위 관리들은 러시아가 키예프를 며칠 내로 점령하려고 “압도적인 전력”을 모으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러시아군의 초기 작전은 “주요 인구 중심지들을 점령하려는 의도가 확실하다”며 특히 키예프의 정부를 ‘참수’하는 것이 궁극적인 의도라고 말했다.

 

러시아군의 로켓 공격을 받아 벽면이 너덜너덜해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25일(현지시각) 이곳에 살던 주민이 절규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전날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전면적인 침공을 감행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러시아군은 이 공격을 받치기 위해 동부와 남부에서도 동시에 진격해 우크라이나군의 주력을 포위하려 시도하는 중으로 보인다.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주력은 돈바스 내전 때문에 동부에 배치돼 있기 때문에 동시 공격을 벌여 이 전력의 발을 잡아두겠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현재 가장 치열한 전투는 우크라이나 동부의 중심 도시인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 벌어지고 있다.

 

전쟁의 양상을 결정한 또다른 요소는 제공권이다. 전쟁이 시작된 직후 지상과 흑해 함대에서 100여발의 미사일이 발사돼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무력화했다. 러시아의 Kh-31P 미사일은 우크라이나군의 레이더와 통신시설을 공격했다. 또, 러시아 공군의 전투기 75대가 발진해 우크라이나의 방공망, 지휘통제 시설, 공군기지, 대규모 병력 주둔지를 공격했다. 유럽의 한 서방 정보 관리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은 지금 효과적으로 제거됐다”며 “그들은 더 이상 비행하거나 자신들을 보호할 공군력이 없다. 본질적으로 러시아는 지금 우크라이나에서 완전한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전쟁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가르게 될 마지막 변수는 우크라이나군이 서부 배후지로 전략적 후퇴를 한 뒤 항전할 수 있느냐이다. 그러려면 우크라이나군 주력은 러시아의 포위를 피해 서구와 가까운 서부로 이동한 뒤 러시아의 진공을 저지하며 새 전선을 확보해야 한다. 마이클 코프먼 미 해군분석센터(CNA) 연구원은 “러시아군의 진공에 우리는 놀라서는 안 된다”며 “문제는 우크라이나 군이 저지선을 확보하느냐”라고 지적했다. 나토 국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점령한 뒤 게릴라전을 막으려면 약 60만명의 병력이 필요할 것이라 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러시아 입장에서도 상당한 출혈이 불가피하다.

 

마티유 블레그 영국 채텀하우스의 유라시아프로그램 연구원은 앞으로 “2~4일 동안 상황을 판단하면서 진공, 정지, 탈환이 반복되는 진격-중단 작전이 될 것이다”며 “그 다음은 러시아 군의 사망자가 어느 정도이냐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전쟁은 최대한 전면적인 접근이나, 단순히 돈바스를 확보하려는 기만전략일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친러 분리독립 세력들의 자칭 공화국이 있는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를 무너뜨리고 대리정권을 세울 것인가, 아니면 돈바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하는 정도에서 그칠 것인가,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처럼 수렁에 빠질 것인가? 향후 며칠이 고비이다. 정의길 기자

 

러시아, 우크라 침공 3일째…오늘 ‘키예프 대공세’ 할 듯

 

러시아군, 키예프 북·서부 진입 시도

인근 50㎞까지 근접해 치열한 교전

동부·남부 지역 주요 도시서도 전투

유엔, “난민 최대 400만명” 예상

두쪽, 정전 협상 나설 의지 밝혀

 

러시아의 침략을 피해 피난에 나선 가족이 아이를 열차에 태우고 있다. 키예프/A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침공이 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 밤(현지시각) 사이에 키예프에 대한 러시아의 총공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키예프로 진입하려는 러시아 군과 이를 막으려는 우크라이나 군은 키예프 북부와 서부 인근에서 이날도 치열한 교전을 계속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오늘밤은 어제보다 더 어려운 날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수도를 잃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늘밤 적들이 거칠고 비인도적인 방식으로 우리의 방어를 무너뜨리려 시도할 것”이라며 “오늘밤 (키예프를) 몰아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군과 우크라이나 군의 전투는 이날 내내 키예프 인근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졌다. 러시아는 키예프 진입의 교두보 구실을 하는 인근의 호스토멜(고스토멜) 비행장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 비행장 주변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확인했다고 전했다.

 

<아에프페>는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40~80㎞ 떨어진 두 곳에서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고위 정보 관계자는 러시아 군이 키예프 북부와 서부에서 수도 인근 50㎞까지 접근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키예프 외곽에는 러시아 전차, 보병, 공수부대원들이 침투를 준비하고 있으며, 러시아의 파괴 공작원들은 이미 키예프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은 키예프가 조만간 함락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군의 저항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키예프 시내 정부 기관 주변에서는 무장 차량과 기관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돼, 러시아의 침공에 대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시 북부에 있는 발전소 인근에서 3∼5분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긴급대응팀이 출동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현지 방송은 발전소가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전했다. 클리치코 시장은 러시아군이 키예프와 가까워짐에 따라 시내 모든 다리를 보호하고 특별 통제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앞서 트위터를 통해 키예프 북동부 도시 체르니히우와 남부 해안 도시 멜리토폴에서도 교전이 거센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인 동부 국경 지대의 하르키우 인근 공항에서도 폭발음과 총격 소리가 들렸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유엔 관리들은 적어도 10만명의 우크라이나 주민이 피란에 나선 것으로 보이며 피란민은 최대 400만명에 이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인근 해상에서 선박 두 척이 이날 포격을 당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경유를 운반하던 몰도바 국적 ‘밀레니얼 스피릿’과 오데사 항구에서 곡물을 선적하던 파나마 국적 ‘나무라 퀸’이 포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밀레니얼 스피릿’에는 러시아 국적 승조원 10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중 2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무라 퀸’의 피해 상황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러시아는 앞서 정전 협상을 위해 대표단을 벨라루스 민스크로 보낼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우크라니아 대통령 대변인도 협상에 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신기섭 기자

 

폴란드 · 헝가리 국경으로 몰리는 피란 행렬…“이건 시작일 뿐”

 

우크라 피난민들 탄 버스·기차 폴란드 도착

400여명은 걸어서 헝가리 국경 넘어

러시아에선 반전 시위…1600명 이상 체포

 

24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폴란드 프셰미실의 기차역으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주민들이 야외 침대에서 새우잠을 자고 있다. 프셰미실/AP 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24일(현지시각) 한적한 폴란드 남동부 마을인 메디카에 우크라이나 피란민 행렬이 몰려들었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이 마을에 이날 우크라이나 피란민 수백명이 버스와 미니 밴을 타고 도착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피란민 대부분은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있는 젊은 부부들이었으며, 버스 운전기사 한 명은 “혼란 그 자체다. 모든 버스가 꽉 찼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버스 운전기사는 “이건 시작일뿐이다. 사람들은 패닉에 빠졌다”고도 말했다. 메디카에 도착한 우크라이나인들 상당수는 폴란드와 거리가 64㎞ 남짓에 불과해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꼽혔던 우크라이나 서부 도시 리비프에서 온 이들이었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26살 이바나 카르피네츠는 “폭발음에 일어났다.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냥 뛰었다”며 “우크라이나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짐을 싸서 떠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날 폴란드 남동부 국경도시 프셰미실에 도착한 정기 열차에서도 100여명의 우크라이나인들이 내렸다.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출발한 이 열차에서 내린 이들은 전쟁을 피해 왔다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500㎞ 국경을 접한 폴란드는 피란민 행렬이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보고, 국경에 임시 대기 시설 8곳 그리고 부상자 수송 특별 열차를 마련했다. 폴란드에는 일자리를 찾아온 우크라이나인 100만여명이 이미 거주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추가로 100만명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24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린 반전 시위에 참가한 이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있다. 모스크바/타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다른 동유럽 국가들에도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도착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24일 헝가리 국경 도시 자호니로 들어오는 우크라이나 자동차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전했다. 헝가리에 도착한 첫번째 우크라이나인 피란민 중 한명은 아에프페에 “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도망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아내와 어린 아이가 있다. 아내가 아빠 없이 아이들을 키우게 하고 싶지 않다”며 징집되지 않고 싶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헝가리 <엠티아이>(MTI) 통신은 이날 우크라이나인 400여명이 걸어서 헝가리로 들어왔다고도 전했다.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려는 이들도 있다. 33살 우크라이나 의사는 동료 2명과 함께 헝가리에서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돌아갈 것”이며 “히치하이킹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는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615㎞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에도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5300여명이 들어왔다. 유엔난민기구 대변인은 러시아 침공 뒤 우크라이나인 10만명이 이미 집을 떠나 피란길에 올랐고 수천여명은 국경을 넘었다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이날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주요 도시에서 반전 시위가 일어났고, 경찰이 시위 참가자 16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정치범 체포를 감시하는 비정부기구(NGO) ‘오브이디(OVD)-인포’가 밝혔다. 조기원 기자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윤 “여소야대, 헌법정신으로 극복”

안 “국회의원 경험 없으셔서…”

 

25일 중앙선관위가 주최한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두번째 토론회에 참석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20일 야권 단일화 제안을 철회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며 냉랭하게 반응했다. 반면 단일화의 또 다른 당사자였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저희도 노력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풀어가려는 의지를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에스비에스>(SBS) 상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 권력 구조 개편 관련 시간 총량제 토론 시간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에게 “안 후보와 국민의힘 간 단일화 얘기가 있었는데, 양당 단일화가 아직 열려 있는 것이냐”며 질문을 받고 “이미 다 결렬됐다고 선언했다”고 잘라 말했다.

 

심 후보가 몇초간 답변을 이어가길 기다렸지만, 안 후보는 다른 이야기는 덧붙이지 않았다. 심 후보는 이어 윤 후보를 향해 “더 추진될 가능성이 없느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저희도 노력하고 있다”는 말뿐 추가적 입장을 내진 않았다. 안 후보와 윤 후보 사이에는 어색한 분위기만 감돌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끼어들어 “선거에서 꼭 단일화를 해서 우격다짐으로 눌러 앉힌 다음에 조건을 걸어 같이 한다는 것은 저는 안 하는 게 맞는다고 본다”라며 안 후보 편을 들었다. 이어 “결선투표제가 그걸 보장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가치와 공감하는 세력들끼리 통합 정부를 만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안 후보의) 국민통합 내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안 후보가 전날 민주당이 내놓은 정치개혁안에 동참해줄 것을 은근하게 요청했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진 않은 채, 윤 후보를 향해 “제가 윤 후보께 제안했던 것은 경선하자는 말씀을 드렸었고, 거기에 대해서 생각이 없으시면 이미 끝난 일”이라며 “분명하게 정리했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는 이보다 앞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윤 후보를 향해 “저나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180석 거대 야당의 여소야대 정국이 된다”면서 “여기에 극복할 복안이 있으시냐”고 질문을 던졌다.

 

윤 후보가 이에 대해 “과거 김대중 정부 때도 79석으로 집권해 거대 야당을 상대했는데 중요한 것은 우리가 대통령이든 의회든 헌법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헌법 가치에 대해 모두가 진정성 있게 공유한다면 얼마든지 협치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실제로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면서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안 후보는 윤 후보가 정치 신인이라는 점을 겨냥한 듯 “국회의원 경험이 없으셔서 우려 목소리를 지금 대신해드리면 헌법 정신은 좋다. 그런데 실제로 국회 현장에서 서로 일어나는 일은 전혀 그렇지 않다. 저는 이것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으로 국민통합 내각을 주장했다”면서 “여든 야든 또는 정치권에 포함돼 있지 않은 다른 외부 전문가들까지도 다 기용하면 국민 신망을 받게 되고 거기에 대해서는 180석 야당이라도 반대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으로 주장했다. 또 거듭 윤 후보를 향해 “헌법 정신에 따라서 이것을 하자는 것은 이상적이고 실제론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윤 후보는 “저도 대통령의 초법적 권한을 만드는 민정수석실을 없애겠다고 말씀드렸다. 청와대 기능을 대폭 축소해 민관합동위원회 위주로 어젠다를 발굴하고 관리 점검 방식으로 가겠다고 했다. 당연히 전문가와 진영에 관계없이 유능한 분들도 통합 정부를 꾸려서 한다는 뜻이다. 이것이 헌법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김미나 기자

 

투표용지 인쇄 코앞…이번 주말 단일화 협상 분수령

지지율 초박빙 상황에 당내 위기감

26일 윤석열 수도권-안철수 서울 유세로 동선 겹칠 가능성

 

단일화 2차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투표용지 인쇄일(28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단일화 논의를 위한 만남을 직접 제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지지율 초박빙 상황에 대한 당내 위기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야권 단일화 협상을 놓고 안 후보에게 만남을 제안할 시점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25일 알려졌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윤 후보의 의지도 상당하고, 주위에서 계속 조언 중이다. 중앙선관위 주관 2차 토론회를 끝내고 이번 주말에 안 후보와 직접 만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주위에 물밑 접촉 대신 직접 단일화 문제를 챙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후보의 유세 동선이 겹치는 오는 26일에 두 후보가 만날 가능성을 유력하게 보고 있다. 윤 후보는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안 후보는 서울 유세를 계획하고 있다. 이후 윤 후보는 27일에 열정열차를 타고 경북 지역 유세에 나선다. 선대본부 관계자는 “필요하면 일부 유세 일정을 취소하는 한이 있더라도 안 후보를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단일화 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투표용지 인쇄일인 28일 전까지 단일화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지지율도 출렁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나’를 물은 결과(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8% 윤 후보 37%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후보가 지난주와 견줘 4%포인트 상승한 반면, 윤 후보는 4%포인트 하락했다. 갑작스런 지지율 하락세에 단일화에 대한 당내 절박함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안 후보에게 연이은 러브콜을 보낸 데 이어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에게도 정책연대를 제안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단일화 결렬이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음이 급하다”며 “윤 후보도 절실한 상황이라 단일화 협상이 전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전직 지역위원장 40여명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들은 “조건 없이 절대 다수 국민이 원하는 정권심판과 정권교체를 위해 안 후보가 통 큰 단일화의 대의에 나서 줄 것”을 주문했다.

 

국민의당은 두 후보의 공감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분위기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두 후보 사이의 접촉이 우선”이라며 “단일화가 진행되기 위해선 윤 후보가 더 자세를 낮추고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핵심관계자도 “안 후보는 명분과 진정성을 기반으로 정치하는 사람이다. 그러려면 후보간의 직접 대화가 진작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배지현 기자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한미일 군사동맹’ 발언 논란

“‘안한다’고 중국에 약속할 필요 없지 않나”

“미사일 대응하기 위해 미 MD 참여 필요”

 역대 정부 외교안보 기조 흔들어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25일 오후 서울 상암 <서울방송>(SBS)에서 열린 제20대 대선 제2차 초청후보자토론회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두 후보는 사드 관련 3불 정책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선토론에서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특히 한일 동맹까지 언급해 한일간 역사적 배경과 외교 현실에 대한 이해부족의 실언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윤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텔레비전 토론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3불 정책(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계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불추진)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윤석열 후보는 “한미 간 엠디(MD·미사일방어체계)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고, 한미일 군사동맹과 관련해 “그걸 안 한다고 중국에 약속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윤 후보의 엠디와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발언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포함한 역대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와 충돌한다.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한국 정부는 한미일 동맹이 아니라 한미일 안보협력을 하고 있고, 미국 엠디 참여 검토를 명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윤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3불 정책에 대해 “그런 입장을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라며 “필요하면 저희가 주권 상황에 따라 판단하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심상정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에 참여해서 유사시에 일본이 한반도에 개입하게 할 생각은 아니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윤 후보는 “우리와 일본 사이에 군사 동맹까지 가야 하는지, 아직 그런 사안까지 오지 않았기 때문에”라며 “그러나 그걸 안 한다고 중국에 약속할 필요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심 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 검토하시는 거냐”고 다시 묻자 윤 후보는 “절대 안 하실 거냐”고 되물었다.

 

역대 한국 정부는 ‘한미일 동맹’이 아닌 ‘한미일 안보협력’이란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해왔다. 한미와 미일은 동맹이지만 한일 관계가 동맹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미일 3각동맹을 원하지만,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은 일본과도 협력해서 한미일 협력을 지속적으로 공고히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에서 심 후보가 “유사시에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건데 그걸 하시겠나”고 묻자 윤 후보는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역대 정부가 한미일 동맹을 공개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일제 강점 등 한일 관계의 역사적 특수성 때문에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까지 상정하는 한미일 동맹을 우리 국민이 결코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날 윤석열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 검토 필요성을 꺼낸 것은 중대한 실언이란 비판이 예상된다.

 

윤 후보는 엠디도 “필요하지 않나 싶다”며 “초음속 미사일이 개발되면 대응하는 데 한미 간 엠디는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 후보는 “한미일 군사동맹이나 미국 엠디는 역대 정부 어디에서도 참여하지 않았다”며 “동북아 전략적 균형이 무너질 때 우리가 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대중 정부 이후 역대 정부는 엠디와 관련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20년 넘게 정권이 바뀌어도 ‘미국 엠디 편입은 중국과 북한을 자극해 동북아의 군비경쟁을 일으키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역대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맞서 방공과 미사일 방어능력을 향상시키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를 발전시키되 이 체계는 미국의 엠디와는 별개의 체계이고, 이를 통합할 계획은 없다’는 기조을 유지하고 있다. 엠디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는 윤 후보의 이날 발언은 기존 한국 외교안보의 틀에서 벗어났다. 권혁철 기자

 

‘준비 안 된 둘리’ ‘정상적 질문해라’…이-윤, 안보 토론 난타전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외교안보 분야서 격돌

“윤, 거칠고 난폭…큰 소리 뻥뻥치는 안방장비”

”이, 안보관 부족…유악한 태도가 평화 위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왼쪽)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하는 2차 정치분야 토론회에 앞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두 번째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서로의 안보관을 두고 맞붙었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8시 <에스비에스>(SBS) 상암 공개홀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남북 관계와 외교 안보 정책’ 주제가 나오자 이 후보와 거친 발언을 주고받았다. 먼저 이 후보가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윤 후보에 날을 세웠다. 이 후보는 “윤 후보께서 새롭게 포괄적 안보동맹으로 가야 한다면서 내세운 두 가지가 이미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내용에 들어 있다”며 “그런 게 많으시다. 이미 구직 앱이 있는데 구직 앱을 만들겠다고 한다. 하고 있는 걸 왜 또 하느냐”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즉각 “안보와 경제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에 포괄적인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씀 드린 것”이라며 “제가 꼭 새로운 이론을 공약으로 내야 하나”라고 받아쳤다. 이 후보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이미 했는데 ‘국가안전보장회의를 하라’고 주장하신 것도 봤다”며 “시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 ‘빙하 타고 온 둘리 같다’고 들어보셨나”라고 도발했다. 윤 후보는 즉각 “정상적인 질문을 하시라. 팩트에 근거해서”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앞서 윤 후보는 페이스북에 “정부는 당장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열어 비상시 항공편 대비 등 우리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양쪽은 토론이 진행되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이 후보는 “윤 후보는 너무 거칠고 난폭하다. 전쟁은 정치인들이 결정하고 전장에서 죽는 것은 젊은이”라며 “우크라이나에서 똑같은 일이 일어났다. 6개월된 초보정치인이 대통령이 돼서 나토 가입해주지 않는데 가입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해 충돌했다”고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윤 후보가 주장하는) 선제 타격은 전쟁 개시인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있으니 (발언을) 철회할 생각은 없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는 안보관이 부족하고 내용을 잘 모르는 듯하다”고 반격했다. 윤 후보는 “평화는 억지력이 있어야 하고 선제 타격 능력을 확보하고 의지를 보여야 전쟁을 예방한다”며 “그런 식의 유약한 태도를 갖고는 오히려 더 평화가 위협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후보는 또한 “이 후보께서 우크라이나 침공이 터지니까 지구 반대편의 먼 나라 일이고 우리하고 무관한 일이라고 처음에 말했다”며 “지금은 다른 얘기를 하지만,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사람으로서 안보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돼있는 것 아닌가”라고 역공을 시도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는 정말 거짓말을 아주 자주 하는 것 같다. 제가 드린 말씀은 ‘먼 나라 일인데 우리나라의 주가가 떨어질 만큼 영향이 있다’고 말했다”며 “6개월 초보 정치인이 어떤 결과를 빚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되받았다.

이 후보는 또 “(윤 후보가) 전쟁에 대해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말을 세게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대비는 철저히 하면서도 외교적으로 소통·협의를 잘하며 관리해야지 큰소리 뻥뻥 친다고 되느냐. 그걸 ‘안방 장비’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극초음속미사일이 날아오는데 저런 말씀을 하셔서 군통수권자와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참 많이 걱정된다”고 답했다.

 

윤 후보의 안보 공약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윤 후보는 자신의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공약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질문하자 “확장억제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아이시비엠(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든가 또는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배치한 전술핵 등으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곧장 안 후보는 “전략핵이 아니라 전술핵이라고 말씀하셨나”라고 되물었다. 윤 후보가 언급한 아이시비엠은 전략무기로 분류된다. 그는 “저는 한반도에는 전술핵을 반입하지 않으면서 오키나와, 괌에 있는 것을 활용할 수 있는 협정을 맺자는 생각을 갖고 있다. 미국 본토에 있는 아이시비엠을 쓰자는 말이 도저히 이해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윤 후보가 “필요하면 엠디(MD·미사일방어체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히자, “역대 어느 정부도 참여를 안 했다. 동북아의 전략적 균형이 무너질 때 우리가 ‘아시아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야 하는데 전략적 균형을 흔드는 발언을 막 하고 계시다”고 지적했다. 배지현 김가윤 기자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마무리 발언

안철수 “정치는 계속 4류”  양당 정치 비판

심상정 고 이예람 중사 진상규명 특검 촉구

 

25일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두번째 대선 후보 텔레비전 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평화 경제론’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해 대비를 이뤘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인용하며 양당 독점 정치를 비판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공군 성폭력 피해자인 고 이예람 중사를 언급하며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2분30초 마무리 발언에서 “안보를 정쟁에 이용하기 위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국가 간 대립·대결을 심화시키는 것은 절대 안 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보면 젊은이들이 죽거나 경제가 엉망이 된다”며 “안 해도 되는 위협을 해서 군사적 긴장을 심화시키는 선제타격은 얘기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대북 선제타격론’을 겨냥한 것이다. 이 후보는 “싸워서 이기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그건 하책이다.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어야 하고, 그거보다 더 좋은 것은 싸우지 않아도 되는 평화”라며 “평화가 경제고 평화가 밥”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발언 말미에 수어로 “국민 여러분 사랑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말뿐인, 또 종이와 잉크로만 돼 있는 협약서라든지 선언문을 갖고 절대 평화가 유지될 수 없다”며 남북 종전선언을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윤 후보는 “평화는 힘에 의해 유지되는 것이라고 했다”면서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는 로마의 병법가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막기 위해서,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서 우리 청년들이 죽어 나가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이것을 전쟁광이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평화를 더 위협하고 나라를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고 했다. 자신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공약과 대북 선제타격론 발언에 대한 이 후보의 비판을 되받아친 것이다. 또, 윤 후보는 정치 보복 프레임을 의식한 듯 “오십 넘어 결혼했지만 전세 한 칸 없이 공직 생활했다.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의 사익을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부정부패와 싸워오면서 단 한번도 사익을 취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게 정치보복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기업은 이류, 행정은 삼류, 정치는 사류’라는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기업은 일류지만 정치는 계속 사류에 머무른다. 기득권 양당이 서로 편가르고 싸우면서 이긴 쪽이 국민 세금을 나눠 먹기 하는 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구태정치가 결국 필연적으로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를 만들어서 고통을 겪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것을 바꾸려고 정치를 시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마무리 발언 중 마지막 1분을 고 이예람 공군 중사를 추모하며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을 촉구하는 데 할애했다. 심 후보는 “이예람 중사의 아버님 이주한씨의 호소를 전하겠다”면서 “(이 중사가) ‘조직이 나를 버렸다’면서 돌아가신지가 10개월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님들이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폭력 가해자가 1심에서 유일하게 유죄를 받았는데, 이 사건이 신고되고 이예람 중사를 고립시키고 2차 가해를 해서 죽음으로 내몬 군 조직 누구도 사법적 책임을 안 졌다”며 ”이 중사의 부모님은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야 3당은 동의하고 있는데 여당만 동참을 안 하고 있다. 여당에서 결단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심우삼 기자

 

이 · 심 · 안 “분권형 개헌”…윤 “개헌은 흐지부지 되기 일쑤”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위성정당 책임론 공방도

윤 “민주당이 정의당 배신한 것”

이 “국민의힘이 먼저 위성정당”

 

20대 대선 주요 후보 4명이 25일 티브이(TV) 토론회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체제 등 권력 구조를 개편 방안 구상을 밝혔다. 이재명·심상정·안철수 후보는 대통령 권한 분산을 위한 개헌과 다당제를 뒷받침할 선거제도 개혁 필요성에 입을 모았고, 윤석열 후보는 “개헌은 흐지부지되기 일쑤”라며 작은 청와대 운영 방침을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비에스(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승자독식 사회를 이끈 35년 양당 체제와 제왕적 대통령제를 바꿔야 한다”며 “대통령이 되면 개헌 이전이라도 권력 분산을 위한 실천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총리 국회 추천제로 국정 중심을 청와대에서 국회로 옮기고, 선거제도 개혁으로 5000만 국민을 고루 대변하는 국회를 만들어 다당제 아래에서 책임연정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우선 개헌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제를 분권형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고 결선투표제도 필요하다”며 “둘째로는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거대 양당이 아니라 다당제가 가능한 민심 구조 그대로 국회 의석이 가능한 제도로 바꿔야한다. 거기에는 중대선거구제도 있고 비례대표제도 있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선거를 앞두고 권력구조 개헌 담론들이 나오지만 늘 선거가 끝나면 흐지부지되기 일쑤였다”며 “저는 대통령이 어떻게 일을 할 것인가, 총리가 할 일, 대통령이 할 일, 장관이 할 일을 딱딱 구분 짓고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만 하는 분권형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전문가들을 모시고, 민·관 합동위원회를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서 이 분들과 대통령의 국정 아젠다를 설정하고 관리하고 점검하는 방식으로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는 “중요한 개헌 담론들이 선거를 불과 열흘 앞두고 이렇게 전격 제안이 되어서 정권 교체라는 거대한 민심의 흐름을 정치 교체라고 하는 프레임으로 치환하는 선거전략으로 악용되지 않을까 우려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심상정 후보와 안철수 후보와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국민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는 비례대표제를 포함한 선거제도 개혁을 해서 제3의 선택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각 정치세력이 연합하는 통합정부 국민내각 꼭 필요하다”고 했고 “대한민국은 5년 단임(대통령)제가 가진 문제가 많기 때문에 4년 중임제로 바꾸되 권한을 분산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앞선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던 일을 두고 책임 공방도 벌어졌다. 윤 후보는 “민주당은 지난번에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두고 정의당과 협조해놓고 위성정당을 만들어 뒷통수 치고 배신을 했다”며 “진정성이 의심이 많이 된다. 이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거라면 선거 캠페인 시작되면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위성정당 문제는 국민의힘에서 먼저 시작해서 민주당이 어쩔 수 없이 따라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먼저 한 일을 민주당이 그랬다고 하는데 이해가 안된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먼저 만든 것에 사과할 의향이 없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당시 제1야당의 반대에도 (민주당과 정의당이) 패스트트랙으로 밀어붙여서 한 무리한 선거법 개정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두 후보의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심 후보는 이 후보를 향해 “민주당의 양치기 소년 같은 행태가 계속돼 왔기 때문에 말보다는 실천으로 보여주시면 좋겠다”고 말했고, 윤 후보에게는 “국민의힘은 정치 개혁 일체를 반대해 왔다. (윤 후보의) 공약에도 정치개혁 공약은 없다”고 비판했다. 최하얀 심우삼 기자

 

이-윤 ‘대장동 충돌’…“이익 본 건 윤석열” vs “도장 찍은 건 이재명”

중앙선관위 2차 TV토론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2차 정치분야 방송토론회에서 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5일 대선후보 티브이(TV) 토론에서 ‘대장동 의혹’을 놓고 격돌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에스비에스>(SBS) 상암 오디토리움에서 정치를 주제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 주도권 토론회에서 윤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만배가 한다고 하니까 ‘사실 아니면 후보 사퇴하겠느냐’까지 하셨는데 그게 사실로 다 드러났다”며 이른바 ‘김만배 녹취록’에 언급된 ‘이재명 게이트’를 문제삼고 나섰다. 이어 이날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주장한 대장동 관련 ‘보따리’ 입수 문건을 언급하며 “도시개발공사의 정민용 변호사라고 이분이 기획본부에 있던 분인데 이재명 후보하고 독대해서 결제 받았다는 내용들이 발견됐다”고 공격했다.

 

이에 이 후보는 “윤 후보님 정말 문제”라며 “(대장동 관련 불법 대출에) 도움을 준 것도 윤 후보다. 저축은행 비리 수사 봐줬지 않느냐. 그들한테 이익 본 것도 윤 후보”라고 응수했다. 이어 “녹취록이 맞다면 (윤 후보) 본인이 죄를 많이 지어 구속돼서 바로 죽을 사람이라고 돼 있다. 그러니까 더 책임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게이트’에 대해선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은 한참 전에 나온 얘기다. 이 사건 터지기도 전”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도 이 후보가 제기한 의혹에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윤석열 죽을 거다’라고 하는 얘기는 제가 중앙지검장 때 법관에 대해서 많이 수사하고 기소해서 나중에 보복 당할지 모른다는 얘기인 것이 이미 다 언론에 다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몸통이라고 하는데 내가 성남시장을 했나 경기지사를 했나. 아니면 내가 관용 카드로 뭐 초밥을 먹었느냐”며 “마치 이완용이 안중근에게 나라 팔아먹은 사람이라고 하는 얘기랑 똑같은 것”이라고 응수했다. 윤 후보는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다른 건은 기소하면서 왜 대장동 대출만 봐줬느냐”는 이 후보의 거듭된 추궁에 대해선 “부산저축은행은 에스피시(spc) 대출로 배임 혐의가 되는 부분만 기소를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후보는 “일반 대출도 2건 기소하셨다”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대장동 녹취록’에 언급된 ‘도원결의’를 언급하며 이 후보를 거듭 압박했다. 그는 “(녹취록을 보면) 김만배 정진상 김용 유동규가 모여서 도원결의 의형제를 맺는다”며 “네 사람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모든 것을 설계하고 승인하고 기획한, 그리고 도장을 찍은 이재명 후보가 몸통이라는 것이 이렇게 명백하게 나오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일부 녹취록은) 중요 증거가 되고 본인에 관한 건 헛소리가 되느냐”며 “그런 식으로 수사했으니까 지금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수사를 정말로 무리하게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후보는 “그들에게 아버지 집 팔고 이익 봤지 않느냐”며 “부정 대출범들 대장동 비리범들 수사 봐주기 한 거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송채경화 심우삼 기자

 

심상정 “윤석열 민주당이 키워”…이재명 “가슴 아픈 지적”

심 “이 자리도 저 빼고 메이드인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국민의힘,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25일 “윤석열 후보가 국민이 키운 윤석열이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엔 민주당이 키운 윤석열이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으로 발탁되었고 이후 청와대·더불어민주당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정권교체를 이끌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로 떠오르게 됐음을 지적한 것이다.

 

심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에스비에스(SBS) 프리즘타워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대선 후보 2차 토론회에서 “지금 민주당이 위기의 민주주의를 호소할 상황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심 후보는 이어 “국민이 압도적 권력을 줬지 않나. 180석 국회를 줬는데 그 동안 무엇을 했는가”라며 “내로남불 정치하고, 무능하고, 오만한 것에 대한 심판 분위기가 형성돼 있는 것인데 위기의 민주주의에 (이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이 후보는 “심 후보 지적이 정말 가슴 아프다. 정말 가슴을 콕콕 찌른다”며 “지적에 대체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족했고, 오만했고, 그래서 지금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고, 성찰하고 사과 드리고 있다”고 했다.

 

심 후보는 이날 “솔직히 이 자리도 저 빼고 다 메이드 인(made in) 민주당이지 않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심 후보는 “원내 정당 중에서 가장 오래된 정당이 정의당”이라며 “권력을 주면 잘못해서 불신 받고 색깔을 바꾸고 통합하고 한다. 그래서 영업정지를 받은 가게가 이름 바꿔서 영업을 재개한다. 비대위원장 선대위원장 공히 양당이 같이 쓰고 대표도 왔다갔다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도 솔직히 저 빼고 메이드 인 민주당”이라고 꼬집었다. 최하얀 김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