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무지’ 민주당이 자꾸 꺼내는 까닭은?

● COREA 2021. 11. 27. 07:3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달 초 이미지 조사 바탕 상대 공격 전략

이재명 ‘추진력’ 강점 …윤석열 ‘강직함’ 강점 ‘무지함’ 약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의 ‘추진력’, 윤 후보의 ‘강직함’이 긍정적인 특징으로 꼽혔다. 부정어로는 이 후보의 경우 ‘대장동’, 윤 후보는 ‘무지’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후보의 강점을 부각하고 윤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는 메시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달 초 인터넷 설문 방식으로 이재명·윤석열 후보 이미지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는 3000여명이었고 두 후보를 제시했을 때 각각 어떤 낱말이 떠오르는지를 물었다. 두 후보 모두 긍정보다는 부정적 낱말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 후보에 대한 긍정 이미지는 ‘추진력’, ‘개혁’, ‘사이다’, ‘혁신’, ‘한다면 한다’ 등이었다. 반면 이 후보를 따라다니는 부정적 단어는 ‘화천대유’, ‘대장동’이었다. ‘조폭’, ‘형수 욕설’, ‘거짓말쟁이’, ‘포퓰리즘’ 등도 그 뒤를 이었다. 행정가로서의 추진력을 높이 산 반면, 대장동 개발 의혹과 각종 추문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런 문제들은 일부 언론의 허위과장 보도 등에 기인한 사실과 전혀 다른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보고 앞으로 국민들이 진상을 알게되면 거의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후보의 긍정적인 이미지로는 ‘정의’, ‘강직함’, ‘검찰총장’, ‘공정’ 등이 꼽혔다. 부정적 낱말로는 ‘무지’, ‘개 사과’, ‘도리도리’ 등이 꼽혔다. 검찰총장 시절 반정부적인 선택적 검찰권행사로  문재인 정부와 맞서는 모양새를 보이며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됐지만, 대선 출마 뒤 쏟아낸 각종 설화가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윤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파고들고 있다. 윤 후보가 지난 22일 ‘대선후보 국가정책발표회’ 연단에 올라 80초간 침묵하는 장면이 생방송된 뒤 그의 무능함을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는 프롬프터가 오작동하자 2분 가까이 ‘얼음’이 된 적이 있다”며 “매 순간 드러나는 윤석열 후보의 준비 부족, 자질 부족에 국민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지난 17일 ‘9·19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개인의 무지는 개인 문제로 그치지만 정치인의 국정 무지는 국가적 재앙의 근원”이라고 했고 이날도 탄소감축 목표 하향을 주장하는 윤 후보를 향해 “지구환경과 인류의 미래문제 이전에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나라 경제를 망치는 무지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후보는 정기국회에서 ‘이재명표 법안’ 처리를 당부하는 등 본인의 추진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계획을 철회하면서 ‘포퓰리스트’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희석될 거라는 기대도 있다. 서영지 기자

  

이재명 “호남 없으면 민주당 없다” 3박4일 열띤 구애

 

목포부터 ‘매타버스’ 지역구 순회

‘박스권 탈피’ 일정 늘리며 공들여

“부패사범·파렴치범 아니라면

민주개혁진영 누구든 함께할 것”

탈당 호남인사 등 합류 메시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26일 오전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을 방문,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이 없으면 민주당이 없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전남 목포시 동부시장에서 “호남의 희생과 헌신 덕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튼튼하게 뿌리내렸고, 앞으로도 이 역사가 후퇴하지 않도록 책임져줄 곳이 바로 호남”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3박4일 광주·전남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첫 일정에서부터 ‘호남 구애’에 나선 것이다. 호남 매타버스 일정은 다른 곳보다 하루가 더 긴 3박4일로 늘었고, 이 후보는 이 기간에 광주·전남의 모든 지역구를 순회할 계획이다.

 

이 후보는 시장 한복판에 마련된 작은 플라스틱 상자를 연단으로 삼아 즉석연설에 나서 “호남이 명령한 개혁 정신을 제대로 다 실천하지 못했다”고 반성했고, 속도감 있는 개혁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선후보가 신안에서 구호천사 닥터헬기 국민방상회에서 토론하고 있다.

 

‘정권 교체는 과거 회귀’라며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더욱 각을 세웠다. 이 후보는 “여러분이 도와주지 않으면 복수혈전에 미쳐있는 세력들이 국민의 삶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그 권력을 사용하는 시대로 돌아간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은 다르구나. 최소한 과거로 되돌아가려고 하는 무능하고 무지하고 무책임한 세력에게 이 나라를 맡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가 ‘집토끼’ 잡기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는 호남의 미적지근한 반응 때문이다. 최근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20%를 돌파하기도 하지만, 이 후보는 50~60%대에 머물러 있다. 이 후보가 이날 ‘당내 대사면’을 강조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 이 후보는 “부패사범, 파렴치범으로 탈당·제명된 사람이 아니고 민주개혁진영 일원이라면 가리지 않고, 과거 어떤 일이 있었는지 굳이 따지지 말고 힘을 합치자는 것”이라며 “시점을 언젠가 정해 벌점이니, 제재니, 제한이니 다 없애고 모두가 합류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복당 대상으로는 노무현·문재인 정부 집권기를 전후해 탈당한 정대철·정동영·천정배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 계셨던 분, 또 민주당에 있지 않았더라도 앞으로 함께할 분들에게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변론했던 변호사가 주식을 받는 방식으로 기업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을 대납받았다는 의혹에 “내가 정말로 변호사비를 불법으로 받았으면 나를 구속하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를 검찰에 고발한 깨어있는시민당은 지난 25일 고발인 조사에 앞서 이 후보 변호인이 ‘수임료로 3억원과 기업체 주식 20억원을 받았다’고 말한 녹취 내용을 공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전남 신안군 응급의료 전용헬기 계류장에서 열린 ‘국민반상회' 뒤 기자들과 만나 “조금만 기다려보면 조직폭력배 조작 사건 만큼의 조작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신안·해남/서영지 기자

윤석열의 첫 100일 '연착륙?', 남은 100일은 '지뢰밭'

● COREA 2021. 11. 27. 07:2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윤석열, 이번엔 탈원전 덮어놓고 비판하다 또 헛발질

월성1호기 계속운전 위해 쓴 비용 보전 계획에

윤 “결과적으로 경제성 인정한 꼴”  정부 비판

폐쇄 따른 수익손실 포함 안돼 ‘경제성’은 비약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비판하다 파리협정을 부정하는 듯한 주장을 했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이번에는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며 비용과 수익, 경제성을 제대로 구분하지 않은 듯한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윤 후보는 26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탈원전, 무지가 부른 재앙! 뒷감당은 국민이 해야 합니까?’라는 글에서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우에는, 경제성 부족을 이유로 조기폐쇄, 영구정지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놓고 그 손실에 대해서는 기금으로 보전을 해준다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결과적으로 경제성을 인정한 꼴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의 글은 정부가 전날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확정한 ‘에너지전환(원전 감축) 비용보전 이행계획’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보면, 비용보전 이행계획은 에너지전환(탈원전)을 위해 원전을 감축한 사업자가 적법·정당하게 지출한 비용을 보전해주기 위한 보전 대상, 기준, 절차 등을 담고 있다. 이행계획은 사업 추진 중 중단된 신규원전들에 대해서는 부지 매입비와 공사비 등을 보전 범위로 잡았다. 또 월성1호기에 대해서는 계속운전을 위한 설비투자 비용과 물품구매 비용 등을 보전해주기로 했다.

 

정부가 한수원에 이미 지출된 이런 비용을 보전해주는 것은 윤 후보가 주장하는 경제성과는 관련이 없다. 만약 윤 후보 주장대로 정부가 탈원전 비용보전 이행계획을 마련한 것이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인정한 꼴이 되려면, 월성1호기를 폐쇄하지 않고 계속 돌렸을 경우의 수익을 인정해 보전해주는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고, ‘비용 보전’의 취지에 따라 애초 포함될 수가 없었다.

 

내년말까지 탈원전을 완료할 예정인 독일에서는 원전을 조기 폐쇄하는 사업자들에게 원전을 폐쇄하지 않고 계속 돌릴 경우 기대되는 수익까지 보전해주지만, 한국 상황과는 다르다. 지난 3월 독일 정부는 4개 원전 운영업체들과 오랜 법정 다툼 끝에 탈원전 정책에 따른 손실 보상금으로 약 24억유로(약 3조3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손실 보상금은 원전의 조기 폐쇄로 생산하지 못하게 된 잔여 전력량에 대한 손실 보상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월성1호기를 포함해 7개 원전을 대상으로 하는 정부의 이번 이행계획에 이런 손실 보상은 들어 있지 않다. 또한 2023년 고리2호기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폐쇄되는 나머지 가동 원전들도 수명 연장을 위한 설비 투자 없이 설계수명 만료로 정지되는 것이어서 독일과 같은 형태의 보상은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 지출된 ‘비용’에 한정된다는 사실은 ‘에너지전환 비용보전 이행계획’이라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부가 월성1호기 비용 보전을 결정한 것이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인정한 꼴이라는 윤 후보의 주장이 비용과 수익을 구분하지 않은 실수일 수도 있지만 반 문재인 결집을 위한 의도적 왜곡일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이유다. 김정수 기자

  

민주당이 ‘윤석열 무지’ 자꾸 꺼내는 까닭은?

 

이달 초 이미지 조사 바탕 상대 공격 전략

이 후보 ‘추진력’ 강점 ‘대장동’ 약점…윤 후보 ‘강직함’ 강점 ‘무지함’ 약점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이미지를 조사한 결과, 이 후보의 ‘추진력’, 윤 후보의 ‘강직함’이 긍정적인 특징으로 꼽혔다. 부정어로는 이 후보의 경우 ‘대장동’, 윤 후보는 ‘무지’로 조사됐다. 민주당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 후보의 강점을 부각하고 윤 후보의 약점을 공략하는 메시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5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이달 초 인터넷 설문 방식으로 이재명·윤석열 후보 이미지를 조사했다. 조사 대상자는 3000여명이었고 두 후보를 제시했을 때 각각 어떤 낱말이 떠오르는지를 물었다. 두 후보 모두 긍정보다는 부정적 낱말을 떠올리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한다.

 

이 후보에 대한 긍정 이미지는 ‘추진력’, ‘개혁’, ‘사이다’, ‘혁신’, ‘한다면 한다’ 등이었다. 반면 이 후보를 따라다니는 부정적 단어는 ‘화천대유’, ‘대장동’이었다. ‘조폭’, ‘형수 욕설’, ‘거짓말쟁이’, ‘포퓰리즘’ 등도 그 뒤를 이었다. 행정가로서의 추진력을 높이 산 반면, 대장동 개발 의혹과 각종 추문이 이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런 문제들은 일부 언론의 허위과장 보도 등에 기인한 사실과 전혀 다른 부분이 대부분이라고 보고 앞으로 국민들이 진상을 알게되면 거의 해소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윤 후보의 긍정적인 이미지로는 ‘정의’, ‘강직함’, ‘검찰총장’, ‘공정’ 등이 꼽혔다. 부정적 낱말로는 ‘무지’, ‘개 사과’, ‘도리도리’ 등이 꼽혔다. 검찰총장 시절 반정부적 선택적인 검찰권행사로  문재인 정부와 맞서는 모양새를 보이며 긍정적 이미지가 형성됐지만, 대선 출마 뒤 쏟아낸 각종 설화가 부정적 이미지를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윤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를 파고들고 있다. 윤 후보가 지난 22일 ‘대선후보 국가정책발표회’ 연단에 올라 80초간 침묵하는 장면이 생방송된 뒤 그의 무능함을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는 프롬프터가 오작동하자 2분 가까이 ‘얼음’이 된 적이 있다”며 “매 순간 드러나는 윤석열 후보의 준비 부족, 자질 부족에 국민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지난 17일 ‘9·19 군사합의를 파기할 수 있다’는 윤 후보의 발언에 “개인의 무지는 개인 문제로 그치지만 정치인의 국정 무지는 국가적 재앙의 근원”이라고 했고 이날도 탄소감축 목표 하향을 주장하는 윤 후보를 향해 “지구환경과 인류의 미래문제 이전에 국제사회에서 고립을 자초하고 나라 경제를 망치는 무지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이 후보는 정기국회에서 ‘이재명표 법안’ 처리를 당부하는 등 본인의 추진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계획을 철회하면서 ‘포퓰리스트’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희석될 거라는 기대도 있다. 서영지 기자

 

윤석열의 첫 100일 '연착륙?', 남은 100일은 '지뢰밭'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5일 서울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캠퍼스 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게 지난 3월4일이다. 그로부터 100여일 뒤, 그는 잠행을 깨고 정치 행보에 돌입해, 6월 말 정치 참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기존 정치에 대한 혐오, 새 정치에 대한 갈망이 ‘윤석열 바람’을 일으켜 그를 윤봉길의사기념관 단상 위에 세웠다. 첫 일성은 공정과 법치 회복이었다. 그는 선언문의 많은 부분에서 정부가 “국민을 약탈하고 있다”고 규정하며 ‘반문(재인)’ 색채를 강화했고, 강경 보수 지지층은 “정권이 그의 출마를 비난하지만 사실은 등을 떠민 것”이라며 그를 다독이기 시작했다. 보수 진영에선 3개월에 걸친 잠행 기간에 그가 보수 지지층 입맛에 맞는 언어를 습득했고, 공감할 만한 화두를 던졌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정치 참여 선언 뒤 정치인 윤석열을 향한 기대감은 폭발적이었다. 보수 지지층을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정치인으로서의 첫 100일은 절반의 성공쯤으로 인정할 법하다.

 

신입당원으로서의 100일은 좀 더 박한 평가가 나왔다. 윤 후보는 지난 7월30일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 기습 입당했고, 100일 만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다. 결과적으론 목표를 달성한 성공적인 100일이었지만, 경선 과정 내내 그의 행동과 발언은 논란을 키웠다.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맘껏 쉴 수 있어야 한다”, “부정식품이라는 것은 없는 사람은 그 아래도 선택할 수 있게 싸게 먹을 수 있게 해줘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으로 입길에 올랐다. 손바닥에 한자로 ‘왕’(王)자를 쓰거나, 무속 논란에 휩싸이며 경선 과정 내내 잠잠할 날이 없었지만, 정점은 ‘전두환 옹호 발언’이었다.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는 주장에 이어, 반려견 에스엔에스(SNS)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까지 올라오자 당내에서조차 “상식을 초월한다”는 날이 선 반응이 나왔다. 신입당원 윤석열의 모습은 상식을 지닌 일반 유권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정치인으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자질이 있는지 의심하도록 만들었다. 수많은 설화 속에서도 결국 최종 후보로 선택됐으나 이 기간 드러낸 약점은 남은 대선 과정에서도 뼈아프게 따라다닐 듯하다.

 

오는 29일은 20대 대통령 선거일 딱 100일 전이다. 윤 후보에게도 100일이 남아 있다. 이번 100일이 지나면 윤 후보는 생애 첫 선거 결과를 받아들게 된다. 각 당 주자 선거대책위원회는 남은 3개월간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벼르며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그러나 지난 5일 경선을 통과한 윤 후보가 이날까지 내놓은 장면은 사실상 ‘밥그릇 싸움’과 다름없었다. 뉴스에는 연일 선대위 구성안을 놓고 자리싸움, 주도권 쟁탈전 등 볼썽사나운 모습만 비쳤다.

 

아쉬운 것은 윤 후보가 경선 통과 뒤 20여일간 단 한차례도 공약을 내놓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가를 대하는 비전이나 철학을 놓고 벌이는 논의는 자취를 감췄고, 정책 방향도 모호하다. 중도·무당층을 아우를 새 얼굴, 엠제트(MZ) 세대의 목소리를 전달해줄 젊은 인재 또한 보이지 않는다. 민심의 향방은 안갯속이다. 앞서 나가던 윤 후보 지지율은 후보 결정 뒤 컨벤션 효과를 이어가지 못하고 다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맞붙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100일 뒤 윤 후보는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까. 김미나 기자

공직선거법 위반 박형준 부산시장 공판 시작

● COREA 2021. 11. 27. 07:17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국정원 사찰 관여 혐의 …“성심성의껏 임할 것”

 

박형준 부산시장이 26일 부산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번째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지난 4월7일 재·보궐선거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허위사실공표)로 재판에 넘겨진 박형준 부산시장의 첫번째 재판이 26일 부산지법에서 열렸다.

 

부산지법 형사6부(재판장 류승우)는 이날 354호 법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시장의 첫번째 재판을 시작했다. 박 시장은 취재진에게 “재판이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임하겠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날 재판에서 법원은 피의자 신원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진행했다. 이어 검찰이 박 시장의 기소 내용을 설명했고, 박 시장의 변호인 쪽은 이에 반박 논리를 펼치는 등 날 선 공방을 벌였다.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홍보기획관이었던 박 시장은 4월 재·보궐선거 때 국가정보원의 4대강 사찰 문건에 관여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자 박 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관여한 바도 없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고 부인했다.

 

7월 김경협 국회 정보위원장이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아 열람한 ‘4대강 사찰 감찰 결과 보고서’에는 박 시장의 적극적인 개입 정황이 나왔다. 박 시장이 2009년 6월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4대강 반대 인사 관리방안 보고서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내면서 “차관회의에서 국정원이 제시한 대책을 적극 반영하도록 조처할 계획”이라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은 후속 대책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부산시민단체들과 민주당은 각각 3·7월 “4대강 불법사찰 보고서를 만들고 실행하는 것에 직접 관여했는데도 거짓말을 했다”며 박 시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지난달 5일 박 시장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박 시장은 기소된 직후 입장문을 내어 “검찰 기소 내용에는 오로지 국가정보원의 4대강 정보보고 문건 생성과정에서 제가 알았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을 뿐이다. 억지 기소를 보고 두려움보다는 용기가 더 솟는다. 부산의 미래만 바라보고 당당하게 가겠다”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거짓말하는 얼굴은 이 근육을 실룩거린다

● 경제 & 과학 2021. 11. 27. 07:1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눈썹 사이 주름근과 뺨의 큰광대근

사람 의지와 상관없이 미세한 변화

인공지능 훈련으로 73% 감지 성공

 

    거짓말을 하면 어떤 식으로든 얼굴에 표가 난다는 생각은 아주 오래됐다.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보고 거짓말인지 아닌지 가려내는 새로운 형태의 안면 인식 기술이 선을 보였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은 기계학습을 통해 훈련한 인공지능으로 안면 근육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거짓말 탐지 성공률이 73%를 기록했다고 국제학술지 ‘뇌와 행동’(Brain and Behavior)에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거짓말탐지기는 심장박동이나 혈압, 호흡 같은 생리적 활동의 변화를 통해 거짓말 여부를 판단한다. 그러나 이런 생리 활동은 의식적으로 연습을 하면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범죄수사에서 사용하는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직접적인 증거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미국심리학회는 “대부분의 심리학자들은 거짓말 탐지기 검사가 거짓말을 정확하게 가려낼 수 있다는 증거가 거의 없다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이런 약점을 보완해 사람의 의지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측정, 판별할 수 있는 방식을 찾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거짓말을 하면 어떤 식으로든 얼굴에 표출이 된다는 생각은 진화론을 개척한 찰스 다윈까지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됐다. 다윈은 1872년 출간한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서 “얼굴 근육은 심장과 마찬가지로 의지로 잘 조절되지 않으며, 약간의 자극에도 무의식적으로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져

 

그러나 얼굴 근육의 변화를 측정하고 수집하는 것, 인식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다. 이 비자발적이면서 제어 불가능한 미세한 변화는 눈깜짝할 사이, 즉 불과 40~60밀리초 후에 사라지고 만다.

 

연구진은 기존의 안면근전도(sEMG) 기술보다 감지력이 더 좋은 새로운 웨어러블 전극을 개발해 이번 실험에 사용했다. 이 기술은 이미 수면 모니터링 기기로 상품화돼 사용중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40명의 실험참가자들에게 안면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전극을 부착했다. 전극을 붙인 곳은 찡그릴 때 쓰이는 눈썹 사이 근육, 이른바 눈썹주름근과 미소 지을 때 쓰이는 큰광대근이라는 이름의 뺨근육 두 곳이다.

 

연구진은 실험참가자 가운데 두 사람씩 짝을 지워 서로 마주앉게 한 뒤, 한 사람에게 헤드폰을 끼고 자신이 들은 단어(진실)를 다시 말하거나 다른 단어(거짓)를 말하도록 했다. 실험에 사용한 말은 ‘선’, ‘나무’ 같은 간단한 단어였다.

 

상대방은 이 사람의 말을 듣고 거짓말인지 아닌지 판별하도록 했다. 이런 방식으로 역할을 바꿔 또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의 예상대로 사람들은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는지 여부를 제대로 판별하지 못했다. 사람에 따라 22~73%의 큰 편차를 보여 유의미한 결과로 인정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얼굴 근육 움직임 패턴을 학습한 거짓말 탐지 알고리즘은 거짓말을 73% 잡아냈다.

 

거짓말탐지기를 이용해 거짓말 여부를 검사하는 모습.

 

전극 없이 카메라만으로도 가려낼까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수확은 거짓말할 때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움직이는 얼굴 부위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거짓말할 때 움직이는 근육이 똑같지는 않았다. 어떤 이는 뺨 근육을, 또 어떤 이는 눈썹 사이 근육을 실룩거렸다. 물론 거짓말할 때 움직이는 근육이 두 부위만은 아니다. 연구진은 “가능한 여러 후보 영역 중에서 단지 이번 실험에서는 두 가지만을 찾아낸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디노 레비 교수는 “이번 연구는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거짓말 그 자체는 매우 단순했다”고 말했다. 실제 생활에서 거짓말할 때는 거짓과 진실을 섞어가며 장황하게 말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가려내기가 훨씬 더 어렵다.

 

레비 교수는 “앞으로는 전극 없이 카메라만으로 안면 근육의 움직임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이 앞으로 은행, 경찰이나 공항 출입, 취업 면접 등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인공지능을 거짓말 탐지에 사용하는 것에는 비판도 있다. 더비대 레이 불 교수(빔죄수사학)는 “사람들의 얼굴에 있는 미세한 표정 변화를 통해 거짓말을 가려내는 것이 정확한 방법이라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이 프로젝트는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거짓말 탐지 알고리즘이 한 명의 거짓말쟁이를 잡아낼 때 무고한 10사람을 지목한다면 이득보다 폐해가 훨씬 클 것이란 지적이다. 곽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