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개인이 코로나19 백신의 교차 접종을 결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전날 교차 접종 자체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 만에 이를 바로 잡은 것이다.
세계보건기구 수석과학자 숨야 수아미나탄은 13일 본인 트위터에 “개인은 (백신 혼합 접종을) 혼자 결정해서는 안 된다. 보건당국이 신뢰할만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결정할 수 있다”며 “백신 교차 접종의 면역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수아미나탄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교차 접종 관련 데이터가 안전하다고 말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교차 접종을 실시해온 캐나다 온타리오주 정부는 이날 영국, 스페인, 독일 과학자 등의 연구 결과가 있다며 앞으로도 교차 접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의 전날 발언은 자신들의 이전 권고와도 배치된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세계보건기구 전문가 전략자문그룹은 지난달 1차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뒤 2차 접종 때 화이자 백신을 맞을 수 있다고 권고했다. 최현준 기자
WHO 백신 혼합접종 경고에 온타리오 “안전, 계속 접종할 것”
온타리오 주 보건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과학자가 COVID-19 백신의 혼합 접종이 ‘위험한 일’이라고 발표한 데 대해 “안전하고 면역반응이 강하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계속 혼합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수미야 스와미나단 수석과학자는 12일 서로 다른 제조사의 COVID-19 백신을 혼합해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권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COVID-19 백신의 부스터 주사에 대해 거론하면서 "이것(혼합접종)은 위험한 행동이다. 데이터도 부족하고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만약 시민들이 언제, 누가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백신을 접종할지 결정하기 시작한다면 국가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다."라고도 덧붙였다.
이같은 WHO 관계자의 발언에 대해 온타리오 크리스틴 엘리어트 보건부 장관은 언론에 발표한 성명에서 “온타리오 주는 백신 접종을 계속 혼합해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엘리어트 장관 측은 "온타리오 주는 백신 혼합접종이 안전하고 면역 반응이 강하다는 영국, 스페인, 독일 등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혼합접종이 안전하다는 국가면역자문위원회(NACI)의 권고를 계속 따르고 있다.”고 강조하고 “온주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은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며, 우리는 NACI 및 연방 정부와 함께 데이터를 계속 모니터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타리오 주는 지난 몇 주 동안 COVID-19 백신을 서로 교차하여 투여할 수 있게 했다. 첫 번째 백신으로 아스트라제네카를 접종받은 사람들도 두 번째 백신으로 화이자나 모더나를 접종할 수 있다. 캐나다 NACI도 승인된 백신들을 섞어 접종하는 것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 브리핑 후에 WHO의 스와미나단 박사는 트위터에 "개인 스스로 백신 접종의 혼합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공공 보건 기관들은 데이터에 기초하여 결정할 수 있다. 각종 백신의 혼합 및 배합 연구가 진행 중이다. 면역성과 안전성을 모두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한 90세 벨기에 여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알파'와 '베타' 변이에 동시에 감염된 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11일 전했다.
벨기에 연구진은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2021 유럽 임상미생물학 및 감염질환학회'(ECCMID)에서 이 같은 사례를 보고했다. 이 여성은 지난 3월 벨기에 도시 알스트에 있는 OLV 병원에 입원했으며, 같은 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호흡기 증상이 급속히 악화해 5일 뒤 사망했다.
이 여성에게서는 영국에서 처음 확인된 '알파' 변이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래한 '베타' 변이가 모두 발견됐다. 이 여성은 혼자 살면서 자택에서 간호를 받아왔으며, 백신을 맞지 않은 상태였다.
이번 연구를 이끈 OLV 병원의 분자생물학자는 "이 두 변이 모두 당시 벨기에에 퍼져 있었다"면서 "이 여성은 두 명의 다른 사람에게서 서로 다른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 여성이 어떻게 감염됐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 동시 감염이 환자의 상태가 빠르게 악화하는 데 역할을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유사한 동시 감염 가운데 발표된 사례는 없었다고 밝혔으나 드물지만 유사한 동시 감염 사례는 발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지난 1월 브라질 과학자들은 두 명이 동시에 2개의 서로 다른 변이에 감염됐다고 보고했으나 학술지에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다. 포르투갈에서도 최근 17세 소년이 코로나19에서 회복하는 중에 다른 종류의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이는 사례가 보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