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보도"세계백신면역연합에 신청서 내고 유럽국가들 대사관과 접촉"

 

북한 조선중앙TV2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총정리한 특집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이 비정부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받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4일 보도했다.

가비 대변인은 북한의 백신 신청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으면서 "각국의 백신 수요를 산출하고 있으며 곧 새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가비는 코로나19 백신을 전 세계에 공정하게 공급하기 위한 '코백스(COVAX)' 협의체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이 단체는 선진국이 공여한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 선구매공약매커니즘'(COVAX AMC) 대상인 92개 저소득 국가 중 86개국이 백신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북한도 대상국 중 하나다.

이들 국가를 위해 코백스 측은 후원금을 통해 최소 13억회 투여분의 백신을 확보해놨다. 올해 말까지 해당 국가들 인구의 20%까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북한은 또 최근 몇 주 사이 몇몇 유럽 국가 대사관들에 백신 확보 방안을 문의했다고 WSJ이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현재까지 북한은 공식적으론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으나, 김정은 정권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국가 생존의 문제로 부를 정도로 코로나19 사태 대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국경을 사실상 봉쇄하고 국외 여행을 중단하는 등 특단의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최근 영국발 변이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자,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지난달 29"어느 한순간도 방심하면 안 된다"며 경계를 촉구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달 17일까지 북한에서는 12천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수만 명이 격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보건 전문가들과 외국 정부들은 북한에 확진자가 없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WSJ은 전했다.

북한의 빈곤 수준과 열악한 보건의료 인프라를 고려하면 북한 주민들이 특히 코로나19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미사일 개발에 따른 국제사회의 제재로 특정 의료장비 마련이 어렵다는 현실도 장애 요소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지난해 2월 구호단체들의 대북 코로나19 대응 지원을 신속 허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복수의 단체가 마스크, 진단검사 키트 등의 의료용품을 북한에 공급하겠다고 신청한 바 있다. 북한은 외부의 원조를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공식 확인하지 않고 있다.


붉은 저고리·푸른색 치마의회에 한국계 정체성 각인

"출신 상징·어머니의 명예뿐 아니라 미국 다양성 증거

         

한국계 미국 연방 하원의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3(현지시간) 미 의회 취임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했다. [스트릭랜드 의원 트위터]

         

미국의 한국계 여성 연방 하원의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58·한국명 순자)가 취임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선서했다.

3일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치러진 연방 하원 취임·개원식에서는 붉은색 저고리에 짙은 푸른색 치마 차림의 한복을 입은 여성이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이번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도전해 당선된 스트릭랜드 의원이다. 양장 차림의 다른 의원들 사이에서 한복 차림의 스트릭랜드 의원이 단연 눈에 띄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주재로 동료 의원들과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들고 선서, 연방 하원의원에 공식 취임했다.

그는 한복 차림으로 동료 의원들과 사진 촬영을 하고 같은 한국계이자 재선인 앤디 김 하원의원과 팔꿈치 인사를 하기도 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의 '한복 취임'은 한국계 인사의 미 연방의회 진출을 동료 의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상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한국계 미국인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한복을 입는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깊은 의미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한복은 내가 물려받은 문화적 유산을 상징하고 우리 어머니를 명예롭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국가, , 그리고 국민의 의회에서 다양성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더 큰 증거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여성, 유색 여성의 수가 역대 최다로 의원 구성이 가장 다양한 것으로 평가를 받는 이번 의회에서 과반의석을 장악한 민주당의 의원으로 취임한 게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복 입고 선서하는 스트릭랜드 의원=한국계 미국 연방하원의원인 메릴린 스트릭랜드(한국명 순자)3 미 의회 취임식에 한복을 입고 참석해 선서하고 있다.

워싱턴주 제10 선거구에서 승리한 스트릭랜드 의원은 한국인 어머니 김인민씨와 미군인 흑인 아버지 윌리 스트릭랜드 사이에서 19629월 서울에서 태어났다.

한살 때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스트릭랜드 의원은 워싱턴주 타코마 시의원을 거쳐 시장에 당선,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재직했다. 타코마 시장으로서는 첫 동양계이자 첫 흑인 여성이었다.

스트릭랜드 의원은 하원의원 선거운동 기간 중 한국계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정신적 유산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선거운동 홈페이지에 자신이 당선될 경우 연방정부 차원에서 워싱턴주를 대표하는 첫 흑인 미국인이자, 230년 역사의 의회 역사상 첫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스트릭랜드 의원(왼쪽)과 어머니[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 트위터,

이번 선거에서 연방 하원 진출에 성공한 한국계는 민주당 소속인 스트릭랜드 의원과 앤디 김 의원 말고도 공화당 소속의 미셸 박 스틸(초선·캘리포니아주)과 영 김(초선·캘리포니아주) 등 모두 4명이다. 이들은 한인 권익 신장과 한미관계 증진을 위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트릭랜드 의원(왼쪽)과 어머니[메릴린 스트릭랜드 후보 트위터, 재판매 및 DB 금지]


새출범 미 의회, 한국계 4명 입성역대 '가장 다양' 평가

 

한국계 여성 영 김(한국명 김영옥·57) 미국 공화당 후보가 연방 하원의원에 마지막으로 당선되면서 한국계 4명이 연방의회에 입성하는 데 성공했다. 앤디 김(민주·뉴저지)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고 한국 이름 '순자'로 알려진 메릴린 스트릭랜드(민주·워싱턴주) 후보와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공화·캘리포니아주) 후보도 당선됐다. 왼쪽부터 미셸 박 스틸, 메릴린 스트릭랜드, 영 김, 앤디 김.

 

3일 출범한 제117대 미국 연방 의회는 이전과 비교해 여성과 소수인종, 성 소수자 등이 크게 늘어났다.

미국 언론에서는 새로 시작한 의회가 가장 다양한 구성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이번 의회에선 역대 가장 많은 한국계 하원의원 4명이 동반 입성했다.

의회 진출에 성공한 이들은 민주당의 앤디 김(재선·뉴저지주), 어머니가 한국인인 메릴린 스트릭랜드(초선·워싱턴주), 공화당의 미셸 박 스틸(초선·캘리포니아주), 영 김(초선·캘리포니아주) 의원이다.

이들은 한미 관계 증진과 한인 권익 신장을 위해 의회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번 의회는 역대 가장 많은 여성, 소수인종, LGBTQ(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성 소수자) 의원이 참여한 것도 특징이다.

영 김, 미셸 박 스틸,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은 최초의 한국계 여성 의원이기도 하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공화당에선 117대 의회에서 35명의 여성 하원의원이 탄생해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AP통신도 공화당은 이번 의회에서 어느 때보다 많은 여성 및 소수인종 의원을 배출했다고 전했다.

공화당의 이벳 헤럴(뉴멕시코) 하원의원은 공화당 최초의 아메리카 원주민 연방 의원이다.

MSNBC 방송의 '모닝 조'에 출연한 몬데어 존스, 리치 토레스 후보(맨오른쪽부터)[MSNBC방송 영상 캡처]

성 소수자들도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뉴욕주에서 당선된 민주당의 히스패닉계 흑인 리치 토레스 하원의원과 흑인 몬데어 존스 하원의원은 동성애자(게이). 이들은 미 최초의 흑인 및 히스패닉계 흑인 동성애자 하원의원이다.

공화당의 스테파니 바이스(오클라호마) 하원의원은 첫 이란계 의원이다.

25세인 공화당 매디슨 코손(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의 최연소 의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NPR"기록적인 수의 여성, 소수인종, 성 소수자 의원들은 117대 의회를 역사상 가장 다양한 의회로 만들었다"며 의회의 다양성을 높이는 데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지하수 취수·지하자원 개발 등 영향 세계 육지의 8%...63500만명 피해

 

대표적인 지반 침하 지역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 북부.

 

화석연료 문명은 하늘뿐 아니라 땅속까지 망가뜨린다. 화석연료가 배출한 온실가스는 대기를 데워 해수면을 상승시키고, 지하수 취수와 화석연료, 광물 채취 등으로 비어가는 땅속은 지반을 침하시킨다. 게다가 지구 온난화는 가뭄을 유발하고, 이것이 지하수를 더 끌어다쓰게 해 지반 침하 속도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의 고리까지 만든다.

자바섬 북부 해안을 끼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는 해수면 상승과 지반침하라는 두가지 고통을 한꺼번에 겪고 있는 대표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연간 8mm씩 상승하는데다 무른 땅과 지하수 추출, 건물 하중이 어우러져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 자카르타 북부 지역의 지반 침하 속도는 연간 25cm에 이른다. 이대로 놔두면 2050년에는 자카르타 북부 지역의 95%가 물에 잠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 지역에 사는 인구는 현재 180만명에 이른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2024년까지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주에 새 수도를 건설하기로 했다.

세계 지반 침하 위험 지역. 아래는 북미와 중국의 지반 침하 위험 지역을 확대한 것. 빨간색이 가장 위험이 높은 지역이다. 사이언스

 

인구 밀도 높고 관개시설 많을수록 위험 높아

 

지층이 단단한 암반으로 돼 있는 한국으로선 남의 일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이런 지반 침하 현상은 네덜란드, 베트남, 이탈리아, 멕시코 등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진행중이다. 스페인지질광업연구소가 주축이 된 국제 공동연구진의 시뮬레이션 예측 결과, 이대로 놔두면 2040년에는 지구 지표면의 8%에 해당하는 1200지역이 50% 이상의 확률로 지반 침하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120, 미국과 멕시코를 합쳐 놓은 크기의 광범위한 땅이 주저앉는다는 예측이다. 이는 전 세계 63500만명의 주거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규모다.

연구진이 지반 침하와 관련한 기존 논문들을 두루 검토한 결과, 20세기에 최소 34개국 200개 지역에서 지하수 고갈로 인한 지반 침하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지난 10년간의 지반 침하와 가뭄 자료, 인구 증가와 경제 성장에 따른 생활용수 및 산업용수 수요 증가 등을 토대로 전 세계 지반 침하 예측 모델을 만들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11일치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진이 잠재적 지반 침하 위험이 있는 전 세계 7343개 주요 도시의 22%1596개 도시를 확인한 결과, 이들 도시의 57%는 지반 침하에 더해 홍수 위험까지 안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과 관개시설이 많은 지역이 특히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을 많이 쓰는 곳일수록 더 위험하다는 걸 뜻한다.

1925년에서 1977년까지 지반이 무려 9미터나 침하된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아킨밸리 지역. 전신주에 1925~1975년의 지표면 위치 변화가 표시돼 있다. 지반 침하의 주원인은 지하수 취수다. Credit: Richard Ireland/USGS에서 재인용

 

중국 북부 평야·베트남 삼각주 등 최고 피해 지역 꼽혀

 

연구진이 꼽은 최악의 피해 예상 지역은 중국 북부 평야지대, 멕시코만 해안지대, 베트남과 이집트의 삼각주 평야, 네덜란드, 그리고 멕시코와 이란, 지중해의 내륙 퇴적분지다. 연구진은 지반 침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의 86%는 아시아인들이며, 지반 침하 위험에 노출된 30여개국 중 지역 규모나 인구 면에서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인도와 중국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방글라데시, 네덜란드, 이탈리아 4개국은 지반 침하 위험에 노출된 인구가 전체의 30%를 넘는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효과적인 지반 침하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첫 단계로 쓰일 수 있기를 기대했다. 연구진은 지반 침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범람을 막고 물 자원을 덜 쓰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농업, 축산, 석유·가스 추출 등 땅속의 물을 소비하는 산업에 대한 규제가 포함된다.

지반이 가라앉으면 해수면 상승 위험이 배가된다. 연구진은 해안지역의 경우 지반 침하의 영향력이 해수면 상승보다 10배 이상 클 수 있다특히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한 지역의 21%, 즉 지반 높이가 평균 해수면의 1미터 미만인 곳에서는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지반 침하가 지구 환경에 큰 위협이긴 하지만 기후 변화보다는 훨씬 쉽게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위성 및 레이더 같은 기술로 침하 지역을 신속하게 식별할 수 있고 지하수 관리 대책을 잘 세우면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지하수 관리 정책으로 지반침하 문제를 해결한 도쿄를 성공적 사례로 꼽았다. 도쿄는 지난 2000년 강력한 지하수 규제 정책을 수립하기 이전까지 지반이 1900년 대비 4m 가량이 주저앉았다. 곽노필 기자


2007년 첫 여성 하원의장 선출33년 의정 생활 진보적 정책

마지막 임기 표명 출마 당선, 민주당 부진한 선거성적 등 숙제

 

3일 열린 미국 117대 하원 본회의 투표에서 하원의장으로 선출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이 의사봉을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80) 미국 민주당 의원은 3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연단에 서서, 의사봉을 번쩍 들어 보였다. 펠로시는 이날 열린 미국 117대 하원 첫 본회의 투표에서 216표를 얻어 209표를 받은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하원의장으로 재선출됐다. 하원의장은 대통령 유고 때 부통령에 이어 두번째 권한대행 순서가 돌아오는 권력 서열 3위다. 펠로시 의원은 이 자리를 통산 네번째로 지켰다.

펠로시는 지난 2년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대여 투쟁을 주도한 강력한 하원의장이었다. 지난해 113일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의 의석수가 2018년에 비해 줄면서(민주 222석 대 공화 211) 책임론도 제기됐으나, 민주당은 펠로시를 대체할 만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그는 지난해 하원의장에 도전장을 내면서 세대교체론이 불거지자,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하원의장 선출 직후 연설에서 우리는 비상한 어려움에 부닥친 시기에 새로운 의회를 시작한다. 가장 시급한 우선 과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빈부 격차 해소를 위해 초당적으로 경제 격차 및 성장의 공정성에 관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도 밝혔다.

펠로시의 아버지는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과 시장을 지냈다. 어린 시절부터 정치와 친숙했으나, 1963년 폴 펠로시와 결혼한 뒤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해 다섯 아이를 양육하며 전업주부로 지냈다. 그러다 1976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던 캘리포니아주지사 제리 브라운을 도우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발을 디뎠다. 1987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처음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이후 30년 넘게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그는 하원에서 성소수자(LGBT) 권리 대변과 임신중지 처벌 반대 등 진보적 의정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시작하자 앞장서 비판했으며 당내 입지도 커졌다. 20071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하원의장에 선출됐으며, 20111월까지 두차례 하원의장을 지냈다. 펠로시는 2010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대패하면서 하원의장에서 물러났으나, 2018년 중간선거에서 다시 민주당이 대승하면서 이듬해인 20191월 하원의장으로 복귀했다.

펠로시 의원은 임기 2년 하원의장에 네차례나 뽑히는 저력을 보여줬지만, 마지막 임기에 놓인 길은 만만치 않다. 공화당 의원들은 2018년께부터 그를 부유한 민주당 급진 좌파의 대표 격으로 공격하는 일이 잦아졌다.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지난해 하원 선거 결과가 예상보다 저조하면서 당내 중도 성향과 급진 성향 의원들 사이에 의견 대립이 있다. 특히 펠로시의 장기 집권에 대해 비판하는 당내 세력이 늘고 있으며, 이번 하원의장 선출 투표 때 민주당에서도 일부 이탈표가 나왔다. 조기원 기자